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잊지 말자! 계급투쟁 대립선을 흐릿하게 만들지 말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둘러싼 각종 보도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면서, 노동자투쟁은 마치 ‘없는 일’처럼 지워지고 있다. 더군다나 몇몇 진보정당들과 민주노총 지도부까지 추모와 애도의 물결에 합류하면서 노동자투쟁의 기운이 수그러들게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잊을 수 없다. 노무현 정부 5년 간 스물 세 분의 열사들이 하나뿐인 목숨을 내던지면서 착취와 탄압에 항거했다.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던 노무현은 비정규직 양산법을 만들어 노동자의 눈에서 피눈물이 쏟아지게 했다. 88만원 세대라는 절망적 유행어가 나돌게 만든 장본인인 셈이다.
또한 전교조와 철도노동자들의 파업에 경찰을 보내 탄압했고, 공무원노동자의 단결권을 박탈한 채 노동조합을 불법화시켰다. 노무현 정부 하에서 구속당한 노동자는 무려 1,052명에 이른다. 김영삼(632명), 김대중(892명) 정부를 훨씬 뛰어넘는 탄압 수준이었다.
게다가 수많은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미국 자본가계급의 제국주의적 침략전쟁에 동조하며 이라크에 군대를 보냈다. 당시 시위대는 “노무현! 학살자!”라고 외쳤다. 2007년에는 이주노동자들을 수용소에 가둬놓고 9명이 불에 타 죽게 만들었다. FTA 반대집회를 원천 금지하고 봉쇄한 것도 노무현 정부 하에서 벌어진 일이다.
노무현과 이명박은 노동자를 적으로 간주하며 나란히 바리케이드 저 편에 서 있다. 이것을 잊으면, 누가 적이고 누가 동지인지 제대로 분간하지 못하게 된다. 추모 물결에 휩싸여 있기만 한다면 노동자계급은 민주당(또 하나의 자본가 정당)의 꼬리로 전락하며 그들에게 이용당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온갖 악행은 노무현 정부에게 물려받은 것이다. 이것이 한국 지배계급의 역사다. 역사를 잊는 계급은 언제나 지배계급의 기만에 희생당할 수밖에 없다.
오연홍
노무현 정부 하에서 산화한 열사들
● 2003년
박상준 열사(4월 28일. 화물연대)
송석창 열사(8월 4일. 국민연금관리공단)
이현중 열사(8월 26일. 세원테크)
이경해 열사(9월 10일. 전국농민단체협의회)
김주익 열사(10월 17일. 한진중공업)
곽재규 열사(10월 30일. 한진중공업)
이용석 열사(10월 31일. 근로복지공단)
이해남 열사(11월 17일. 세원테크)
● 2004년
박일수 열사(2월 14일. 현대중공업)
정상국 열사(5월 26일. 장흥교통)
김춘봉 열사(12월 27일. 한진중공업)
● 2005년
김태환 열사(6월 14일. 한국노총)
류기혁 열사(9월4일. 현대자동차)
김동윤 열사(9월 10일. 화물연대)
정용품 열사(11월 11일. 한농연)
오추옥 열사(11월 17일. 여성농민회)
전용철 열사(11월24일. 보령농민회)
홍덕표 열사(12월18일. 농민)
● 2006년
하중근 열사(8월 1일. 건설노조)
● 2007년
전응재 열사(1월 23일. 우창운수노조)
허세욱 열사(4월 15일. 한독택시)
이근재 열사(10월 11일 이후로 추정. 노점상)
정해진 열사(10월 27일. 상신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