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 건설노동자의 생존권, 반드시 쟁취하자!
논란 속에 시작된 총파업
27일 건설노조의 총파업이 시작되었다. 화물연대와 철도노조가 30일로 집회를 미루면서 공동집회가 무산되자 건설 내에서도 27일 집회를 둘러싸고 수많은 논쟁이 있었다. 민주노총의 집회 취소와 사회적 여론을 이유로 투쟁을 미루자는 의견도 있었고 ‘당장의 고립을 두려워하지 말고 싸워야 할 때 싸워야 하며, 이번에 제대로 싸우지 않으면 현장은 박살난다’는 의견까지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었다.
정부는 건설노동자들의 피맺힌 요구는 외면한 채 노무현 장례식을 이유로 투쟁을 자제하라는 말을 되풀이하는 한편, 물밑으로는 건설과 화물, 철도의 공동투쟁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건설노동자들의 요구를 일정하게 수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노동자들은 절실하게 투쟁을 원하고 있었다.
27일 총파업투쟁의 깃발은 이미 현장에서, 지역에서 솟구쳤다. 전국 곳곳에서 표준임대차 계약서 이행, 8시간 노동제 쟁취, 단가 인상을 위한 지역투쟁과 현장투쟁이 오래전부터 벌어지고 있었다. 대구에선 지난 25일부터 토목건축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파업이 시작되었다. 지난 5월 23일 충남과 강원을 비롯해서 여러 지역에서 화물과 건설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이 전개되었다. 이러한 아래로부터의 힘이 있었고 이것을 받아 안으려는 일선 간부들의 치열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우여곡절 속에서도 27일 상경투쟁이 가능하게 되었다.
투쟁의 무기를 놓지 말고 더욱 단단히 움켜쥐자!
자본과 정권은 자신들이 만든 경제위기의 책임을 건설노동자들에게 떠넘기며 건설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무참히 짓밟고 있다. 자본가들은 몇 백억, 몇 천억씩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도 경제위기를 틈 타 노동시간 연장, 단가 인하, 해고의 칼날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있다. 정부가 건설 경기 부양을 위해 올 1분기에만 22조원을 풀었다고 하는데 그 돈은 다 어디에 갔는가? 건설자본의 빚을 갚아주고 배를 채우는 데에만 쓰였다.
건설노동자들의 현실은 어떤가? 인간다운 삶은커녕 빚더미에 깔린 채 하루하루의 생존을 이어가기도 너무나 힘들다. 싸우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데 투쟁을 멈출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우리가 스스로 투쟁의 무기를 놓는다면 자본과 정권의 태도가 바뀌겠는가? 노무현 사망으로 겁먹은 정부가 약간의 양보를 하더라도 그것은 투쟁의 성과가 아니므로 금방 무력화될 수 있다. 오히려 정부가 겁먹은 상황을 강력한 노동자 투쟁으로 활용함으로써 치고 나가는 것이 올바른 전술이 아니겠는가?
이번 투쟁은 토목건축, 건설기계, 타워크레인, 전기 노동자 모두가 뭉치는 투쟁이다. 바로 이 단결의 힘을 정부는 두려워하고 있다. 진정한 승리는 교섭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단결과 투쟁의 힘을 제대로 동원하는데 달려 있다.
수급조절 문제는 노동자들의 수입에 영향을 크게 미치고 정부가 고용안정 대책을 마련하라는 의미도 담고 있지만 기존 자본가들의 이윤보존과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정부의 입장에선 물러설 여지가 많다.
하지만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동 3권 쟁취, 표준임대차계약서 이행, 노동시간 단축, 타워크레인 와이어 지지고정방식 금지 등 현장에서의 안전 문제, 레미콘 업계 소사장제 도입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묵살할 것이 분명하다.
교섭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상경투쟁을 과감하게 밀어붙이고 지역과 현장에서의 파업을 확대해 나갈 때 투쟁의 전진은 가능하다.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연대하자!
정부는 지난 5월 16일 박종태 열사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을 잔인하게 짓밟은 후 모든 집회를 불허하고 파업을 강경하게 진압하겠다고 했다. 반격의 중심에 건설노동자들이 서 있다. 건설투쟁을 굽힘없이 밀어나가고 화물연대 박종태 열사 투쟁, 쌍용자동차 파업을 하나로 모아나간다면 6월 대투쟁의 불꽃은 크게 타오를 것이다.
현재 중앙에서 진행하는 교섭이 마무리되더라도 미해결된 쟁점과 요구를 가지고 현장에서 투쟁을 조직하고 지역별, 현장별 파업을 확대해 나가자!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연대해 건설노동자의 절박한 요구를 남김없이 쟁취해 나갈 뿐 아니라 전체 노동자계급의 힘찬 반격을 조직하자!
이용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