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정적인 승부는 현장에서 - 현장노동자들과 호흡하고 연결망을 형성하는 과제를 포기하지 말자! (사진=참세상)]
동희오토 : 정규직화 쟁취를 내건 현장조직화 투쟁과 결합시키자 !
‘모닝’을 생산하는 기아자동차 서산공장 동희오토는 8월 첫 주부터 휴가에 들어가면서 3주간 라인 증산공사를 할 계획이다. 이미 동희오토는 2004년 생산을 시작할 때 15만대였던 생산능력을 몇 차례의 증산공사와 피치업을 통해 현재 시간당 44대 생산, 연간 23만대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자본은 8월 공사를 통해 시간당 50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연말에 또 한 차례의 공사를 통해 30만대 생산규모를 갖출 계획이다. 현대차 아산공장의 생산능력이 30만대 규모인데, 공장규모나 고용된 노동자들의 수를 비교해 본다면, 900여명의 동희오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강도가 어느 정도일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착취공장
전원 100% 비정규직 공장, 무노조 착취공장이 대성공을 거둔 마당에 자본의 계획은 거침없다. 자본은 모닝 후속 차종만이 아니라 기아차지부와의 단협을 위반하면서까지 ‘경차 이외의 차종’을 투입할 계획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이미 기아차는 2007년에 현재 광주공장에서 생산되는 쏘울을 동희오토에 투입하려고 라인 공사계획까지 다 세웠다가 기아차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철회한 경험이 있다.
동희오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005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쌓여있던 분노를 폭발시켜냈지만 번번이 패배하면서, 현장은 긴 시간동안 침묵하고 얼어붙었다. 1년 사이에 시간당 36대에서 44대로 노동강도가 엄청나게 증대해도,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하지만 노동자들에겐 싸구려 물병과 떡 한 덩이만 돌아와도, 심지어 업체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퇴직금이 수백만원씩 떼먹힐 처지에 놓여도 침묵해야만 했다. 하지만 공장 안팎을 가리지 않는 자본의 극심한 통제와 탄압도 노동자들의 불만이 다시 축적되고 이것이 표출되는 것을 가로막을 수는 없다. 동희오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조금씩 자신들의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하고 있다.
노숙투쟁
한편,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 해고노동자들이 7월 12일부터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노숙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투쟁은 ‘공장에서 문제가 풀리지 않으니까 본사로 올라오는’ 상경투쟁과는 약간 다르게 원청사용자성 쟁취, 정몽구 직접교섭 촉구의 요구를 내걸고 있다. 동희오토는 ‘기아차 서산공장’이라는 것, 동희오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 사용자는 현대기아차 자본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간접고용 노동자들 투쟁에서 항상 부딪힐 수밖에 없는 ‘원청 사용자성 쟁취’를 핵심으로 내걸고 있다. 사내하청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진짜 사용자를 찾아 ‘노동자 착취사슬-하청사슬’의 맨 꼭대기로 거슬러 올라온 것이다.
이런 노동자들의 요구에 현대기아차 자본은 그들의 본성에 따라 아주 비열하게도 밤새도록 물대포 쏘기, 매연 내뿜기, 싸이렌 울리기, 모래 퍼붓기, 수십 명의 용역깡패들을 동원해서 위협하고 폭행하기로 대답을 대신했다. 하지만 이런 탄압이 투쟁을 꺾을 수는 없었다. 오히려 다시 한 번 간접고용 노동자들에 대한 원청 사용자성 문제가 사회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많은 단체와 연대단위들의 결합으로 전선은 더욱 확대됐다. 때마침 7월 22일, 대법원에서는 “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도급을 가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파견이기 때문에 2년 이상 근무했다면 원청에 직접고용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현장으로!
자동차산업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제조업 전반에 걸쳐 파장을 불러오고 있는 이번 판결은 잠시 움츠려있던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다시 한 번 투쟁으로 일으켜 세우는 불씨로 작동할 것이다. 동희오토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원청 사용자성 쟁취투쟁 또한 지금 국면에서 현장조직화 투쟁과 결합돼야 있다. 조합원들이 모두 해고돼 공장밖에 밀려나 있고, 철저히 현장 노동자들로부터 배제시키기 위한 자본의 억압과 통제가 극심하기 때문에 현장조직화 사업이 당장에 큰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당장 큰 투쟁을 조직할 수 없더라도 8월 라인공사 이후 다양하게 발생할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폭로하면서 현장 노동자들과 호흡하고 연결망을 형성하는 과제를 포기하지 말자. 오히려 지금 7월 말 이후의 정세는 우리에게 유리하다. 현장에 대대적으로 대법 판결의 의미를 선전해내자! 8월 라인 공사에 맞춰 인력충원, 노동강도 완화 요구를 제기하고, 동희오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그동안 한 번도 꿈꾸지 못했던 ‘정규직화’를 자신의 요구로 받아들이도록 선동하자! 동희오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런 투쟁요구에 반응을 보이고, 꿈틀거리기 시작할 때, 해고노동자들의 원청 사용자성 쟁취투쟁은 근본적인 힘을 확보하게 될 것이고, 기아차 노동자들과의 공동투쟁이 힘을 얻어, 구체적 성과를 만들어내는 토대가 될 것이다. 결정적인 승부는 현장에서 나는 것 아니겠는가!
[금속노조 조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