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현장은 아직도 안전운행투쟁 중
“수색지구 안전운행투쟁 40일, 수원오봉지구 안전운행투쟁 23일.” 6월 10일부로 기나긴 안전운행 투쟁이 그 끝을 맺었다. 아니 잠시 숨을 돌릴 시간을 갖기로 했다. 혹자는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다고 할지도 모른다. 그냥 고생했다고. 그러나 수색지구와 수원오봉지구의 안전운행투쟁은 그 자체로 공사의 탄압에 대응하는 현장의 단결력을 보여줬다.
사측, 싸움을 걸어오다
공사는 밥을 먹어야 할 우리 노동자들이 반대함에도 효율화라는 명목으로 일방적인 식당 외주화를 진행했다. 이에 5월 1일 수색지구는 안전운행투쟁에 돌입하자마자 공사는 공세적으로 탄압을 진행했다. 직위해제, 고소고발로 현장을 위축시키고 100명이 넘는 사측 관리자로 대책팀을 구성해 현장을 압박했다. 투쟁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반복열차에 대해 대체인력을 투입하기도 했다.
수색지구 투쟁에 대한 탄압은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경찰사장의 취임식 저지투쟁에 대해 65명이 경찰조사를 받고 32명을 업무방해로 고소고발, 5월 3일 서울지방본부 서울역 천막농성장 침탈에 이어 5월 10일 새벽 성북지구 천막농성장 침탈. 저들은 효율적인 철도 구조조정을 위해서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알고 있었다. 노동조합 무력화, 그것을 저지하는 중심에 수색지구의 안전운행투쟁이 있었다.
고립을 풀어내고 탄압에 대항해 함께 싸우자
수색지구 투쟁은 일주일을 넘기고 있었고 공사의 탄압은 집중되고 있었다. 이 탄압에 맞서 함께 싸우는 것이 필요했다. 이에 수원지구는 8일 결의대회를 열고 10일부터 오봉에서 안전운행투쟁을 진행했다. 비록 직종 간에 편차는 있었지만 함께 싸워야 한다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진리를 실천한 것이다.
더 확산되지 못한 안전운행투쟁
식당 외주화로 촉발된 투쟁은 더 이상 식당 외주화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노조탄압 분쇄, 5,115명 정원감축 철회, 인천공항철도 문제 등으로 의제가 확대되고 있었다. 철도 현장에는 천막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지방본부별로 집회와 선전전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안전운행투쟁은 확대되지 못했다. ‘겨우 식당문제 가지고 투쟁하냐’, ‘그것 가지고는 조합원들을 설득하기 힘들다’,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단협투쟁 때 올인하자’는 식의 말들이 나돌았다. 이미 투쟁은 진행되고 있었고 우리 노동자의 정당성은 충분했다. 노동자의 의리로라도 함께 안전운행투쟁으로 나가야만 했다.
끈질긴 투쟁만이 승리를 담보한다
5,115명 정원 감축, 인천공항철도 인수, 야금야금 진행되는 외주화, 단협개악, 후퇴하는 복지, 노조탄압 등 철도 전체를 뒤흔들 공사의 공격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 투쟁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수색지구가 보여준 끈질긴 안전운행투쟁, 그리고 함께 싸워야 한다며 수색지구 투쟁에 화답한 수원오봉지구의 안전운행투쟁은 우리 철도노동자가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준다. 모든 철도노동자가 함께 끈질기게 싸운다면 승리는 우리에게 있다. 전국의 모든 현장에서 안전운행투쟁을 함께 장기간 한다고 생각해보라. 사측에게는 끔찍한 상상이겠지만 우리에겐 너무나도 행복한 것 아니겠는가.
철도노동자
안전운행투쟁이란?
파업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위 중의 하나인 현장투쟁이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작업규정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다. 부족한 인력으로 시간에 쫒기다 보니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그렇기에 규정을 철저히 지키면서 우리 철도노동자의 안전을 지키고 열차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안전운행투쟁이다. 규정을 지키는 것이 투쟁이 될 수밖에 없는 엿 같은 현실이 바로 철도노동자의 현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