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가 국가를 넘어, 노동자 민주주의․노동자 권력을 쟁취하자!
국가의 본질 : 전체 자본가계급의 공동집행위원회
국가가 자본가들의 이해만을 대변하며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을 짓밟은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자본주의 국가는 언제나 그래왔으며 그것이 자본가 국가의 본질이다. 군부독재 시절에 비해 나아진 바가 있겠지만, 그것들은 7~80년대 우리가 처절하게 투쟁해서 얻은 결과물일 뿐이다. 민주화 이후의 정부들이 보여준 태도를 보았을 때, 독재정권이든 민주정권이든 노동자들에게는 그 본질에서 변화가 없었다.
민주주의 뒤에 숨은 노동자를 향한 테러와 독재
대한민국 건국 이래 가장 민주적인 정부였다던 노무현 정부 시절은 어떠하였는가? 노무현 정부 역시 2003년 열사투쟁, 화물노동자투쟁, 건설노동자투쟁, 철도노동자투쟁, 이랜드노동자투쟁 등 굵직굵직한 노동자투쟁을 모두 공권력을 동원하여 가로막았을 뿐이다. 노무현 정부는 역사상 처음으로 1년에 2번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며 항공사 조종사들의 파업을 파괴하지 않았던가? 근로기준법, 비정규직법, 노사관계법 개악 등으로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저항권을 모조리 짓밟지 않았던가? 심지어 노동자들의 저항을 파괴하다 못해 투쟁하는 노동자를 때려죽인 것(하중근 열사)이 노무현 정부 아니던가?
한국에 비해 민주주의가 훨씬 발달한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나라들에서는 노동자투쟁의 역사와 전통이 한국에 비해 훨씬 강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저항권이 어느 정도 강제되는 경향이 있지만,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가 가장 먼저 발달한 영국에서도 반 노동자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되어왔고, 이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은 철저하게 탄압받았다. 1984년 자본가정부와 공권력에 의해 분쇄된 광산노동자들의 투쟁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알려진 프랑스와 그 외의 서유럽, 북유럽 역시 다를 바 없다. 자본주의의 위기 심화와 함께 점점 경제적 ․ 정치적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이 국가들에서는 현재 우파 정권에 의한 복지 축소, 노동자 착취 강화(실업 양산, 임금 삭감, 노동유연화 등)가 보편화되어 있다. 그리고 이에 저항하는 노동자민중의 투쟁은 2005년 프랑스 ‘파리소요’, 2008년 그리스 ‘불만의 겨울’에서처럼 자본가국가에 의해 철저하게 탄압받고 있다.
자본가 권력이냐, 노동자 권력이냐?
그렇다. 누구의 민주주의냐, 국가의 권력이 누구의 수중에 있느냐가 중요하다.
민주주의는 철저히 계급적이다. 자본가 정부가 민주주의를 파괴한다면, 이것은 이 정부가 다름 아닌 자본가계급의 정부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본주의 경제가 위기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자본가계급의 정치 역시 점점 반동화하고 있다. 그렇기에 권력이 주인이 자본가계급에서 노동자계급으로 바뀌지 않는 한, 정부의 반동화는 막을 길이 없다. 우리가 순수한 민주주의 회복을 결코 말할 수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노동자들의 민주주의, 즉 노동자들의 온전한 생존권과 저항권, 나아가 실질적인 경제․정치․사회적 결정권은 노동자계급이 국가권력을 장악할 때에만 가능하다. 이제 우리의 민주주의 투쟁은 자본가 정부를 몰아내고 노동자 정부를 수립하자는 요구로 나아가야 한다. 현재 각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존권 투쟁, 민주주의 투쟁을 하나로 모아 총파업 투쟁, 나아가 노동자 정부를 세우는 정치투쟁으로 발전시킬 때에만 우리의 투쟁은 영속적인 승리로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조영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