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진짜 ‘살인 폭력 집단’인가?
지난 6월 27일 쌍용자동차 자본은 용역깡패와 구사대를 철수하면서 일단 후퇴한 듯이 보였지만, 이들은 결코 후퇴한 것이 아니다. 단지 이데올로기 포위전으로 국면을 전환한 것뿐이다.
그 다음날부터 자본의 이데올로기 공세는 쉴 새 없었다. “쌍용차 노조는 폭력집단이다!” “외부세력의 개입했다!” “회사는 파산하게 생겼는데, 자기 생각밖에 안 하냐?” “정규직이라 그동안 받은 것도 많으면서 협력업체의 비정규직들은 생각도 안 하냐?”는 등 온갖 비난이 쏟아졌다. 그나마 나은 <한겨레>에서도 “쌍용차 정리해고·파업 동시 철회하라”는 제목의 사설이 실렸는데 이는 일단 정리해고를 받아들이라는 주장에 다름 아니다.(“무급휴직이나 재고용보장 등 다양한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공세를 퍼부어대는 자들의 말대로 “누가 쌍용차 ‘노동자’를 죽이고 있는가?”
회사를 파산하게 만든 자는 누구인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듯이 쌍용차 파산의 책임은 노동자가 아닌 자본과 정부에 있다. 상하이차에 대한 쌍용차의 매각은 3년 전 노동조합이 그토록 반대하던 일이다. 노동자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매각을 강행하고, 기술만 빼먹고 튀도록 허가해주었던 자들이 누구인가? 그러고서는 이제 와서 누구에게 책임을 돌리려 하는가?
진정 본사, 협력업체, 영업사의 노동자를 죽이는 자는 누구인가?
그리고 정리해고자 1,000명의 목숨을 위해 나머지 3000명을 죽일 수는 없다고? 누가 누구에게 할 소리인가? 쌍용차 정리해고가 관철되고 나면, 나머지 3000명 그리고 협력업체, 영업사의 노동자는 살 수 있는가? 정반대다. 오히려 그 이후에는 일상화된 정리해고·구조조정을 통해 노동자들은 하루하루를 살얼음판 걷듯이 살아야 할 것이다.
게다가 본사, 협력업체, 영업사의 비정규직들에게는 이미 해고가 일상화되어 있다. 쌍용차 자본은 정규직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기 이전에 비정규직을 수천 명 짤라내지 않았던가? 그러면서 협력업체 비정규직의 고용보장을 운운하는 것은 완벽한 기만이다. 오히려 ‘분사화 반대’, ‘총고용보장’ 등 비정규직 사안까지 내건 점거파업이야말로 점거파업 조합원뿐만 아니라 쌍용차와 관련된 모든 노동자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다. 쌍용차 파업투쟁이 승리하면 전체 노동자계급의 생존권이 확대될 것이다. 자본가계급은 섣불리 공격을 감행할 수 없을 것이다.
쌍용차 노동자들을 살리는 유일한 길 : 노동자통제 하의 공적자금 투입, 국유화
자본은 계속해서 말도 안 되는 ‘회생 안’만을 던지고 있는데, 정부와 언론은 여기에 맞장구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정리해고 그 자체와 전혀 다를 바 없다.(분사화, 무급휴직 등은 연기된 정리해고에 다름 아니다.)
쌍용차의 ‘파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쌍용차 노동자들이 살 유일한 길은 결코 ‘구조조정’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노동자통제 하의 공적자금 투입, 국유화’이다(6면 하단 기사 참조). 자본가 정부는 자신이 초래한 상황을 확실하게 책임져야 한다. 이는 이미 국민들이 요구하는 바이다.
더불어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 국유화’가 구조조정을 동반한 것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파업투쟁의 승리와 거기서 구축된 힘을 통한 ‘노동자통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공적자금은 구조조정을 위해서가 아니라 노동자의 일자리를 지키고 비정규직화를 저지하며 비정규직을 철폐하는 수단으로만 투입해야 한다.
‘노동자통제’는 노동자 조직과 투쟁력을 바탕으로 이것을 강제하고 감독하는 것을 뜻한다. 이를 위해선 전체 노동자계급의 단결과 투쟁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그것은 쌍용차 노동자들의 공장점거파업에 부응하는 전체 노동자계급의 연대총파업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살인폭력집단’은 바로 자본과 정부다. 이들에 맞서 빠르게 연대총파업을 조직하자! 그것이 쌍용차 노동자를 비롯한 전체 노동자계급이 ‘해고와 경찰의 폭력’에 유린당하지 않는 유일한 길이다.
조영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