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유연화 선전포고 앞에서 투쟁의 머리띠를!
고양이 쥐 생각하기
이명박 정부가 이달 7일 노동유연성 문제를 올해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겠다고 발표하면서, 정부차원의 본격적인 공세가 예고되고 있다. 해고요건 완화, 노동조합의 단결권 제한과 함께 비정규직의 처지를 더욱 악화시키는 공격이 진행될 것이다.
이영희 노동부장관은 ‘비정규직 7월 100만 명, 2년 내 260만 명 해고설’을 내세우며 고양이 쥐 생각 하듯이 고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떠들어대고 있다. 경총과 전경련은 한 술 더 떠 “비정규직법의 사용기간 제한으로 인해 계속근로를 원하더라도 해고될 수밖에 없다"며 기간제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또한 "비정규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를 완화하고 임금과 고용의 유연성을 제고해야"한다며 비정규직으로의 하향평준화가 해법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내뱉고 있다.
더 많은 죽음을 원하는 자들
이영희 노동부장관은 박종태 열사 자살항거에 대해 "이런 문제가 고귀한 목숨을 포기할 정도의 사안인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들 자본가 정부의 눈에 수수료 30원 인상을 위해 싸우고, 자본과 정부의 극악한 탄압에 맞서 노동자의 기본적인 단결권을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가 목숨을 내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은 이해될 리 만무하다.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한 너무도 작은 요구조차도 자본가들을 살리고 배불리기 위해서라면 잔인하게 억압하는 그들의 눈에는 당연한 인식이다.
정부와 자본가들에게 박종태 열사와 같은 노동자의 목숨은 파리 목숨보다도 못하다. 그래서 이런 이유로 파업에 들어가는 노동자들에 대해 그들은 “고작 그런 이유로 파업에 들어가다니 정당하지 않다”고 지껄인다. 그러나 그들에게 “고작”인 바로 그것이 노동자에게는 죽고 사는 생존이 달린 “결정적인 문제”다.
아니, ‘특수고용형태’의 화물노동자들을 노동자로 볼 수 없다며 제명하라는 ‘자율 시정명령’을 내리고,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며, 자본가들의 편에 서서 탄압으로 일관함으로서 평범한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이들이 바로 자본가 정부다.
박종태 열사가 죽음으로 항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바로 비정규직노동자의 노동권을 위해서였다. 결국, 이명박 정부가 노동시장 유연성의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것은 총력을 다해 노동자들, 특히 비정규직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떠밀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노동자의 연대로 희망을 만들어가자!
이렇듯 자본가 정부가 혈안이 되어 노동자의 생존권을 짓밟는다면 노동자가 설 곳은 어디인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의지할 무언가가 있는가? 사업장과 업종의 벽을 넘는 계급적인 연대가 있는가? 각각의 현장이 각개격파 당하며 노동자들의 삶이 파탄나고 노동조합의 숨통이 끊어지는 상황이 반복되어야 하는가? 또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항거해야 하는가?
자본과 정부의 총공세 앞에서 노동자의 자신감으로 단호하게 노동자살리기 투쟁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바로 열사가 염원했던 것이었으며, 모든 노동자들의 미래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 현장에서부터 자본의 공격에 맞서 단 한명의 해고에 대해서도 싸워나가는 것, 연대의 손길을 회피하지 않는 것, 화물연대, 건설, 쌍용차 노동자들의 투쟁을 엄호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자본과 정부의 선천포고 앞에 두려움 없는 계급적 연대를 조직해 나가자!
정원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