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투쟁을 통해 드러난 자본가 민주주의의 실체,
- 대안은 ‘민주주의 회복’이 아닌 ‘노동자 민주주의’다!
자본가 민주주의 = 자본가 계급지배
이번 쌍용차투쟁을 통해 자본가 민주주의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오늘날의 법과 질서는 오로지 자본가계급의 지배를 영속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존재할 따름이다.
겉보기에 쌍용차 노사 간의 문제로 시작된 투쟁이었지만 정부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자본가 계급의 편에 섰다. 자본가계급의 민주주의의 본질이 노사 간의 중재가 아니라 자본가 계급 이해의 보장임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 이는 공권력 사용에서 가장 확실하게 드러났다. 구사대, 용역깡패와 합동작전을 펴며 쌍용차 조합원과 연대대오를 공격했던 공권력은 자본의 사병에 다름없었다. 오로지 쌍용차 투쟁에 대한 진압만이, 노동자 조직에 대한 파괴만이 공황기 자본주의의 위기 속에서 자본가 민주주의를 지속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조금도 의심치 않았다.
민주주의 회복?
이러한 상황에서 운동진영은 자본가 민주주의(=자본가 계급지배)에 맞서 노동자 민주주의(=노동자 계급지배)를 위한 투쟁을 가열차게 벌이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이명박 정권 등장 이후 ‘자본가 독재 대 자본가 민주주의’라는 낡은 구도에 얽매여 노동자투쟁을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투쟁’(=자본가 민주주의의 틀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 투쟁)에 종속시키려 하고 있다. 야4당 공조니 뭐니 하는 틀에 흔들리는 것도 다 노동자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올바로 세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동화하는 자본가 계급지배는 지금 노동자들에게 보여주는 잔인한 폭력과 테러 말고는 다른 종류의 민주주의를 필요치 않는다. 현재 이명박 정부가 보여주는 민주주의는 부르주아 민주주의로부터 벗어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취하는 현재의 필연적인 모습일 뿐이다.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뿐만이 아니라 자본가계급 전체이며, 부르주아 민주주의 그 차제인 것이다.
대안은 노동자 민주주의!
따라서 우리의 투쟁 슬로건은 ‘(자본가) 민주주의 회복’ 따위가 될 수 없다. 더불어 그 방식 또한 ‘야4당 공조’가 아니어야 한다. 우리는 명확하게 ‘자본가 민주주의 철폐’와 ‘노동자 민주주의 건설’을 외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한 투쟁 또한 철저하게 ‘노동자계급의 방식’이어야 한다.
그 맹아를 쌍용차투쟁이 보여주었다. 이 투쟁에 대해 부르주아 민주주의는 “민주주의 파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우리는 답한다. “그렇다. 그것은 부르주아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동시에 그것은 노동자계급의 새로운 민주주의를 건설하기 위한 위대한 시도다! 둘 중 하나다. 자본가계급의 민주주의냐 노동자계급의 민주주의냐?”
이 노동자계급의 민주주의는 다음과 같은 형태로 모습을 드러냈다.
(1) 공황기 자본가계급의 위기 전가에 ‘공장점거파업’으로 맞섰던 쌍용차 노동자들의 영웅적인 투쟁은 앞으로 노동자 민주주의를 위한 우리의 투쟁이 어때야 하는가를 보여주었다.
(2) 더불어, 비록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연대총파업’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던 투사들이 있었다. 쌍용차 투쟁을 전면적인 계급 대 계급의 투쟁으로 만들고자 했던, 이를 통해 노동자계급의 총단결을 이루고자 하였던 이들의 노력은 노동자 민주주의의 상징이었다.
(3) 몇 주간에 걸친 가두투쟁을 통해서는 노동자의 권리를 힘으로 강제하기 위한 ‘노동자 정당방위대 구성’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4) 이러한 투쟁은 종국적으로 노동자 권력을 수립하는 데로까지 나아가야 한다. 자본가 민주주의에 맞서 노동자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은 노동자 권력의 수립 없이는 결코 완성될 수 없다.
조영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