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살리기 투쟁전선"을 구축하자!
세계가 난리다. 경제 대재앙이 밀어닥치고 있다. 구제금융을 신청한 나라들이 속출하고, 국가부도가 난 나라들도 생겨났다. 재앙의 진원지인 미국에서는 3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민간연구소는 소비자신뢰지수가 급락했다고 밝혔다. 소비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한국의 사무직 노동자들도 5천원짜리 점심식사를 김밥이나 햄버거로 때우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은 1.6%로 실질임금이 대폭 삭감 당했으니 말할 필요도 없다. 아니 현대자동차에서, 쌍용자동차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당하고 있다. IMF를 경험한 정규직 노동자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자영업자들도 다섯 명 중 한 명은 문을 닫아야하고, 생계형 범죄가 늘고 있다. 자본가들이 만들어 놓은 위기가 노동자의 목을 치고 있다.
이명박 정부
그러나 자본가들은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위기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고 발악을 하고 있다. 점심밥마저 걱정해야 하는 노동자들에게 달러를 모으자고 난리를 피더니 이제는 노사정 대타협을 지껄인다. 100만원 월급에 하루 10시간씩 뼈 빠지게 일하던 노동자들을 하루아침에 해고하는 자본가들이나 노동자들에게 고통전담 시키려는 자본가 정부의 ‘대타협’ 모두 노동자들에게 죽으라는 소리다. 그들이 내민 손에는 비수가 숨겨져 있다. 가난과 고통에 찌든 노동자들의 마지막 살점마저 떼어가려는, 노동자들의 목숨마저 내놓으라는 비수가 들려있다.
민주당
민주당 역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들은 비정규 악법을 만든 주범이었다. 정세균은 마치 자신들이 주도한 비정규법안이 차별을 시정한 것처럼 말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 악법안을 막기 위해 구속되었고 만들어진 법으로 인해 해고되었다. 민주당이 집권한 시절, 10년간을 우리는 기억한다. 만도기계, 사회보험, 세원테크, 대우자동차, 건설운송, 이랜드 등 정리해고 반대 및 비정규직 투쟁을 전경의 군홧발로 짓밟은 당사자들 아닌가!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그들의 탄압에 목숨을 잃었는가! 그들은 자본가들을 위해 노동자들을 짓밟는데 언제든지 선두에 설 그런 자들이다.
배신적 타협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진영의 일각에서는 이명박에 반대한다는 명분으로 이른바 반독재 국민전선이라는 미명 아래 민주당과 공조하는 일종의 노사협조전선이 만들어지고 있다. 아직 민주당의 참여 여부가 최종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 ‘민생민주국민회의’는 거국국민내각 구성 등 자본가 분파들과 타협하는 노선을 내걸고 있다. 민생민주국민회의가 전개하겠다고 하는 ‘국민희망 만들기 운동’은 불가피하게 경제위기에서 나라살리기, 회사살리기 운동으로 나아갈 위험성이 크다. 자본주의가 낳은 고통에 맞서 싸우지 않고서는 대다수 국민인 노동자의 희망은 없다. 그런데 그 가해 장본인들과 희망을 함께 만들자는 것은 헛소리일 뿐이다. 뿐만 아니라 상반기 이명박 반대투쟁에서 가장 선두에 섰던 촛불시위대로부터도 비판받고 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이명박 퇴진투쟁을 결정하지 못하고 주춤거리다가 투쟁의 초점을 상실했던 점을 상기한다면 그 연장선에 있는 민생민주국민회의가 가진 자들에 맞선 대중투쟁의 구심과 지도부가 될 수는 없다.
허상 좇는 민주노총 지도부
가장 심각하게 자신의 위치를 망각하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민주노총 지도부다. 민주당이 참여한 청계광장 집회 연단에서 결의문을 읽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그날 밤 일터를 잃고 1,000일 넘게 투쟁하고 있는 기륭전자에서 열린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 전야제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은 민주노총 지도부들을 그저 신문 지상에서나 봐야 한다. 해고에 맞선 투쟁의 일선에는 묵묵히 투쟁하는 노동자들만 있다. ‘거국내각’이 아니라 이명박 퇴진을 위해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고 싸우고자 하는 촛불 시민들만 있다. 노조 지도부들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
‘노동자 살리기’ 투쟁전선
매일 저녁 7시 수도권 투쟁사업장을 가보라! 노동자들과 함께 자본가들과 가진 자들에 맞서고자 하는 비정규직 투쟁에 헌신적으로 연대하는 촛불시위대를 보라! 대다수가 일용직 노동자, 실업 노동자, 청년학생들인 그들이 투쟁사업장 노동자들과 함께 싸우고 있다. 자본가 정부-이명박 정부 퇴진을 위한 거대하고 총체적인 투쟁전선을 갈망하고 있다. 이제 자본주의 경제위기에 맞선 노동자 공동투쟁전선이 구축되어야 한다. 자본가들이 만든 경제위기의 책임을 자본가들에게 묻고 어떤 고통도 거부하는 거대한 노동자 단결투쟁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열심히 일했는데 왜 해고되어야 하는가? 물가는 치솟는데 왜 임금을 동결해야 하나? 불안한 미래 때문에 힘들어도 잔업-특근에 목을 매야 하나? 동료의 고통에, 옆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에 모른 척하며 왜 괴로워야하나? 이 모든 고통에 맞서 싸우자! 더 이상 피해갈 수도 없다. 그렇다면 이제 싸우자! 일체의 해고반대, 실질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확대, 비정규직 철폐, 생활임금 보장, 투기자금의 몰수 및 노동자 통제 하의 은행-기간산업 국유화와 같은 노동자 살리기 투쟁요구를 가지고 전국적 투쟁전선을 달굴 전국 노동자 단결전선을 구축하자! 그리고 노동자 살리기 투쟁을 탄압하는 자본가 정부에 맞서 거대한 계급투쟁을 조직할 투쟁전선 구축을 위해서 노동자들이 나서자! 투쟁사업장 조합원들, 현장조직 및 현장 활동가들, 열정적인 촛불시위대들, 사회주의 정치조직들은 노동자 투쟁전선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자! 함께 외치자! 자본가들이 만든 위기, 그 책임은 자본가들이 져라!
박준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