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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당을 건설하자 : 3호_당건설토론1차 : 정세와 당 건설
 정책위  | 2009·07·27 01:06 | HIT : 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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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노련에서 발행한 <사회주의자> 3호에 실린 글입니다.)

    [당건설전국토론] 제1차

    사회주의노동자연합과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준비모임 그리고 무소속 활동가들은 지난 2월 초부터 ‘사회주의 당 건설운동 전면화를 위한 전국공동토론회’를 수도권, 영남권, 호남권, 중부권을 순회하며 열고 있다. 이 ‘당건설전국토론’에 우리가 제출한 글들을 자료로 싣는다. 다음은 제1차 토론 ‘정세와 당 건설’에 관련된 자료들이다.


    <제1차 토론 발제문 : 양효식>

    정세와 당 건설

    1. 정세

    정세는 엄중하다. 사회주의자/선진노동자들에게 투쟁 대안을 내어놓을 것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현 시기 계급투쟁 정세가 요구하는 투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투쟁 목표와 이 목표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 방법, 그리고 이러한 정치적 프로그램에 조응하는 조직을 총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정세 점검부터 명확히 하자.

    1) 자본주의 위기/ 위기 전가를 위한 적반하장 공세

    - 자본주의는 1930년대 세계대공황 이후 자본주의 최대 최악의 위기, 세계 대공황으로 치닫고 있음. 한국에서도 금융위기와 함께 실물경제 급속히 하강.

    - 경제 살리기/ 노동자 민중 죽이기

    - 공황의 고통을 노동자계급에게 떠넘기기 위한 자본의 발악적 공격

    △‘일자리 나누기’를 앞세운 임금삭감/ 양보교섭 공세 △공공부문 구조조정/ 일자리 감축 △감산, 휴폐업 △ 비정규직 우선해고, 희망퇴직 △단협개악, 복지삭감 등등

    2) 이명박 정부와 조직 노동운동

    2-1) 이명박의 역할

    이명박은 이미 공황이 본격화하기 전에 ‘경제 살리기’를 내세워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명박의 ‘경제 살리기’는 남한 재벌대기업을 살찌워 글로벌 금융자본으로 육성하는 것, 그리고 여기에 장애물이 될 일체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다. 이것은 금융선진화라는 미명 아래 금산분리 완화, 산업은행 민영화를 통한 투자은행 설립, 헤지펀드/ 파생금융상품의 활성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등의 정책으로 표현되었다. 김영삼 정부 이래 역대 남한 자본가 정부들은 남한 자본주의를 일본 및 중국에 맞서 아류제국주의/ 제국주의의 반열에 올려놓기 위해 금융세계화에 적극 합류하였다. 이명박의 전임 자본가 정권인 김대중 ․ 노무현의 민주당 정권도 동북아 금융허브 추진과 한미FTA 체결 등 남한 부르주아지의 동북아/글로벌 야망을 실현시키고자 앞장섰었다. 남한 부르주아지의 최대 근심은 남한 자본의 경쟁력이 일본 자본과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중국 자본에 대해서도 경쟁력을 잃어가는 가운데 연래의 숙원인 아제국주의/제국주의로의 지위 상승 노력이 좌초되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남한 자본주의를 금융자본 주도 체제로 재편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이 과정에서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는 노동자 민중으로부터의 저항을 확실하게 억누를 수 있는 지배체제의 정비를 꾀하는 것이 절실한 과제로 제기되었다.

    남한 자본가계급이 볼 때 김대중 ․ 노무현은 이 같은 글로벌 야망 실현을 위한 적임자가 아니다. 김대중 ․ 노무현 정부 하에서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조합 상층 지도부들이 거듭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억제하고 노사정위와 사회적 합의 등으로 정권 ․ 자본과 타협을 추구하였지만, 재벌/자본가들로선 이러한 정도의 타협과 협조 가지고선 만족할 수가 없었다.

    남한 부르주아지의 글로벌 야망 실현을 위해서는 배후의 적인 노동자계급, 특히 조직된 노동운동에 확실한 전략적 패배를 가해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를 완성하고 착취 극대화를 위한 내부 정지작업을 완수할 수 있어야 했다. 이명박에게 부여된 임무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당선 후 공황의 도래로 인해 위기 전가의 임무를 추가 받았지만, 이 임무는 기존의 경제 살리기/노동자 죽이기 임무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므로, 특별히 새로운 성격의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이번 금융거품 붕괴로 미국 주도 금융시스템이 파탄 났음에도 이명박 정권은 금융화 전략을 조금도 포기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전 세계적 공황이 일본과 중국을 집어삼키고 있는 상황을 놓고 ‘금융선진화’에 박차를 가하고 위기를 돌파할 호재라고 보는 듯한 저돌성마저 비치고 있다.

    따라서 이명박에게 공황과 경제파탄은 경제살리기/ 노동자 죽이기라는 자기 역할을 더 분명하게 확인하는 계기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하여 조직 노동운동과 관련하여, 이명박의 역할은 ‘채찍과 당근’ 가운데 전임 정권에 비해 채찍의 비중을 훨씬 높이는 데 있다. 즉 노사정위/사회적 합의를 매개로 조직 노동운동 지도부들을 통해서 노동자계급을 관리 통제하는 쪽보다는 전면적인 대결정책을 통해 조직 노동운동을 완전히 굴복시키는 쪽으로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의 이러한 역할은 조직노동자들의 개별 자본에 맞선 투쟁이 곧장 정부를 향한 정치투쟁으로 번질 가능성을 이전 정권보다 훨씬 높여 놓는다는 것을 뜻한다. 안 그래도 강부자 정권,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권으로 대중적 지탄과 원성의 대상이 되고 있고, 촛불투쟁을 거치면서 ‘이명박 퇴진’이 일상화된 구호가 되다시피 한 상황에서 조직노동자들의 이러한 경제투쟁 ․ 정치투쟁 결합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계급투쟁의 분출을 예고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2-2) 조직 노동운동 지도부

    그러면 이에 맞서 노동조합 지도부들은 이명박 정부와의 정면 대결 불사 태세를 취하고 있는가? 이명박 취임 초기에 지도부들의 기본자세는 ‘나섰다간 작살난다’며 납짝 엎드려 있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촛불항쟁으로 이명박이 밀리는 모습을 보면서 조심스럽게 나선 것이 반이명박 전선이라는 이름 아래 자본가 야당과 손을 맞잡은 ‘민주대연합’이다. 양대 진보정당을 포함하여 조직 노동운동 지도부들은 계급 대 계급의 정면 대결을 조직하길 여전히 회피하고 부르주아 야당의 날개 밑으로 들어가 노동대중의 불만과 분노를 의회와 제도권 내로 흡수하는 것을 통해 자신들의 지위를 유지, 보장 받고자 하고 있다.

    한편 자본의 위기 전가 공세에 대해서도 지도부들은 저항과 투쟁을 조직하기를 일찌감치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임금동결도 결단할 수 있다”면서, ‘공생협약’ 등 양보교섭을 바탕에 깔고 있는 대정부 교섭 ․ 대사용자 교섭을 요구하며 노사정 타협의 길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3) 자본가 정부의 공격과 탄압 / 계급투쟁의 폭발 예고

    3-1) MB악법/ 전면 탄압 착수

    이명박 정부의 자본가 살리기/노동자 죽이기 공세는 현 국면에서 MB악법으로 집약 표현되고 있다. MB악법은 △재벌/자본가들의 배를 불리기 위한 법안(금산분리 완화, 출총제 폐지, 산업은행 민영화, 언론재벌 육성을 위한 방송법 ․ 신문법 개악 등)과 △노동자 민중의 저항 수단을 빼앗고 탄압을 강화하기 위한 법안(마스크금지법, 정치사찰 합법화를 노린 국정원법, 통신비밀 보호법, 집단소송법 ․ 사이버 모욕죄 등), 그리고 △ 최저임금제 개악, 비정규직 기간 4년 연장 등 노동자 생존권을 직접 공격하는 법안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법안을 밀어붙이기 이전부터 이명박 정부는 촛불투사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탄압, 정치사회단체들에 대한 공안탄압 등, 이후 터져 나올 노동자들의 저항과 투쟁의 싹을 자르고, 미리 손발을 묶어놓기 위한 공안정국 조성을 끊임없이 획책해 왔다. 그리고 이미 비정규직노동자들을 비롯하여 투쟁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이 지속적으로 자행되어 왔다. 또한 지난 11월 철도 파업 전야제에서 보듯 파급력이 큰 대공장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파업권마저 자본가 정부의 협박에 의해 짓밟히고 있다. 이미 필수유지업무제로 파업권이 심각히 제약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는 아예 기간산업의 모든 파업을 불법으로 몰아서 파업권 자체를 말살하려는 기세이다.

    3-2) 용산 철거민 학살/ ‘불만의 봄’, ‘제2의 촛불’

    이명박 정부의 이러한 공격과 탄압은 공황에 휩싸인 자본가체제의 발악을 표현한다. 따라서 이러한 공격과 탄압에 맞선 투쟁, 거리의 미조직노동자 ․ 청년층의 이명박 반대투쟁은 경제위기/공황에 맞선 투쟁, 자본의 위기 전가에 맞선 투쟁과 별개의 투쟁일 수가 없다.

    우리는 지금 격화되고 있는 자본주의 위기와 임박한 파국으로 계급투쟁의 폭발적인 부활이 예고되고 있는 시점에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불만의 겨울’속에서 그리스의 전면적인 시가전과 프랑스의 총파업으로 불이 붙기 시작했고, 여기 남한에서도 지난 5-7월 미조직 노동자, 청년들의 촛불항쟁으로 이미 서막을 열었다고 봐야 한다. 정권과 자본, 그리고 우익세력들은 올해 ‘불만의 봄’을 맞아 훨씬 더 격렬한 제2의 촛불과“체제 위협적인 청년실업자들의 광란의 폭동”이 터져 나올 것을 예감하고 여기에 대비하여 대대적인 탄압의 칼날을 벼려 왔다. 정권이 바로 이러한 전면 탄압을 착수해 들어가는 과정에서 용산 철거민 강경진압과 학살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마침내 그 동안 쌓여 왔던 이명박 정권에 대한 분노가 터져 나왔고, 제2의 촛불이 지금 앞당겨지고 있는 것이다. 이 투쟁은 2월 MB악법 강행처리와 맞물리며 완연한 제2 촛불항쟁으로, 총체적인 이명박 반대투쟁으로 전개될 상황이다.

    지난 촛불투쟁 때도 그러했지만, 이번 투쟁에서도 투쟁의 전면 확대를 위해서는 조직노동자들을 나서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노동조합을 움직여내서 조직노동자와 미조직노동자, 청년들이 단일한 노동자계급으로 단결투쟁 하는 것이 절대적이다. 조직노동자 대중들이 이 가두전투에 결합하고 그로부터 얻는 투쟁의 기운과 자신감을 현장으로 다시 가져가서 자본의 고통 전가에 맞선 반격투쟁으로 떨쳐 일어서도록 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사업장 현장에서 투쟁을 선동하는 최대의 선동기구는 이 가두전투에 결합한 조합원들이 ‘투쟁이 안 되는 게 아니라 저렇게 투쟁이 되는데 노동조합은 뭐 하는가’ 라는 문제제기를 현장에서 퍼뜨리는 것이다. 지금은 이 이명박 반대투쟁을 매개로 해서 개별 자본과의 투쟁에 대한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그리하여 두 투쟁을 단일한 노동자계급 투쟁으로 결합시켜 전체 계급 대 계급의 투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지배계급도 이 상황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고, 그래서 조직 노동자와 미조직 노동자, 청년실업노동자 사이를 분리, 분열시키는 것을 현 시기 최대의 지배전략으로 삼고 있다.

    4) 현 시기 계급투쟁 구도와 양상

    4-1) 휘발성 정세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 속에서 현 투쟁 국면과 (준)혁명적 정세 사이에는 결코 넘을 수 없는 만리장성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본주의가 파국으로 치닫는 가운데 공황의 고통이 노동자 민중의 삶을 짓누르고 있다. 경제위기의 한파 속에서 노동자들은 사기저하로 투쟁의지가 얼어붙은 듯이 보인다. 그러나 또한 가슴 속 한편에서는 불만 당겨지면 터져 나올 인화물질이 차곡차곡 쌓여가기도 한다. 그래서 자본과 정권이 지금 불안해하고 있다.

    자본은 위기를 노동자계급에게 전가시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에 대한 분노와 저항이 자본가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터져나올까봐 겁을 집어먹고 있다.

    공황에 돌입한 08년 말부터 이명박 정부와 자본가들은 제2의 촛불이 09년 ‘불만의 봄’을 맞아 다시 타오를까봐 전전긍긍해 왔다. 연말에 그리스 청년 실업노동자들의 반란을 접하며 공포에 휩싸인 부르주아 언론들은 제2의 촛불이 지난 여름 촛불 정도가 아니라 아예 자본가 체제를 화염 속에 뒤덮이게 할 격렬한 폭동으로 터져 나올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하라고 자본가 정권에 계속 사인을 보내 왔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도 경제 살리기/ 고통전가 공격에 장애물이 될 일체의 저항을 사전 봉쇄하기 위해 MB악법으로 탄압의 무기고를 정비하는 한편, 녹색뉴딜이니 4대강 일자리니 청년인턴제니 하며 썩은 당근을 던져 불씨를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4-2) 미조직 노동자, 청년층의 선도적 투쟁

    지배계급도 직감하고 있듯이, 계급투쟁은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노동자들에 앞서 미조직 노동자, 청년층에서 먼저 터져 나온다. 지난 여름 촛불항쟁은 공황이 본격화하기 전에 일어난 것이지만, 촛불의 주역들인 미조직노동자, 청년 실업노동자들은 공황 이전에 이미 양극화와 실업, 불안정 취업과 빈곤 속에서 삶을 저당 잡히고 있다. 지금 공황은 이들이 더더욱 투쟁에 나서야 할 추가적인 이유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2006-07년 프랑스 CPE(최초고용계약제) 반대투쟁과 파리 교외 이주 청년노동자 투쟁의 주역들이 이후 계속해서 프랑스 계급투쟁을 떠밀고 가는 선도부대로 활약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미 신자유주의 양극화를 거치며 한국의 계급투쟁 구도는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남유럽과의 ‘동조화’ 패턴으로 들어갔다. 미조직노동자와 청년층의 투쟁이 터져 나오고, 여기에 조직노동자 부문의 지도부를 이루는 노조관료들이 압박을 받으면서도 연대를 조직하길 거부하는 것이 보통 초기 패턴이다. 그러나 미조직, 청년층의 투쟁에 영향 받은 아래로부터의 평조합원운동이 관료들과 대립, 충돌하면서 조직노동자 ․ 미조직노동자의 단결투쟁을 만들어 가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공황은 이러한 계급투쟁 양상을 한층 더 또렷하게 하면서 거대한 대중투쟁의 분출을 자극하고 있다. 그리스를 준혁명적 상황으로 몰고 간 08년 12월의 대반란은 09년 계급투쟁이 펼쳐질 모습을 미리 보여준 축도에 불과할 것이다.

    4-3) 노조관료 ․ 개량주의 정당의 계급협조주의

    그리스와 그에 앞서 프랑스에서도 그랬듯이 미조직 ․ 조직 노동자의 단결과 투쟁의 확대를 가로막는 최대의 장애물은 자본가 국가의 탄압 이전에 노동조합 관료와 개량주의 정당들의 계급협조 / 노사협조 노선이다. 이들 노조관료와 개량주의 진보정당들이 노사정 협약, 사회적 합의주의, 노사상생, 회사 살리기/ 경제 살리기에 앞장서면서 연대투쟁을 조직하길 거부할 뿐만 아니라 조직노동자들의 투쟁이 올라오는 것을 억누르고 봉쇄하여 매번 계급투쟁 확산에 찬물을 끼얹는다. 투쟁은 처음 미조직 노동자, 청년층 속에서 터져 나오지만, 최종적으로는 조직노동자, 특히 대공장 조직노동자 속에서 결판이 난다. 조직노동자 부위의 지도부를 이루는 노조관료에 도전할 수 있는 혁명적 ․ 전투적 지도력을 세워내느냐 여부에 전체 노동자계급의 단결과 투쟁 확대가 달려 있다. 그리고 계급투쟁과 혁명의 승리가 달려 있다.

    공황기 자본의 지배전략은 미조직 노동자와 조직노동자 사이를 분열시켜 단일한 노동자계급으로 투쟁하는 것을 막는 데 핵심이 놓여 있다. 그리고 이 분열책동의 최종 성패는 노동조합 관료 및 그들의 정치부대인 개량주의 정당의 협조에 달려 있다. 이러한 분할지배전략과 여기에 포섭되고 있는 계급협조주의에 맞서 전체 노동자계급을 단결시키고, 자본과 계급 대 계급으로 맞서 싸우는 노동자 총단결 투쟁전선을 건설해야 한다.

    5) 노동자계급 지도력의 위기

    현 시기 대공황에 휩싸인 자본가계급의 발악적인 총공격에 맞서 이러한 계급 대 계급의 전선을 강고히 설치해야 할 상황에서 조직노동자운동의 지도부를 이루고 있는 민주노총을 필두로 하여 노동조합 지도부들은 민노당 ․ 진보신당을 따라 부르주아 야당의 날개 밑으로 기어들어가고 있다. 반이명박 민주대연합을 내세워 민주당 2중대 노선을 다시 부활시키고 있다. 이미 민주당과 함께 하는 민생민주국민회의를 구성한 데 이어 다시 김대중의 지시에 따라 의회와 제도권에서 자본가 정치세력과의 계급협조 전선을 전면화하고 있다. 이러한 계급협조 인민전선은 조직노동자운동의 투쟁 요구를 중간계급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지 않도록 억제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 민주대연합은 조직 노동자들에게 노사정 협약과 사회적 합의를 압박, 강요하는 통제기구로 작용할 것이다.

    노조관료/ 개량주의정당의 이 같은 노골적인 계급협조 노선에 의해 계급 대 계급 전선이 방기되고 억제 당하고 있다. 부르주아 정당으로부터 독립하여 노동자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이뤄내자는 대중적 열망을 업고 만들어진 민노당이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독립을 팔아넘기고 있다.

    자본주의 위기와 이 위기를 전가하기 위한 자본가계급의 필사적인 공세 앞에서 사회주의자와 선진노동자들은 이 같은 “노동자계급 지도력의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노골적인 계급협조 노선을 걸으며 부르주아 정당의 2중대로 전락하고 있는 양대 진보정당과 노조관료에 대해 진정한 대안을 찾고 있는 조직 노동운동/민주노조운동의 수만, 수십만 노동자들에게 닥친 지도력 위기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가?

    위와 같은 계급투쟁 정세와 운동지형 위에서 사회주의자와 선진노동자들은 어떠한 투쟁 대안을 내어놓을 것인가? 정세는 어떠한 전략 ․ 전술과 조직화를 요구하고 있는가?

    이상에서 서술한 정세 속에서 사회주의자/선진노동자는 두 개의 긴밀히 연결된 과제를 제기 받고 있다.

    1) 정부와 자본의 위기 전가 공세에 맞선 강력한 단결투쟁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그리고 이러한 투쟁 조직을 사보타지 하고 단결투쟁 전선을 교란시키는 노조 지도부들의 계급협조/ 노사협조주의에 어떻게 도전하고 극복할 것인가?

    2) 촛불투쟁, 용산 철거민 학살정권 규탄투쟁, MB악법 저지투쟁 등의 이명박 반대투쟁을 어떻게 전체 노동자계급의 투쟁으로 확대시킬 것인가? 이 투쟁을 어떻게 개별 자본에 맞선 투쟁과 결합시키고 조직 노동자들의 투쟁으로까지 발전시킬 것인가? 이명박 정부에 대한 정치적 도전을 어떻게 내놓을 것인가?

    이 두 과제는 분리할 수 없이 연동되어 있다. 이 과제들을 해결하려면 먼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답하지 않으면 안 된다. 1) 어떤 투쟁 목표를 가지고서 싸울 것인가, 2) 목표를 쟁취하고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어떤 전술이 필요한가, 3) 이 전술을 성공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어떻게 전술 주체들이 결집하고 조직화를 이룰 것인가? 우리가 계급투쟁 정세가 제기하는 이러한 질문에 가장 철저한 방식으로 토론하고 답하고자 한다면 필시 강령 ․ 전술 ․ 조직 문제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결국 이 문제는 어떤 당을 건설할 것인가, 어떻게 당을 건설할 것인가의 문제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2. 당의 상 (건설할 당의 성격) : 어떤 당을 건설할 것인가?

    건설할 새로운 당은 노동자계급에 그 계급적 기초를 두어야 한다는 데 아무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즉 노동자 정당이다. 또한 개량주의 정당이 아니어야 한다는 데 대해서도 모두 이견이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의회주의 정당도, 노동조합 관료가 주도하는 정당도, 소수 명망가 중심으로 운영되고 당원의 대다수는 당비나 내는 페이퍼 당원들인 그런 정당도 아니어야 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건설될 당은 개량주의적이고 탈계급적 국민정당에 대당하여 모종의 혁명적이고 노동자계급적인 당이어야 할 것이다. 또 의회주의 정당에 대당하여 전투정당이어야 하고, 노조관료 주도 정당에 대당하여 현장노동자 ․ 현장활동가들이 주체가 되는 당이어야 하며, 소수 명망가와 대다수 페이퍼 당원들로 구성되는 과두제적 당에 대당하여 당원들이 모두 활동가들이자 대중적 전위로서 ‘자유로운 토론/ 행동의 통일’ 원리에 입각한, 즉 민주집중제로 운영되는 당이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 이런 성격의 당, 이런 상을 갖는 당을 건설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좋은 말들’을 늘어놓는다고 이런 성격이 미리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좋은 방향들을 강령(프로그램) ․ 전술 ․ 조직(조직론)으로 명료하게 표현하는 것으로 일차 담보를 해야 한다. 그리고 당의 실천으로 검증되어야 최종적으로 보장된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실행에 옮기고 검증되기 위해서는 일단 그 강령 ․ 전술 ․ 조직이 정립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당의 상, 즉 어떤 당을 건설할 것인가의 문제는 건설할 당의 강령 ․ 전술 ․ 조직(안)을 놓고 토론해 보는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당 상의 문제, 당의 성격 문제는 결국 건설될 당이 어떤 상의, 어떤 성격의 정치활동을 할 것인가의 문제다. 당의 정치활동은 그 당의 정치적 내용에 의해, 즉 강령과 전술과 조직구조에 의해 규정되며, 또한 그것들로 집약 표현된다. 이 강령 ․  전술 ․ 조직, 즉 당의 골조이자 피와 살인 이 정치적 내용이 어떠한가에 따라 개량주의 정당의 건설인가, 혁명정당의 건설인가가 일차 판가름 난다. 의회주의 정당이냐 전투정당이냐, 페이퍼 당원 정당이냐 활동가 정당이냐 등등과 같이 어떤 종류의 당을 건설할 것인가가 모두 여기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이 강령 ․ 전술 ․ 조직 문제를, 어떤 당을 건설할 것인가의 문제와 관련하여 하나하나 점검해 보자.

    강령

    다시, 위에서 언급한 현 시기 계급투쟁 정세가 제기하는 두 가지 과제와 관련지어 이 강령 문제에 대해 간단히 검토해 보자. 우리는 그 두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1) 어떤 투쟁 목표를 가지고서 싸울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 이명박 정부의 용산 철거민 학살로 터져 나온 투쟁을 중심으로 한 전체적인 투쟁 정세 속에서 대중적으로 공유되고 있는 투쟁 목표는 ‘학살 주범 이명박 정부 퇴진’이다. 용산 범국민대책위가 내건 공식 투쟁 목표도 이것이다. 이러한 투쟁 목표에 동의한다. 다만 우리는 여기에 ‘경제파탄 주범’을 덧붙여 ‘학살 주범 경제파탄 주범 이명박 정부 퇴진’으로 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탄압 ․ 강압통치에 맞서는 투쟁과 경제위기 전가 공세에 맞서는 투쟁을 결합시켜야 한다는 관점에서다.

    그런데 사회주의자/선진노동자들이 ‘이명박 정부 퇴진’을 단지 선언적 구호가 아니라 실제 투쟁 목표로 해서 투쟁을 조직한다고 할 때 ‘퇴진’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대안이 제1 야당인 민주당 정부인가? 전혀 아니다. 그렇다면 민노당 등 진보정당들이 자본가 정당인 민주당과 손 맞잡고 결성한 반이명박 전선에 바탕한 정부, 즉 민주대연합 정부인가? 우리는 또 하나의 부르주아 정부에 다름 아닌 그 같은 계급협조 정부에 반대한다. 우리는 대안을 자본가 정당과 단절한 노동자 정부 또는 노동자 민중 정부 수립을 제안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를 퇴진시키고 노동자 정부를 수립하기까지의 대중투쟁 과정에서 노동자 민중들이 제기하는 요구들(예를 들어 “일체의 해고 금지”, “비정규직 철폐”에서부터 “노동자 산업통제”, “재벌 몰수 국유화”에 이르기까지)을 노동자 정부가 즉각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체계화된 일련의 사회변혁 조치들을 강령의 형태로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변혁 프로그램을 이명박 정부 퇴진투쟁 과정에서부터 대중적으로 제출하고 선전 ․ 선동과 요구 투쟁을 조직했을 것이다. 나아가 이 사회변혁 강령에는 노동자 정부가 그 강령 상의 혁명적 조치들(생산과 산업에 대한 자본가계급의 통제권/ 지배 ․ 소유권을 박탈하는 조처들, 몰수 국유화 등)을 실시할 때 거기에 격렬히 반대할 자본가계급에 대해 무장해제하는 조치들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즉 경찰, 군대 등 자본가계급의 소유권과 지배질서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억압적인 부르주아 국가기구를 해체하는 조치들 말이다.

    또한 이러한 조치들을 실행하고 노동자 정부 스스로를 보위 ․ 방어하기 위해서는 노동자계급을 무장시켜야 한다. 노동자 정방대, 파업사수대, 노동해방 선봉대, 노동자 민병대, 공장위원회, 노동자평의회, 투쟁하는 노동조합 등 각급 노동자계급 조직들을 통해 대중을 무장시키고, 이들 조직에 노동자 정부 스스로가 책임을 지고 통제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노동자계급 무장을 위한 조직 구성 요구 또한 강령에 모두 포함된다.

    이렇게 볼 때 사회주의자/선진노동자들이 현 시기 계급투쟁 정세에서 투쟁 목표를 ‘이명박 정부 퇴진’으로 잡는다는 것은 결코 단순한 선언적 구호의 채택에 불과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명박 정부 퇴진투쟁이라는 정세적 투쟁 목표를 매개로 자본주의 철폐/ 사회주의 혁명이라는 강령적 목표를 위한 투쟁을 조직한다는 포괄적 투쟁계획 속에서만이 ‘이명박 정부 퇴진’ 요구가 진정 현실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투쟁에서 승리하려면 이런 포괄적인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그러한 강령을 중심으로 선진활동가들이 결집하는 결사체로서의 당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당이 아니고서 그 어떤 정치서클이나 또는 노동조합이 그 같은 포괄적인 강령을 채택하고 실제 그 강령의 실현을 위해 투쟁을 조직할 수 있겠는가?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어떤 당을 건설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먼저 ‘강령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당’을 건설해야 한다고 답해야 한다.

    전술

    전술은 투쟁 목표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 방법이자, 그 방법 쪽으로 대중을 전취하는 정치투쟁/ 정치활동이다. 대중이 당으로 포괄되어 있지 않고 대중조직에 속해 있기 때문에 대중을 전취하는 것은 곧 이 대중조직의 다수파를 전취하는 것이다. 당이 대중조직 안에서 그 다수파를 획득하기 위한 정치투쟁은 전술의 필수불가결한 한 부분이다. (이 정치투쟁에는 당연히 그 방법, 즉 투쟁계획/ 투쟁 안을 제출하고 이 안 쪽으로 다수를 획득하기 위한, 안을 둘러싼 투쟁이 수반된다.)

    예를 들어 “경제위기 전가/ 학살 주범 이명박 퇴진!”이라는 목표를 위해 총파업이라는 방법을 동원하고자(즉 총파업 전술을 펴고자) 할 때 당이 무매개로 직접 대중한테 총파업을 때린다고 총파업이 되지 않는다. 대중조직을 거쳐야 한다. 노동조합 안에서 그 전술 안을 놓고 다수파를 획득해야 한다. 공식 노조체계를 거쳐야 하고 노조관료들의 사보타지에 도전하기 위해 평조합원들의 압력을 조직하고, 심지어는 비공인 평조합원운동을 조직해야 한다. 말하자면, 총파업 전술 쪽으로 다수 조합원을 획득하기 위해 노조관료와의 정치투쟁을 평조합원 대중들 사이에서 조직해야 할 것이다. 노동조합에서 총파업 안을 채택토록 하기 위한 이 노조관료와의 정치투쟁은 총파업으로 정부를 비롯한 자본가계급을 타격하는 더 포괄적인 정치투쟁의 한 부분이다. 이러한 포괄적인 정치투쟁 전술은 당이 있어야 기획하고 운용, 실행할 수 있다.

    다른 예로, 전취해야 할 대중조직으로서 소비에트(평의회)가 존재하는 이중권력 상황/ 혁명적 상황이라면 총파업 전술을 넘어 봉기 전술이 제기될 상황일 것이다. 그 경우 소비에트 안에서 무장봉기 전술 쪽으로 다수파 회득을 위해 개량주의 정파들과의 정치투쟁을 소비에트 대중들 사이에서 조직해야 할 것이다. 소비에트가 봉기 안을 채택토록 하기 위한 이러한 정치투쟁은 봉기를 통해 노동자계급이 국가권력을 장악하는 더 포괄적인 정치투쟁의 한 부분이다. 당이 없이 이러한 정치투쟁 전술은 상상 하기 어렵다.

    한편 투쟁방법(투쟁 안)을 둘러싸고 이러한 다수파 획득을 위한 투쟁에서 이길 수 있기 위해서는, 즉 투쟁 안을 채택토록 하는 데 성공하려면 일상 시기부터 상시적으로 해당 대중들 사이에서 부단히 정치선동을 조직해야 한다. 계급투쟁의 모든 사안들을 계급적 관점에서 해설하고, 정부와 자본의 반동적 ․ 반노동자적 정책과 행보, 조치들, 노조관료들과 개량주의 세력들의 노사협조와 배신적 행보에 대한 폭로를 대중들 사이에서 조직하는 사회주의 정치활동을 현장에서부터 지역, 전국에 이르기까지 정력적으로 공공연하게 그리고 상시적으로 펼쳐야 한다. 현장 노동자들 사이에서 정치폭로와 정치투쟁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현장 정치활동이 일상 시기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당이 필요하다. 대중들 사이에서 이러한 상시적 정치선동 조직화가 뒷받침 된다면 그 만큼 투쟁 안을 둘러싼 투쟁의 계기 때 다수파 획득과 투쟁 안의 채택이 신속히 힘 있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정치활동을 상시적으로 수행해내지 않으면, 대중들을 조합주의와 단사주의에 내맡기게 되고 결국 사회주의자/선진노동자들 스스로도 “조합원 정서” 탓, “현장 동력” 탓을 하면서 사업장 질서에 안주하고, 매몰되는 참담한 상황이 일어난다. 이 상황이 우리가 지금 맞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우리 한 번 스스로 반문해 보자. “지금 현장이 다 얼어붙어 있는데 무슨 이명박 퇴진으로 총파업이냐?”, “고용불안으로 지금 그 투쟁도 조직 못하고 있는데 무슨 지금 한가하게 정치투쟁이냐?”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스스로도 전체 노동자계급의 정치투쟁 과제와 내 사업장의 상황을 분리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투쟁 목표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 방법, 그리고 그 투쟁 방법을 대중조직에서 채택되도록 다수파를 획득하기 위한 이 같은 정치투쟁/ 정치선동의 조직화, 이 모든 것이 단일한 전술의 부분들이다. 이와 같이 전술은 포괄적인 정치투쟁 계획이다. 그래서 당의 전술은 항상 ‘계획으로서의 전술’이다. 즉 그때그때 파편적으로 대응하는 임기응변이나 실용적인 방편이 아니라 상호연관된 부분들의 총체이다. 이러한 전술은 당연히 그것을 운용할 전술 주체가 필요한데 당이 바로 그 전술 주체다. 그러한 포괄적이고 복합적인 정치투쟁 전술은 오직 당의 전술일 수만 있다. 아무리 급진적인 정치서클이라도, 아무리 거대한 산별노동조합이라도, 아무리 수백만 당원을 보유하고 있는 의회주의 정당이라도 이러한 정치투쟁 전술을 운용할 수 없다.

    그래서 혁명당을 건설해야 한다. 그래야 지금 계급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혁명적 전술에 우리는 일치를 볼 수 있는가? 투쟁 목표에서 선언적으로 일치한다 하더라도 그 목표를 쟁취하기 위한 방법, 즉 전술 문제에서 갈린다면 그것은 결국 투쟁 방향과 목표를 달리 하는 것으로 귀결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이러한 전술 문제에서도 일치를 봐야 한다.

    흔히들 사소한 전술적 차이로 갈라질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물론 전술도 전술 나름이다. 하위 전술이 있을 수 있고, 또 그 하위 전술에서 더 세부적인 하위 전술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물론 사소한 거 가지고 갈라져선 안 된다. 그러나 우리가 위에서 말한 의미의 전술이라면 사소한 것일 수가 없다. 이러한 정치투쟁 계획으로서의 전술을 부정한다면, 그것은 당을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당이 단지 추상적인 조직형식이 아니라 당이 수행하는 정치활동의 총체라면, 이 정치활동의 성격과 내용 문제, 즉 전술 문제가 핵심일 수밖에 없다. 즉 당의 성격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포괄적인 정치투쟁 계획을 부정하는, 즉 정치활동을 조합운동 테두리로 제한하여 대중의 노동조건 개선과 생존권 방어투쟁에 대한 지원으로 제한한다면 그것은 사실상 당을 부정하는 것이다. 그것이 아니면 당을 순전히 의회 ․ 선거주의 정당으로만 사고하는 것이든지.

    과거 경제주의자들(일종의 조합주의로 전락한 사회주의자들)이 포괄적인 정치투쟁 계획에 반대하고, 그럼으로써 당의 정치활동을 노동조합 서기 활동으로 제한하려고 함으로써 결국 당을 노동조합의 정치적 보완물(조합주의적 경제투쟁과 의회주의적 정치투쟁으로의 양날개식 분업) 정도로 끌어내리며 의회주의 ․ 개량주의 정당으로 나아간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러한 수준의 전술적 차이라면, 즉 당이 수행해야 할 정치활동의 성격과 내용을 달리 하는 차이라면 결코 사소한 것일 수가 없다.

    (현 단계 노동운동과 관련한 구체적인 전술 토론은 이 전국토론회 4차에서 진행할 것이므로 여기서는 일반적인 당의 전술 원리에 대한 토론으로 마치겠습니다.)

    조직

    조직 문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흔히 말하는 ‘당 건설 경로’에 관한 문제다. 다른 하나는 건설될 당의 조직구조에 관한 문제다. 조직구조 문제는, 우리가 건설할 당이 단순한 선전서클이나 의회주의 정당이 아니라 전투정당이므로 이에 걸맞는 조직편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문필활동/ 교육사업 중심이나 원내 활동/ 지역구 사업 중심의 조직이 아니라, 현장세포를 조직 골간으로 정치투쟁 ․ 정치선동을 조직하는 활동과 전선 ․ 공투체(현장, 지역, 전국 단위에서)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전투정당이라면 민주집중제에 바탕을 둔 조직이어야 한다. 의회주의 진보정당들에서 보듯 대다수의 당원은 당비나 내는 페이퍼 당원에 불과하고 실질 운영은 소수 명망가 중심으로 돌아가는 비민주적 과두제 조직은, 모든 당원이 활동가로서 민주적 중앙집중주의 원리에 따라 ‘자유로운 토론/ 행동 통일’을 담보하는 혁명적 노동자당과 양립할 수 없다. 이 문제는 이후 진행될 토론회에서 좀더 상세히 논의하자.

    ‘당 건설 경로’ 문제는 당을 어떻게 건설할 것인가의 문제로서 당의 상 문제와 불가분의 관계이다. 당의 상 또는 당의 성격은 당이 건설되는 방식에 많은 부분 영향 받을 수밖에 없다. 건설 방식 자체가 건설될 당의 상을 구조화해 들어갈 것이고, 당의 성격에 각인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당 건설 경로는 어떤 당을 건설할 것이냐의 문제로부터 자립적일 수 없다. 순수 조직적,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그 자체로 정치적인 문제이다.

    당 건설 경로를 흔히 창당 날짜를 박고, 추진위’ - 준비위 등 창당에 이르는 조직형식들을 설정하는 ‘일정’ 문제로 왜소화, 형해화 하곤 하는데, 이것은 조직 문제를 강령 ․ 전술 문제와 기계적으로 분리하는 데서 오는 오류이다. 중요한 것은 언제, 어떤 형식절차를 거쳐 당을 만들 것이냐가 아니라 건설될 당의 정치적 내용(강령 ․ 전술 ․ 조직)을 정립,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선진활동가들 사이에서 조직하는 것이다. 당 건설 ‘일정’이 아니라 당 건설 ‘투쟁’이다. 그리고 그 투쟁의 계획/전술이다. 따라서 당 건설 경로는 당 창건이라는 목표를 쟁취하기 위한 방법의 문제다. 즉 경로는 당 건설 투쟁 전술의 문제다.

    우리는 정확히 이런 관점에서 당 건설 경로를 내와야 한다. 우리는 현 시기 자본과의 모든 전선에서 투쟁하고 있는 계급투사들 사이에서 이러한 당 건설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자본과의 전투 일선에 있는 전위투사들을 당의 강령 ․ 전술 ․ 조직을 위한 정치투쟁으로 조직하자. 당 건설 경로는 일정을 박는 문제가 아니라 당 건설 정치투쟁을 조직하는 것이다. 계급투사들 사이에서 당 건설 안(강령 ․ 전술 ․ 조직)을 정립하고 쟁취하는 정치투쟁을 조직하는 것이다.

    우리가 당 건설 경로 문제를 정확히 이런 관점에서 접근할 때만이, 당 건설투쟁에서 일체의 서클주의 논리를 배격할 수 있으며, 나아가 서클 통합(정치조직 간의 통합)을 통한 확대판 서클을 만드는 것으로 당 건설을 대신하는 오류를 피할 수 있다. 우리가 건설할 노동자계급 혁명정당은 ‘전위당’을 자처하는 또 하나의 서클이 아니라 대중적인 전위정당이다.

    또한 그럴 때만이 “활동가들의 의식 수준”을 핑계로 혁명적 강령을 유보하고 ‘변혁’, ‘사회주의’, ‘노동자 민중의 권력’ 등 몇 가지 “대전제”를 확인하는 것으로 ‘폭넓게 결집하는 당’을 일단 만들고, 그리고 나서 완전한 강령을 만들어 나가자는 식의 기회주의적인 논리를 단호히 거부할 수 있다. (현재 한국에도 많이 알려지고 있는 프랑스의 ‘반자본주의 신당’ 건설을 주도하고 있는 정파세력들이 바로 이러한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지금으로선 확대판 서클도, 혁명적 강령을 유보한 채 ‘폭넓게 결집하는 당’도 모두 결코 혁명적 노동자당 건설의 촉진제가 아니라 걸림돌이 될 것이다. 사노련 역시 사노련 조직을 확대하는 방식을 취하는 -- 서클 확대 방식이든 ‘폭넓게 결집하는 당’을 만드는 것이든 -- 순간, 대중적인 혁명정당 건설투쟁에 걸림돌로 탈바꿈 되어 버릴 것임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사노련은 혁명정당 건설투쟁에서 단호히 사노련 서클을 지양(계승 ․ 극복 ․ 폐기)하고 완전히 새로운 질을 갖는 대중적인 혁명당을 창건한다는 목적의식성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

    우리 사회주의자/선진노동자들은 건설될 당의 정치적 내용(상과 경로, 즉 강령 ․ 전술 ․ 조직)을 위한 투쟁을 회피하고 이를 일정 박는 것으로 대신하려고 하는 조직 물신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일정’이 제시되어야 한다면, 다름 아니라 혁명적 강령 ․ 전술 ․ 조직에 바탕한 당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 계획/전술로 제출되고 결의되어야 한다.

    현 시기 구체적인 당 건설 투쟁 전술은 이 일련의 전국공동토론회 마지막 회(총괄 및 당 건설 경로를 주제로 하는)에서 토론할 예정이므로 그 때 제출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현 시기 당 건설 동력 문제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고 발제를 마치겠습니다.

    현 시기 당 건설 동력은 잠재적으로 충분히 존재한다. 우리 사회주의자/선진노동자들이 당 건설 정치투쟁의 전술 주체로 확고히 선다면 잠재적 당 건설 동력은 충분히 현실 동력으로 끌어낼 수 있다. 당장은 혁명적 강령 ․ 전술 ․ 조직(안)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현 시기 계급투쟁의 대안적 지도력을 찾고 있는 수천 명의 계급투사들이 존재한다. 가속화되고 있는 자본주의 위기 속에서 개량주의 진보정당들이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이해와 정치적 독립을 팔아넘기고 있는 것을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으면서 대안적인 노동자 정당 건설의 필요성에 대한 동의가 활동가들과 투쟁하는 노동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될 것이다.

    물론 우리는 이러한 동의가 무매개로 곧장 혁명정당 깃발 아래 결집하는 것으로 이어질 것이라 가정할 만큼 비현실적이지 않다. 또한 우리는 이러한 동의가 혁명정당 필요성에 대한 동의로까지 곧장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러한 동의는 ‘아무 것도 아니다’며 최후통첩을 던질 만큼 어리석은 종파주의자도 아니다. 우리는 이들 속에서 당 건설 정치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그러한 정치투쟁을 조직할 때만이, 그리고 혁명정당 건설을 매개할 수 있는 그러한 정치투쟁으로 이들이 나서도록 조직될 때만이 그러한 동의는 실제 대중적 당 건설운동으로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대중적 당 건설운동은 사회주의자/선진노동자들의 전술 주도성이 제대로 발휘된다면 빠르게 혁명적 강령 ․ 전술 쪽으로 당겨질 것이며, 그 속에서 왜 대안적인 노동자 정당이 반드시 혁명적 노동자당이지 않으면 안 되는가를 입증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노동자계급 혁명정당만이 현 시기 계급투쟁 정세가 요구하는 투쟁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입증시킬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총괄 토론회에서 구체적인 당 건설 투쟁 전술에 대해서 치열하게 토론해 봅시다.

    <제1차 토론 요약발제문 : 양효식>

    정세와 당 건설 (요약 발제)

    1. 현 시기 계급투쟁 정세

    지금 어느 때보다도 일상 시기와 (준)혁명적 정세 사이의 간극을 급속히 메꿀 수 있는 정세다. 방어적 경제투쟁을 공세적인 투쟁으로, 정치권력 장악 투쟁으로 이끌 수 있는 이행강령[대중행동강령]이 그 어느 때보다도 현실 적용성을 가지는 정세다. 자본의 위기 전가에 맞서는 투쟁과 이명박 반대투쟁을 결합하여 전체 노동자계급의 투쟁으로, 계급 대 계급의 투쟁으로 전면화해야 할 정세다.

    객관 정세는 이러한데, 노동자계급은 지도력 위기를 맞고 있다. 노조관료/개량주의 진보정당들이 민주대연합을 통해 이명박 퇴진투쟁을 의회 제도권 내로 흡수하려 하는 한편, 다른 한 축으로는 양보교섭, 노사정 타협 추구를 통해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봉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주의자/선진노동자들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결합된 과제를 제기 받고 있다.

    1) 정부와 자본의 위기 전가 공세에 맞선 강력한 단결투쟁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그리고 이러한 투쟁 조직을 사보타지 하고 단결투쟁 전선을 교란시키는 노조 지도부들의 계급협조/ 노사협조주의에 어떻게 도전하고 극복할 것인가?

    2) 촛불투쟁, 용산 철거민 학살정권 규탄투쟁, MB악법 저지투쟁, ‘법과 질서(법치)’를 앞세운 공안통치 ․ 탄압에 맞선 투쟁 등으로 전개되고 있는 이명박 반대투쟁을 어떻게 전체 노동자계급의 투쟁으로 확대시킬 것인가?

    이 투쟁을 어떻게 개별 자본에 맞선 투쟁과 결합시키고 조직 노동자들의 투쟁으로까지 발전시킬 것인가?

    어떻게 이 투쟁이 민주대연합(민생민주국민회의: 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에 의해 의회와 제도권 내로 흡수되어버리는 상황을 막고, 가두전투와 총파업의 결합으로 노동자계급 대 자본가계급의 전면전으로 나아가도록 할 것인가?

    2. 당 건설

    이 과제를 풀 혁명적 강령 ․ 전술 ․ 조직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당 건설! 이렇게 결집하는 노동자계급 혁명정당 건설로 정세를 돌파하자!

    - 당 건설 하겠다면 이 결합된 두 과제를 풀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곧 현 시기 당 건설이다. 이 투쟁과 당 건설 투쟁이 별개일 수가 없다. 그렇다면 이 과제를 풀 강령 ․ 전술 ․ 조직을 가지고서 현 투쟁의 혁명적 지도력을 세우는 것이 곧 당 건설이다.

    - 현 시기 자본과의 전투 일선에서 투쟁하는 수천 계급투사들 사이에서 이러한 당 건설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우리 사회주의자/선진노동자들이 이 투쟁들의 한 가운데서 새로운 당을 만들어야 한다. 노조관료/개량주의 정당이라는 이 양대 장애물을 뚫고 두 과제를 해결할 당, 이 계급투쟁을 승리로 이끌 당을 만들어야 한다.

    - 이러한 당 건설, 그것이 두 과제 해결의 지름길이다. 강령 ․ 전술 ․ 조직 상에서 통일된 당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지금 정세에서 우회하지 않는 지름길이다. 강령 ․ 전술 ․ 조직계획을 중심으로 결집하고, 그렇게 결집한 초동 전술주체들이 이 확립된 강령 ․ 전술 ․ 조직을 일선 투사들 사이에서 공론화 대중화하는 대공업적인 정치사업/ 대중적인 정치캠페인을 조직해야 한다.

    - 일선의 계급투사들 사이에서 이러한 정치투쟁을 배치할 초동 전술주체가 이 토론회를 거쳐 형성되기를 바란다. 이후 4차례 토론회를 통해 이러한 혁명적 강령 ․ 전술 ․ 조직계획을 토론하고 무장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3가지 오류들을 시급히 극복해야 한다.

    첫째, 혁명주의와 개량주의를 모두 아우르려 하며 둘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 중도주의.

    둘째, 위와 같은 두 가지 과제가 명백히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정세임에도 정세를 총체적으로 보려 하지 않고 내 사업장, 내 조합원, 내 현장 기반만 보려 하는 조합주의.

    셋째, 말로는 전위당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위와 같은 과제 앞에서는 조직 역량을 탓하면서 회피하고, ‘당과 강령은 아래로부터 만들어진다’며 대기주의적 자세를 취하는 서클주의.

    현 정세는 사회주의자/선진노동자들이 계급투쟁에서 혁명적 ․ 전투적 지도력을 세워낼 수 있는가, 진정한 노동자당을 건설할 수 있는가를 판가름할 최대의 검증대이자 도전이자 기회이다. 토론회를 거쳐 이 시험대를 통과할 수 있도록 혁명적 강령·전술로 무장하고 결집하자.

    <제1차 울산토론 사회자 공통질문에 대한 답변 : 양효식>

    사회자 질문에 대한 답변

    [질문1] 현재 논의되고 있는 당은 변혁운동의 참모부로서의 전략적 당을 얘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필요성의 근거로서 과거 노동자정치운동 한계를 여러 지점에서 짚고 있는데, 이는 자칫하면 지난 활동의 한계를 당의 부재라는 것으로 단순히 치환시킬 위험성이 있으며 역으로 당이 건설되면 모든 문제가 극복되는 것처럼 당 만능주의로 오해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두 발제자께서 경험하신 정치적 서클의 한계는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정치적 서클의 한계를 극복하는 당의 상은 어떠해야 하는 것인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답변] 당이 없어서 지난 활동이 다 문제였다 라는 얘기가 아니라, 사회주의자/선진노동자들이 조합주의와 서클주의를 재생산하고 있는 상황을 당 건설로 극복할 때만이 현실 노동계급운동이 빠져 있는 질곡을 타개할 길도 또한 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회주의자/선진노동자들이 지금까지처럼 당과 강령 없이 하는 활동으로는 더 이상 현 시기 노동계급운동이 직면한 한계를 돌파하기는커녕 그 한계를 재생산하는 역할만 할 것입니다.

    사회주의자들은 대중들 사이에서 사회주의 정치활동을 전개하고 대중들을 정치투쟁으로 조직하는 고유한 임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간 사회주의자들은 현장에서 조합주의를 넘어서는 활동을 개척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조합주의를 재생산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물론 사회주의자들은 현장에서 가장 헌신적이었고 그 어느 세력보다도 전투적인 노조운동을 전개했습니다. 이 점에서 개량주의 진보정당의 당원들과 명백히 비교되는 부분입니다만, 그럼에도 본질적으로는 조합운동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자들은 모두 자본주의 철폐와 사회주의 혁명을 강령적 ․ 전략적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은 합니다. 그러나 사회주의자들이 현재의 투쟁들에서 -- 예를 들어, 개별 자본의 위기 전가에 맞서는 현장 투쟁에서, 또는 용산 투쟁, 촛불투쟁 등 이명박 퇴진투쟁에서 --  대중들을 그러한 목표를 위한 정치적 조직적 준비를 시키고 있는가? 준비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이 현재의 투쟁들과 자본주의 타도 투쟁 사이에 넘을 수 없는 만리장성을 사회주의자들 스스로 쌓고 있는 것은 아닌가?

    강령(전략적 목표만이 아니라 그 목표를 쟁취하기 위한 전술적 방법까지 모두 적시하고 있는 강령)과 당 없이는 그런 준비를 시킬 수 없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조합주의/서클주의와 단절하지 못하고, 강령과 당 건설을 자꾸 뒤로 미룬다면 결국 만리장성을 쌓고, 최소강령-최대강령 사이에 분리벽을 쌓고 결국에는 개량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사회주의 조직들 모두가 사업장 현장에서는 아직 개량주의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런 분리벽을 당연시 하는 실천으로 젖어들고 있음을 우리 스스로가 부정할 수 있는가? 당만 건설하면 모든 문제가 극복되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 젖어들고 있는 실천 노선의 위험성을 직시하고 현 시기 당 건설을 절체절명의 자기 과제로 받아 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간 사회주의자들이 일상적으로 현장에서 대중들을 얼마나 자본주의 타도 준비를 시키고 있는가 한 번 봅시다.

    사노련을 포함하여 사회주의 서클들이 내는 정치신문이나 기관지는 여전히 대중들 사이에서 정치폭로와 정치투쟁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수단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 정치신문이 배포되는 사업장이 지금 몇이나 있습니까? 신문이나 기관지를 내도 현장에서 배포를 조직할 수 없는 것이 많은 서클들의 현실입니다. 아니, 신문이나 기관지의 정기성조차도 지키기 힘들어하거나 발간 주기가 너무 길어 대중들 속에서 정치폭로와 선동을 조직하는 수단으로서 거의 가치를 가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고립분산적이고 수공업적인 서클의 한계를 넘어 전국의 수십 개 주요 사업장에서 매주 정치신문이 체계적으로 배포된다고 상상해 보십쇼. 현장에서 그러한 정기적 배포망을 구축하고 있다면 현장에서 사회주의자들이 조합 활동가로서가 아니라 사회주의 현장활동가로서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 될 것입니다. 그것도 주변의 소수 동료들 사이에서의 선전가 ․ 교육자로서가 아니라 말 그대로 대중들 사이에서 정치선동 ․ 정치투쟁의 조직가로서 스스로를 정립해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바로 사회주의자들은 서클주의의 한계를 넘어 당으로 결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결집은 필히 강령 ․ 전술의 정립을 요구합니다. 서클이 서클주의에 안주할 때 체계적인 강령 ․ 전술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습니다. 선전/교육을 넘어서는 현실 계급투쟁에 대한 지도력으로까지 나아가기를 거부하거나 겁내기 때문입니다. 체계적인 강령 ․ 전술에 기초한 정치신문과 이를 매개로 한 현장 정치활동은 현장에서 사회주의 지도력의 확립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전국에서 현장으로, 현장에서 전국으로 이러한 지도력을 구축하는 것, 그것이 서클의 한계를 극복하는 당의 상입니다.

    한편 정치조직들 말고 현장의 선진노동자조직들은 어떻습니까? 지금 대공장의 현장조직들은 조합활동과는 다른 독자적인 활동이란 것이 완전히 없어져버린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 선거조직이나 계파, 친목단체로 전락해버린 실정입니다. 이것 또한 일종의 서클이 갖는 한계입니다. 정치서클이 아니라 현장서클이겠지만 말입니다.

    이제 현장의 선진노동자들은 일차적으로 사회주의 당의 현장분회로 스스로를 조직해야 합니다. 당의 골간세포인 이러한 현장분회가 먼저 확고히 선다면 이 현장분회의 지도력 하에서 현장조직이나 현장공투위 등의 활동가 조직 또한 바로 설 수 있을 것입니다. 당을 통해서 연결되어 있는 수십, 수백개의 현장분회는 항상 전국적, 전계급적 시야 속에서 정치활동과 현장투쟁을 조직할 것입니다.

    당이 만능은 아니지만, 사회주의자/선진노동자들이 정치서클이든 현장서클이든 서클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강령과 전술에 바탕하여 전국적이고 대공업적인 정치투쟁과 정치사업을 펼칠 당으로 결집한다면, 단순히 산술적 합 이상의, 수십배, 수백배의 역량을 계급투쟁에서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질문2] 향후 건설될 당이 당의 필요성만을 주장하는 일부 운동가들의 집합체로 이해되거나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대중적 지도력과 정치적 권위를 획득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핵심적인 문제일 것입니다. 그간 활동 속에서 대중적 지도력과 정치적 권위를 획득하는 데 실패한 것이 있다면 그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시는지, 향후 건설할 당은 어떠한 경로와 활동을 통해 정치적 권위를 획득해 나갈 것인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답변] 당 건설을 말하면서 대중운동과 괴리된 종파로 전락하는 위험성을 지적하는 것 같습니다. 개량주의 진보정당들은 노동조합 관료들을 통해 노동자계급, 특히 조직노동자 부위에 여전히 상당한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뿌리와 기반을 이용하여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사보타지 하고 있습니다. 현 시기 당 건설투쟁은 개량주의 정당과 함께 이러한 노조관료와의 정치투쟁에 다름 아닙니다. 이러한 투쟁을 회피하고서는 대중적 지도력을 갖는 당을 만들 수 없습니다. 그리고 노조관료와의 투쟁은 공식 노동조합 질서를 넘어설 수 있는 평조합원운동을 건설하고 노동조합을 대중투쟁기관으로 바로 세우는 투쟁입니다.

    ‘사회주의자 특유의 정치투쟁’이라는 미명 아래 당의 정치투쟁을 대중조직 속에서 지도력을 전취하기 위한 투쟁과 분리된, 어떤 별개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상정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현 시기 조직 노동자운동의 지도력을 이루고 있는 노조관료와의 투쟁을 사실상 회피하는 것이며, 필시 종파적 고립주의로 빠져들게 되어 대중적 지도력과 정치적 권위를 획득하는 데 실패할 것입니다.

    [질문3] 오늘의 토론 주제는 “정세와 당 건설”입니다. 지난날 자본과 노동의 대립 속에서 여러 정세들이 있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에서 당 건설 논의가 되어야만 하는 가장 핵심적인 정세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답변] 다음과 같은 주객관적 조건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지금 당 건설을 절실히 제기하고 있는 정세 요인입니다.

    - 격화되고 있는 자본주의 위기와 이로 인한 이명박 정부와 자본가들의 발악적 공세.

    -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일상 시기와 혁명적 정세 사이의 간극을 급속히 메울 수 있는 정세다. 현재의 방어적 투쟁과 공세적 투쟁(자본주의 그 자체에 도전하는 투쟁, 정치권력 투쟁) 사이에 만리장성을 쌓아선 안 되는 정세다. 제2의 촛불항쟁, 일상화된 이명박 퇴진투쟁이 이를 말해준다.

    - 자본주의 철폐/사회주의 혁명이라는 목표만이 아니라 그 목표에 이르기 위한 행동강령이 절실한 필요로 제기되는 정세다. 이 행동강령은 당면투쟁을 공세적인 투쟁, 정치권력 투쟁으로 인도하는 이행 강령이어야 한다. 이러한 이행강령이 그 어느 때보다도 현실 적용력을 가지는 정세다. 이 이행강령을 내걸고 전체 노동자계급을 단결, 결집시킬 노동자 단결투쟁전선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여 현재의 이명박 반대투쟁과 자본의 위기 전가에 맞서는 투쟁을 결합시켜 전체 노동자계급의 투쟁으로, 계급 대 계급의 투쟁으로 전면화해야 할 정세다.

    - 객관 정세는 이러한데 현재 노동자계급은 지도력 위기를 맞고 있다. 노조관료/개량주의 진보정당들이 민주대연합을 통해 이명박 퇴진투쟁을 의회 제도권 내로 흡수하려 하는 한편, 다른 한 축으로는 양보교섭, 노사정 타협 추구를 통해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봉쇄하고 있다.

    이 노동자계급 지도력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전력을 다해 움켜쥐어야 할 중심 고리는 무엇인가? 노골적인 계급협조 노선을 걸으며 부르주아 정당의 2중대로 전락하고 있는 양대 진보정당과 노조관료에 대해 진정한 대안을 찾고 있는 조직 노동운동/민주노조운동의 수만, 수십만 노동자들에게 닥친 지도력 위기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가?

    우리가 지금 당 건설 논의를 하는 것은 바로 우리 사회주의자/선진노동자들 앞에 놓인 이 초미의 문제들에 답하기 위해서다.

    <제1차 울산토론을 앞두고 사노련 울산위원회가 발표한 입장>

    토론회에 임하며 노힘과 사노준을 전면 비판한다

    1. 마지막까지 배신자를 감싸안은 노힘

    노힘은 2월 8일 해산총회를 열어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을 위해 발전적으로 해소하기로 결의했다. 하지만 노힘은 이날 ‘발전적 해소’를 한 게 아니라 배신자들을 감싸고 도는 ‘또다른 역사적 배신’을 했을 뿐이다.

    “이날 해산 건에 앞서 심의안건으로 다룬 '회원 징계건'은 부결됐다. 현대자동차지부 투쟁 평가와 관련해 '제명' 안이 올라온 울산기본단위 윤해모, 조창민 회원 징계에 찬반토론을 벌이고 표결에 붙인 결과 참석한 회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지 못했다. 두 회원에 대해선 앞서 중앙위원회에서 징계가 확정된 울산기본단위 회원 7명과 같은 수준의 징계(경고)를 내리고, 반성문을 공개하는 것으로 정리했다.”(<'노동자의힘' 10년 만에 해산>, 참세상)

    ‘제명’이 거론됐던 민투위 노조 관료들은 2005년 류기혁 열사를 ‘열사’로 인정하지 않았던 배신자 집단의 일원이다. 그리고 2001년 효성 파업 때 연대총파업 전날 파업을 철회해 효성 파업을 패배로 몰고 갔던 자들의 일부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2007년 말 현대차 지부장 선거에서 ‘상시야간조’ 도입을 선거공약으로도 주장했다. 그리고 작년 주간연속2교대 투쟁 때는 부품사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생존권 쟁취를 현대차 지부가 정확히 내거는 것은 ‘월권’ 행위라고까지 얘기하기도 했다. 현대차 자본의 ‘2년 연속 무쟁의’ 염원에 보조를 맞추려고 전면파업을 극구 회피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다 결국엔 ‘UPH UP으로 노동강도는 대폭 높아지고, 실질임금은 삭감되며, 비정규직, 부품사 노동자들의 고용은 나몰라라 하며, 기존 주간연속2교대 노사 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드는’ 형편없는 주간연속2교대안을 철저한 밀실교섭 끝에 자본과 야합해 관철시켰다.

    그래서 1차 잠정합의(의견일치) 때는 울산공장 대의원들 다수가 본관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며 교섭을 저지했으며, 2차 잠정합의 때는 역사상 최고치로 압도적 부결이 나왔다. 사측과 민투위의 야합집행부는 1,2차 잠정합의안과 하등 다를 바 없는 형편없는 안을 새로운 잠정합의안이라고 뻔뻔스레 내놓고는 다시 밀어붙여 간신히 통과시켰다. 그 주간연속2교대 노사야합은 거의 그대로 기아차 노사야합으로 이어졌다. 결국 민투위는 10년 동안 ‘주간연속2교대로 노동시간 혁명’을 떠들어왔지만 실제로는 자동차, 금속 자본가들에게만 좋은 ‘아주 나쁜 선례’를 만들어주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평범한 현장 노동자들도 민투위를 ‘어용’이라고 주저없이 부르며, 대의원 선거, 사업부 대표 선거 등에서 준엄하게 심판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제명이 거론됐던 자들은 노조 집행부에서 사퇴하기로 했다가 그걸 뒤집어 현장노동자들을 또다시 우롱하기도 했다.

    노힘은 이런 자들을 단호하게 ‘제명’하지 못하고, 징계라고도 부를 수 없는 ‘경고’ 조치를 취하면서 다시 감싸안았다. 총회의 구체적 진행과정은 알지 못하지만,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했다는 것은 “최소한 3분의 1 이상”이 배신자들을 적극 감싸안았다는 것을 뜻한다. 역사적 배신자들을 적극 감싸안은 이들 또한 다른 곳에서 비슷한 배신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런 배신이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을 정도로 계급적 책임성이 심각히 떨어지는 자들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사실상 배신을 정당화해주는 행위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더 큰 문제는 바로 노힘 지도부에 있다. 지도부가 배신자들을 ‘제명’으로 단호하게 응징하겠다는 굳센 의지를 가졌다면 ‘제명’을 충분히 관철시켰을 것이기 때문이다. 노힘 지도부가 ‘정치적 재조직화’ 운운하며 배신자들 및 그와 비슷한 부류의 노조 관료들과도 계속 동거하겠다는 태도를 지녔기에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사노준은 노힘의 결의를 토대로 결성된 조직이다. 그 점에서 사노준의 ‘사회주의 노동자당 건설운동’은 노동자계급의 배신자들과도 함께 ‘당’을 건설하겠다는 이번 노힘 총회의 결정 위에 서 있는 꼴이 되었다. 따라서 그런 행태를 그대로 두고 본다면, 민족주의 민주노동당, 사회민주주의 진보신당을 뛰어넘어 노동자의 희망을 만들어가야 할 ‘사회주의노동자당 건설투쟁’은 관료들의 정치놀음판으로, 잘해야 ‘우스갯소리’로 전락해버릴 것이다.

    만약 사노준 활동가 가운데 조금의 양심이라도 있는 동지라면, 배신자를 감싸는 또 다른 배신에 대해 정치적 생명을 걸고 결사적인 투쟁을 벌여야 할 것이다. 제명이 거론된 배신자들은 물론이고 배신자들을 감싸는 또 다른 배신자들을 단호하게 축출하기 위해 투쟁하고, 그걸 관철시킬 수 없다면 배신자를 감싸고 도는 집단으로부터 소수라도 단호하게 분리해 나와야 할 것이다.

    2. 사노준은 좌파 노조 관료들의 당을 만들려고 하는가?

    사노준은 사노련과 함께 ‘사회주의 당건설운동 전면화를 위한 토론회’를 하면서 동시에 노건추와 함께 ‘노동자계급 정당 건설을 위한 전국공동토론회’를 한다. ‘목표와 내용만 괜찮다면’ 여기저기와 토론회를 하는 건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 사노준의 목표와 내용 모두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노힘은 온갖 개량주의, 중도주의 정치세력들까지 다 끌어모아 ‘좌파연합 당’을 만들려 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2007년 ‘좌파연합’ 건설 시도였다. 왼쪽에는 혁명적 사회주의 세력을 끼고, 오른쪽에는 해방연대, 다함께는 물론 사회당까지 끼고 ‘좌파연합’을 통해 당으로 한 발 나아가보려 했다. 하지만 그 시도는 한 번 모이고 끝나는 걸로 참담하게 실패했다. 대중투쟁을 밀어가는 데에서는 여러 이질적 세력도 같이 할 수 있지만, 자본주의를 철폐하고 노동자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사회주의노동자당을 건설하는 데에서는 상당히 높은 정치적 통일성이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공황, 전쟁, 혁명 같은 거대한 격변 속에서 노동자당들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산산이 파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좌파연합을 통한 당 건설은 처음부터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그런데 지금 노힘이 주도해 만든 사노준은 ‘사회주의노동자당 준비모임’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도, 이미 실패했고(외국 사례까지 포함하면 수백 번 넘게 실패했고), 실패할 수밖에 없는 ‘좌파연합을 통한 당 건설’을 다시 추진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사노준이 노건추와 함께 토론회를 하는 것은 노건추에 노조 간부들이 어느 정도 참가하고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노건추는 사실상 진보신당으로 노동자들을 끌고 들어가기 위한 ‘노동자 유혹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거기에 참가하고 있는 주요 노조 간부들은 대개 민주노총, 금속연맹, 공공연맹 등에서 좌파 노조 관료로 활동했으며, 결정적 순간에 또 다른 배신을 저질렀거나 거기에 동참했던 자들이다. 따라서 사노준이 노건추와 공동토론회를 통해 공동의 당 건설을 추진한다면, 그건 현실적으로 당 건설에 참여할 좌파 노조 관료들의 숫자를 늘리는 수준을 넘어서기 힘들 것이다.

    노힘은 오랫동안 ‘노조 뒤에 숨어서’ 활동할 뿐 ‘자신의 정치’를 뚜렷하게 드러내지 못했다. 그야말로 조합주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그 결과 노힘은 자신들의 많은 노조 활동가들을 ‘노조 활동을 하는 사회주의 노동자’로 단련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회주의 정신을 잃어버린 조합주의 간부로, 심지어는 배신자’로 전락시켜 왔다. 그래서 노힘은 ‘좌파 노조 관료들의 정치적 도구’ 수준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그런데 노힘은 결국 ‘사노준’마저 더 많은 ‘좌파 노조 관료들의 정치적 도구’로 만들려 하는 게 아닌가? 어떤 세력도 정지해 있을 수 없다. 노힘과 사노준은 지금 전진하고 있는가 퇴보하고 있는가? 노힘과 사노준 활동가 말고 어떤 노동자투사가 지금 노힘과 사노준이 전진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

    3. 사노준의 노선은 '노동자계급의 사회주의 노선'이 아니다!

    우파들은 ‘대동단결’이란 미명 아래 오랫동안 올바른 비판에는 재갈을 물리면서 타협과 배신을 일삼아 왔다. 민주노동당이 민주당과 ‘민주대연합’을 추진하는 것은 그 최신판일 뿐이다.

    그런데 좌파 안에서도 ‘대동단결’을 내세워 무원칙한 정치연합, 더 나아가 정치적 야합까지 추진하고, 정당화하는 경향은 오랫동안 있어 왔다. 노힘은 작년 하반기 3단체(사노련, 해방연대, 노힘) 토론회 발제문에서,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사노준은 이번 토론회 발제문에서 일관되게 ‘서클(정파) 운동으로는 안 되니, 간단한 몇 가지 원칙에 동의하면 대충 함께 하자’는 기조를 반복해서 제기하고 있다. 이것은 ‘토론회와 노동자공동투쟁 등을 통해 사상적, 실천적 검증을 거치지 않고 당을 만들 수는 없다’는 사노련의 입장을 비판하면서 ‘공동의 당 건설을 전제로 토론’하고, ‘빨리 당 건설 추진위를 함께 만들자’고 거듭 촉구했던 것에서도 잘 드러났다.

    사노준의 이런 입장은 민노당, 진보신당을 넘어서는 진짜 노동자당, 즉 혁명적 사회주의 노동자당을 건설하길 바라는 노동자투사들의 열망을 ‘악용’해 대충 중도주의 정당, 좌파 개량주의 당을 만들려는 것이다. 혁명적 사회주의 노동자당을 만드는 것은 지금 몰아닥치고 있는 공황기에서 한국 노동자계급은 물론 전세계 인류의 운명을 좌우할 사활적 과제다. 그렇기에 당 건설 문제에서는 ‘엄격한 계급적 잣대’가 필요하며, ‘철저한 사상투쟁, 실천투쟁을 통한 검증’이 필수적이다. 사노준의 대충주의는 한국 노동자계급이 가지고 있는 작지만 소중한 혁명적 사회주의 운동 자산을 ‘정치적 도박’으로 날려버릴 위험을 다분히 안고 있다.

    이번 사노준 발제문에는 “혁명을 승인하는 것과 지금 건설하고자 하는 당이 곧 바로 혁명정당인가의 문제는 별개의 문제일 수 있다”는 문구가 있다. 이 문구 뒤에는 혼란스런 내용이 뒤따른다. 사노준이 혁명정당 건설을 분명하게 표방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중도주의)‘개량정당’을 만들겠다는 선언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사노준이 혁명적 사회주의 조직이 아니라 애매모호한 중도주의 조직일 뿐이라는 점이 ‘사노준의 당관’에서 너무나도 명백하게 드러난다.

    사노준의 흐리멍텅한 중도주의 당관은 ‘당건설 일정 박기’에도 잘 나타난다. 사노준 발제문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일정 제시는 ‘일정박기’가 아니다. 그것은 먼저 전체 정세와 정치적 흐름을 감안한 큰 틀에서의 목표 제시이자 정치적 긴장과 동력을 추동하기 위한 기제이다. 무엇보다 당 건설운동을 직접적 과제로 삼고 있다는 하나의 실질적 징표이기도 하다.”

    ‘1년 내 당 추진위 건설, 2년 내 당건설’ 같은 일정박기가 ‘정치적 긴장과 동력을 추동’할 것이라는 건 사노준의 환상일 뿐이다. 당 건설의 정치적, 조직적 동력을 충분히 확보한 다음에 ‘일정을 제시’할 때만 그 일정은 ‘부도 수표’로 끝나지 않고 실제 당건설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그럴 때만 ‘일정 제시’는 ‘정치적 긴장과 동력’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다. 계급투쟁이 고양돼 노동자투사들이 생존권 투쟁과 함께 대대적으로 정치투쟁에 나서고, 정치투쟁을 앞장서서 이끌고갈 진짜 노동자당 건설에 대한 열망을 강하게 드러낼 때, 그리고 혁명적 사회주의세력이 지속적이고 헌신적인 투쟁으로 그런 열망을 받아안을 수 있을 정도로 준비돼 있을 때 혁명정당은 실제 일정에 오를 수 있다.

    따라서 진짜 사회주의 노동자당을 건설하기 위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일정박기가 아니라 치열하게 노동자투쟁을 일궈내고, 거기에 결합하는 한편 올바른 강령, 조직, 전술 노선을 정립하면서 노동자투사들이 당 건설의 주체로 나설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일정을 박아야 “무엇보다 당 건설운동을 직접적 과제로 삼고 있다는 하나의 실질적 징표”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도 착각이다. ‘사회주의노동자당’을 건설하겠다고 하면서 현장에서 사회주의 정치선동조차 하지 않는 세력, 아니 배신자들을 감싸고 도는 조직이 일정을 제시하면 어느 누가 ‘당 건설을 직접적 과제로 삼고 있다’고 실제로 믿어주겠는가?

    사노준은 ‘일정박기’와 같은 정치게임을 통해 자신들은 ‘당 건설운동을 직접적 과제로 삼고 있는 반면’ 사노련 등 다른 혁명적 사회주의 세력은 ‘당 건설운동을 직접적 과제로 삼고 있지 않다’고 직간접적으로 끊임없이 공격하고 있는데, 그런 속임수에 넘어갈 사회주의자들과 노동자투사들이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사노준 식의 ‘일정박기’는 수많은 선진노동자투사들과 함께 노동자민주주의 방식으로 당을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선진노동자투사들 또는 그런 투사들이 될 수 있는 노동자들을 배제한 채 위로부터 관료적으로 당 창건을 ‘선포’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 우리가 건설해야 할 진짜 사회주의노동자당은 노동자계급이 인정하고,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진정한 ‘노동자계급의 전투사령부’여야 한다. 그런데 사노준처럼 위로부터 일방적으로 일정을 박으면, 사노준이 만들겠다고 하는 ‘사회주의노동자당’이란 노동자투사들에게 그저 사노준의 새이름, 즉 아주 작은 중도주의 서클 정도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후에 진짜 사회주의노동자당 건설투쟁에 선진노동자투사들이 열정을 갖고 참가하는 것을 방해하게 된다.

    작년 10월 3단체 토론회 때 노힘은 “왜 21세기 사회주의인가? 20세기 사회주의운동의 성과를 계승하면서도, 그 한계와 오류를 넘어서며, 21세기라는 현대사회의 조건을 조응하는 것으로서, 21세기 사회주의이어야 함. 변혁을 체제 내적 개혁으로 한정하고 당-노조 양날개론에 입각해 선거주의 집권노선을 취한 사민주의운동의 오류를 극복해야 함. 노동자권력이 당/국가관료의 권력으로 변질되고 당-노조 전달벨트론에 입각해 당이 대중을 계몽하고 지도한다는 공산주의운동의 오류와 한계를 극복해야 함.”이라고 주장했다.

    사회주의를 상황에 맞게 창조적으로 계승, 발전시키자는 원칙적 주장은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리고 사민주의나 스탈린주의를 넘어서야 한다는 점도 적극 공감한다. 하지만 반혁명 사상인 스탈린주의와 맑스주의 혁명사상의 연장인 레닌주의를 엄밀히 구분하지 않은 채, 그리고 무엇이 20세기 사회주의 운동의 성과이고 무엇이 한계 및 오류인지를 명백히 하지 않은 채 ‘21세기 사회주의’를 내거는 것은 노힘이 사상적으로 흐릿하다는 점을 보여줄 뿐이다. “혁명적 사상의 전통이 없는 조직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다”고 어느 뛰어난 사회주의 혁명가가 말했다. 맑스, 레닌, 로자, 트로츠키로 이어지는 혁명사상의 전통을 확실하게 ‘계승’하지 않고서 어떻게 사민주의와 스탈린주의를 극복할 수 있겠는가? 노힘은 ‘21세기 사회주의’라는 말로 마치 자신들의 사상이 ‘새롭고 참신한’ 것인 양 포장하고 있는데, 이미 수십 년 전에 파산한 낡은 중도주의를 화려하게 색칠하는 것일 뿐이다.

    또 사노준의 발제문은 “사회주의 정당의 골간은 현장과 지역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맑스-레닌주의의 혁명적 전통에 따르면, 사회주의 정당의 골간(조직적 기초)은 ‘현장소조’이며, 지역소조는 다만 곁가지일 뿐이다. 사노준 발제문에는 “지역은 일상과 삶이 영위되는 생활의 거점/장소를 가리킨다”고 나와 있는데, 사노준은 노동자계급을 현장에서 하나로 단결시키고 생존권 투쟁과 정치투쟁의 주체로 세워내는 데 (상대적으로) 집중하는 대신, 여러 거주지별로 쪼개고 그런 거주지에서 다른 계급, 계층과 ‘사회운동, 지역운동’이란 이름으로 뒤섞여 활동하게 하는 데 ‘사회주의 현장운동’과 비슷한 정도로 무게를 두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지역구 중심으로 활동했던 사민주의, 의회주의 전통으로 귀결되거나 적어도 ‘(노동자계급의 생산과 투쟁의 거점인)현장’과 ‘(여러 계급, 계층의 주민들로 이루어진)지역’ 가운데 중심을 못 잡고 오락가락하는 전형적인 중도주의 조직에서 조금도 벗어날 수 없다.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사노준은 여러 측면에서 모호한 사회주의 노선(즉 중도주의 노선)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에 혁명적 사회주의 세력과도 토론회를 하고, 아무리 높이 쳐도 ‘무지개 사회주의’를 넘지 못하는 노건추와도 동시에 토론회를 하면서 정치적 줄타기를 한다고 볼 수 있다. 사노준의 양다리 걸치기는 중간에서 오락가락하는 게 본질인 ‘중도주의 정치’를 정확히 보여주는 또 하나의 창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사노준의 사회주의 노선, 당 건설 노선, 조직 노선 등은 전반적으로 전형적인 중도주의 노선으로서 노동자계급이 채택해선 안 되고, 채택할 수도 없는 것이다.

    우리는 토론회에서 혁명정당의 강령, 조직, 전술노선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정확하게 밝힐 것이다. 그러면서 사노준의 사상, 정치, 조직, 실천 상의 중도주의, 기회주의에 대해서는 단호한 사상투쟁을 벌일 것이다. 선진노동자 투사들과 사회주의자들에게 혁명적 사회주의 노동자당 건설투쟁에 함께 할 것을 적극 제기할 것이며, 그런 당건설 투쟁으로 나아가는 데에서 사노련이 가지고 있는 약점에 대해 선진노동자 투사들과 사회주의자들이 올바른 문제제기를 한다면 겸허하게 듣고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이번 토론회가 혁명적 사회주의노동자당 건설투쟁의 역사적 도정에서 작더라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분투할 것이다.

    2009.2.12

    사회주의노동자연합 울산지역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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