공황은 끝나지 않았다!
아니, 끝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 연준 의장 버냉키, 재무부장관 가이트너는 언론에다 계속 ‘좋은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그리고 언론은 공황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되풀이해서 써대고 있다.
틀렸다! 이렇게 달콤한 메시지를 뱉어내는 사람들은 얼마 전 금융이 무너질 때까지 그걸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바로 그 자들이다. 그런데 왜 우리의 미래가 걸려 있는 지금, 그 자들을 믿어야 한단 말인가?
위기를 끝내는 게 아니라 감추고 있을 뿐!
현재 재앙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어떤 점에서 그것은 더 나빠지고 있다. 현 공황의 원인 가운데 하나는 은행들의 대차대조표에 막대한 양의 악성채무가 있었다는 것이다. 여전히 그 악성채무 대부분이 거기에 있다. 정부의 회계규칙이 바뀌어 은행들이 자신들의 악성채무를 감추고 있을 뿐이다.
얄팍한 속임수로 임원들한테 예전보다 훨씬 많은 보너스를 주면서, 은행의 수익성이 좋은 것처럼 꾸미고 있다. 은행은 돈을 벌어들이지 않았다. 단지 정부 금고에서 돈을 가져왔을 뿐이다.
정부는 이미 3조 달러(약 3,600조원) 이상을 은행에 지원했다. 그리고 훨씬 더 많은 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돈을 꼴아박고도 아직 경제엔진에 다시 시동을 걸지 못했다.
은행은 그 돈을 새로운 생산이나 건설에 대출해주는 데 쓰지 않았다. 그 대신 투기하는 데 썼다. 우리는 이미 그런 투기의 결과를 보고 있다. 다른 무엇보다도 기름 값이 다시 오르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해도 조만간 또 다른 은행이 자금난에 빠지고, 파산할 것이다. 그러면서 더 큰 실패를 예고할 것이다.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겠는가? 누가 다음번에 은행을 구제할 수 있겠는가? 미국 정부를 포함해 오늘날 세계에서 어떤 정부도 지난 가을에 했던 것처럼 돈을 쏟아 부을 여력이 안 된다.
미국 재무부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돈을 마구 찍어내기로 결정했는지도 모른다.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달러 지폐는 자기 가치를 떨어뜨리면서 세계에 쌓여가고 있을 뿐이다. 세계경제 전체가 파렴치한 사기꾼들한테 내맡겨져 있다. 그런데 그들은 무슨 수를 쓰든 항상 더 많은 이윤을 남겨야 한다는 자본주의 윤리에 따라 행동한다!
작년에만 259만개 일자리 사라져
그들의 행동은 이미 전 세계 노동자민중에게 재앙을 가져다 줬다. 시장은 쪼그라들고 있다. 생산은 감축되고 있다. 대규모 정리해고가 이어지고 있다. 모든 거대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가령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에서 실업은 놀라울 정도로 치솟고 있다.
미국의 올 6월 공식 실업률 9.5%는 1983년 8월 이후 2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작년에만 259만개나 일자리가 사라졌다. 2차 대전 이후 최대 규모다. 자본가언론은 최근 미국 실업률이 9.5%에서 9.4%로 떨어졌다며 ‘경기회복’ 애드벌룬을 열심히 띄우고 있다. 하지만 7월 취업자 수는 6월에 비해 155,000명이나 줄었다. 그리고 7월에 422,000명이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취업을 아예 포기했다. 결국 실업률이 0.1% 떨어졌다고 하지만 그건 착시 현상일 뿐이고, 실제로는 취업자는 줄고 실업자는 늘고 있다. 이렇게 실업자가 늘어나면 경제는 더 큰 부담을 진다. 일자리가 없다면 누가 물건을 사겠는가?
사태를 훨씬 악화시키는 게 있다. 전 세계에서 정부는 공적 지출을 줄이고 있다. 모든 자금을 은행과 기업한테로 돌리기 위해서다. 오바마 정부는 공적 서비스에 돈을 쓰는 것처럼 보이려 한다. 하지만 이건 정말 웃기는 짓이다. 미국의 모든 주가 심각한 예산 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연방 정부는 주와 시에 주는 돈을 크게 줄여, 예산 부족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어버렸다. 이미 주와 시들은 기업에 세금 우대 정책을 펴 예산 문제를 안고 있었는데 말이다.
공황은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 몇 달 동안 공황은 더 나쁜 결과만 낳을 것이다. 전 세계에 걸쳐 노동자의 생활수준을 광범위하게 타격할 것이다. 모든 곳에서 비참과 절망의 씨를 뿌릴 것이다!
노동자들이 이 재앙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있다! 공황에 대한 노동자계급 자신의 해결책을 단호하게 제시하면서 힘을 모으고, 자본가들과 그 정부의 프로그램에 맞서는 세력이 되는 것이다!
김형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