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사회연대노총’은 민주노총이 나아갈 길이 아니다
민주노총은 지난 4월 임성규 위원장이 들어서면서 ‘사회연대노총’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사회연대노총’ 주장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을 떠돌던 ‘사회연대전략’을 베낀 것으로, 그대로 실행된다면 민주노조운동을 더욱 무기력하게 주저앉힐 구상이다.
‘사회연대노총’ 주장은 민주노총이 조직된 노동자만의 임금·고용투쟁을 넘어 전체 노동자계급의 연대와 사회정치적 과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정당한 요구를 일정하게 반영하고 있다. 문제는 그 방법이다.
임성규 위원장은 “노동자들이 직접임금 요구를 줄이고 직접임금의 일부를 사회적 간접임금으로 전환하여 기업의 직접 지불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즉 의료·교육·주거 등 사회보장 제도를 확충해야 하는데, 그 재원은 자본가들의 터질 듯한 이윤보따리를 터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임금을 줄여서 마련하자는 것이다. 당연히 자본과 정권에 대한 태도가 투쟁보다는 대화와 교섭에 주안점이 놓인다.
이것은 비정규직과 실업자 등 상대적으로 열악한 노동자들에 대한 책임을 ‘초과착취하는 자본가들’이 아니라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돌리려 하는 자본가들의 논리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다. 또한 노동자들의 분노를 모아 강력한 투쟁을 펼쳐야 할 때 어설픈 교섭 제안에 매달리며 투쟁을 방기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물론 민주노총은 조직된 노동자만의 고용·임금 투쟁을 넘어서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모든 해고 금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나누기, 생활임금 보장, 무상의료·무상교육·무상주거 실현 등 전체 노동자계급의 요구를 내걸고 조직된 노동자들이 앞장서서 자본가들의 터질 듯한 이윤보따리를 정면으로 공격하는 투쟁에 나섬으로써, 나아가 그러한 요구와 투쟁에 입각해서 비정규직과 실업자들을 대대적으로 조직해 나감으로써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양준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