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와 자동차산업 국유화 -
사회주의자들은 왜 “노동자 산업통제 하의 국유화!”를 요구하나?
사회주의자들은 현 시기 자본가들의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공격에 맞서 ‘노동자 산업통제 하의 국유화’를 비롯한 이행요구들을 내걸고 투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멀리 갈 것 없이 당장 쌍용차 투쟁에서부터 노동자계급은 이러한 투쟁방향을 갖고서 투쟁을 확대 발전시키고 전 계급적으로 전면화시켜야 한다고 제기해왔다.
사회주의자들의 국유화 요구는 쌍용차를 국유화하는 것만이 아니라 이와 함께 GM대우차, 현대·기아차, 부품사 등 전체 자동차산업을 국유화하라는 것이며, 이를 노동자가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공황기 이전부터 이미 자동차산업은 국내적으로나 전 세계적으로나 자본의 과잉축적·과잉생산 모순이 폭발 상태에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쌍용차 사태는 이 모순이 자동차산업의 전체 사슬 가운데 가장 취약한 고리에서 터져 나온 것일 뿐이다. 쌍용차의 내일은 GM대우이며, 모레는 현대·기아차라는 이야기는 전혀 과장이 아니다.
쌍용차 한 기업을 ‘기업 회생’ 차원에서 공기업화나 국유화한다고 해서 과잉생산에 따른 자동차 기업들 간의 피 말리는 경쟁에서 쌍용차 노동자가 새롭게 살아남는다는 보장도 없다. 설사 일시적으로 생존을 보장받는다고 해도 그것은 GM대우나 현대·기아차 노동자들의 희생을 전제로 한 것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만 살자”는 노동자 분열책일 따름이다.
이 점을 이해하고 노동자들 모두가 함께 살고자 한다면, 모든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이 회사 살리기에 반대하고 산업 전반에 대한 노동자의 통제권 도입과 국유화 요구를 내걸고 투쟁하는 것은 단결을 생명으로 하는 노동자가 취할 자연스런 투쟁방향이 아닐 수 없다.
쌍용차뿐만 아니라 전체 자동차산업에서 일체의 해고와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분쇄”와 함께 다음과 같은 요구들을 투쟁의 깃발에 새겨 넣어야 한다.
- 영업비밀을 철폐하라! 기업 회계장부와 사업계획안과 소유구조를 공개하라!
- 자본가들과 대주주들에 대한 일체의 보상 없이 자동차 산업을 국유화하라!
- 선출된 노동자들의 위원회가 경영진의 모든 결정에 대해 감독하고 통제하고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노동자 산업통제를 도입하라! 정치권이나 시민단체, 또는 국회 조사위원회 등에 의한 사이비 ‘사회적 통제’를 거부한다. 또한 노사정위 같은 ‘사회적 합의’나 공동결정제도 같은 노사협조주의적 틀의 도입에 반대한다!
현재 자본주의적 소유제는 자동차산업의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명백한 족쇄가 되고 있다. 정말이지, 자본주의적 해결책은 과잉생산과 과잉축적 자본의 파괴, 즉 자산가치 절하뿐만 아니라 수만 수십만 노동자들을 대량해고하여 그들의 창조적인 잠재력을 낭비시키고 쓸모없게 만드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창조적 잠재력과 전문적 숙련·지식을 낭비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유용하게 쓰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산업 전반을 재편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자본주의적 소유를 철폐하고 무정부적인 시장생산이 아니라 계획된 생산체제를 도입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자동차산업은 이러한 계획된 생산을 도입하기 위한 모든 조건들이 구비되어 있는 산업이다. 이러한 노동자의 계획생산은 누가, 어느 계급이 사회를 재조직할 것인가의 문제를 제기한다.
이명박 정부든 오바마 정부든 어떤 부르주아 정부도 이를 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노동자계급은 노동자 정당방위대를 비롯한 무장기구와 노동자평의회 등 공황에 맞선 투쟁들 속에서 생겨나는 노동자 대중투쟁 기관들을 기반으로 한 노동자정부 수립을 위해 투쟁해야 한다.
이 노동자정부는 노동자계급이 공황의 희생물이 되는 것을 막아낼 뿐만 아니라 자본가와 부자들로 하여금 공황의 대가를 지불하게 할 것이다. 또한 이윤이 아니라 인민의 필요에 맞춰 생산을 계획하고 경제 전반을 재편하기 위해 모든 은행·금융기관을 국유화하여 단일 국영은행으로 통합하고 (당연히 자동차 기업들을 포함하여) 재벌 대기업들을 몰수 국유화할 것이다. 쌍용차 투쟁에서 노동자계급은 이러한 일련의 행동강령을 통해 투쟁 승리의 전망을 활짝 열어젖힐 수 있다.
양효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