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파탄의 주범은 이명박 정부와 자본가, 부자들이다!
[2008년 7월 12일 총파업특보 5호 | 뒷면]
이명박 정부가 내건 경제 살리기 747공약 같은 구호는 이제 사실상 폐기되었다. 국민들은 747은 고사하고, 경제 붕괴 사태만이라도 피했으면 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도 이런 명백한 현실을 모른 척 할 수는 없게 되었다. 정부와 한나라당 그리고 청와대까지 나서 지금의 경제 상황을 '3차 오일쇼크', '제2의 IMF', '국난적 상황'에 비유한다.
맞다. '국난적 상황'은 이미 현실에서 등장하고 있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폭등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폭락하고, 경제는 심장마비 상태로 급격히 진입하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후퇴라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덮치고 있다. 실업률이 높아지고 고물가에 따른 노동자 민중의 생활수준은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상황이 현재보다 앞으로 더 악화될 것이 분명하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노동자 민중의 삶이 파탄 나고 미래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 국난적 상황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일 것인가?
경제위기를 악용하려는 비열한 작자들
지난 2일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두고 "경제위기 상황에서 다함께 망하자는 자해 행위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같은 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 상황 악화 원인 중 하나로 '촛불집회'를 꼽았다. 이명박은 더 노골적으로 말했다. 경제 위기의 책임은 촛불시위에 있다면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촛불을 꺼야만 한다는 것이다. “촛불시위로 외국인 투자가 위축되고 관광객이 감소한다”는 예까지 들었다. 그러면서 ‘시장경제, 법치주의 확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5월에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월대비 8.4퍼센트 늘었다. 사장들의 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 경영자 73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경제가 위기상황이라고 보는 이유(복수응답)로는 ‘고유가와 원자재값 급등’(77.1%)이 1순위로 꼽혔다. 이명박 정부와 한 통속인 사장들마저 위기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고 실토하고 있다. 유언비어를 퍼뜨려 이것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는 당사자는 바로 이명박 정부 자신이다.
이명박 정부의 사기술은 전혀 새롭지 않다. 이명박 정부의 탄생 자체가 사기술 덕분이었다. 747로 표현되는 고속 성장을 통해, 국민들에게 일자리와 풍요를 선물하겠다는 것이 이명박의 사기술의 핵심이었다. 이 사기술은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아서 완전히 들통 났다.
그런데 이 따위 시시한 사기극에 두 번 속을 것이라고 보는가? 촛불시위는 더 거세게 타오를 것이다. 또한 이명박 정부에 맞선 투쟁은 더 격렬해질 것이다. 왜냐면 경제위기를 불러오고 있는 주범은 바로 이명박 정부 자신이며, 이명박 정부를 몰아내지 않고서는 이 경제위기로부터 노동자 민중이 벗어날 길은 없기 때문이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이명박 정부
최근의 세계적 경제위기의 발원지는 바로 미국이다. 최근 5~6년간 미국 경제는 불황을 모면하기 위해 부동산 거품에 의존했다. 그러나 거품은 무한정 부풀어 오를 수 없다. 예견된 거품 터지기가 일어나자 미국과 함께 세계 자본주의가 급격히 위기 상태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었던 금융 회사들이 부실 상태로 빠져들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발생했다.
그러나 금융자산가들은 돈놀이를 멈출 생각이 없다. 부동산과 신흥공업국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온 돈들은 이윤을 찾아 식량, 석유, 공업원료 등의 분야로 대거 흘러갔다. 이것은 3차 오일 쇼크라 불리는 석유값 폭등으로 이어졌다. 소비는 더욱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그에 따라 GM, 크라이슬러 등 거대 기업들의 파산 가능성까지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석유값 폭등은 한국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석유와 연동된 모든 물가들이 폭등하고 있다. 노동자 민중들은 최소한의 소비 여력마저 잃어가고 있다. 내수 시장은 얼어붙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무엇이었던가?
이명박은 물가를 잡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였던 정유사 기름 가격 통제를 포기했다. 기름 값 폭등으로 가장 큰 정유사인 SK에너지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4% 폭등했다. 에스 오일은 79% 폭등했다. 지금껏 이명박 정부는 이 엄청난 이윤을 조금도 건드리지 않았다. 반면 화물차 노동자들, 덤프 레미콘 노동자들이 폭등하는 경유값 때문에 빚더미에 깔리고 자살하는 것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것만이 아니다. 정부는 고환율정책으로 환율을 11.7%로 올리면서 유가폭등 충격을 배가시켰다. 무엇 때문인가? 삼성, 현대 등 대기업들의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서였다. ‘미친 쇠고기 파동’은 그 연장선에 있다. 수출 대기업들의 이윤을 확대해주기 위해서는 ‘한미 FTA'를 체결해야 한다. 미친소 수입은 그것을 위해 필요한 도구였다. 한마디로 노동자 민중의 생명권을 희생양으로 바쳐 재벌들의 이윤을 키우려 했던 것이다. 이 따위가 이명박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경제 살리기의 실체다.
경제 위기를 불러오는 주범들
결국 세계적 차원에서든, 한국에서든 경제 위기의 원인은 간단하다. 바로 사장들과 부자들을 위한 자본주의 체제다. 이 체제는 노동자 민중의 구매력을 형편없이 낮은 수준으로 묶어두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물건을 팔아치워야 이윤을 낼 수 있다. 그래서 기업들은 부동산, 주식 거품을 만들어서 인위적인 수요를 창출한다. 이 과정에서 기생충과 같은 금융 자본, 투기 자본이 돈놀이로, 투기와 사재기로 막대한 이윤을 얻는다.
자본가들의 탐욕은 끝이 없다. 온 몸을 헤집고 다니는 악성 세균처럼, 자본가들은 이곳에서 거품이 터지면 다른 곳에서 더 큰 거품을 만들면서 이윤을 만들어왔다. 부동산을 떠난 악성 세균은 지금 석유와 식량을 덮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만들 거품이 없다. 미쳐버린 세계 자본주의는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
파국이 다가오면 올수록, 자본주의 체제는 노동자들을 희생양으로 몰아붙인다. 사장들은 경제 위기에 노동자 해고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에서 6월에만 6만 2천 개 일자리가 사라져 총 실업자가 8백50만 명(5.5퍼센트)으로 늘어났다. 한국에서도 실업률은 늘어가고 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반면 국제 금융자본, 억만장자들이 연합해 만든 국제 투기자본은 석유값 폭등으로 돈벼락을 맞고 있다. 한국 정유사들도 예외가 아니다. 물가폭등으로 노동자 민중의 생존이 절단 나고 있는 이 순간, 백화점 명품관 매출은 5월에 39.1퍼센트나 증가해 사상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의 경제 살리기란 무엇인가? 한미FTA 비준, 공기업 사유화,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가격 자율화, 기업의 법인세 감면 등이 구체적 항목들이다. 이것들은 결국 경제 위기를 만들어낸 원인들을 괴물처럼 키우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 여기에 법치주의 확립, 노동조합 파괴, 파업 엄단 등이 결합되면 상황은 더욱 분명하다. 경제 위기를 만들어온 자본가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주고, 희생양이 되지 않겠다는 노동자 민중의 입과 손에 재갈과 수갑을 채우겠다는 것이다.
경제 위기의 책임을 누가 지게 할 것인가?
경제 위기가 덮쳤던 지난 IMF 시절, 아무 죄없는 노동자 민중이 모든 대가를 치렀다. 국민의 세금으로 망한 대기업들을 살려주었다. 돌반지, 금반지까지 헐값으로 내놓았던 것이 바로 노동자 민중들이었다. 그러나 자본가들은 무엇을 했던가? 무엇 하나 희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난한 노동자 민중들을 갈취해서 생존과 번영을 도모했다.
다시는 그런 식으로 당해서는 안 된다. 경제 위기를 불러온 자본가들과 정부가 책임지게 만들어야 한다. 가격을 노동자 민중이 통제해야 한다. 노동자 민중의 피와 땀으로 자본가들과 부자들이 쌓아올린 재산들을 환수해야 한다. 그것을 노동자 민중을 위해 써야 한다. 자본주의 지옥을 분쇄하고 노동자세상을 만들기 위해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도전을 포기하라고 말한다. 파업과 촛불시위를 멈추고, 투항하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법질서 수호’란 이름으로 경찰과 검찰을 앞세워 공안 정국을 만들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자본가들과 이들의 충복인 이명박 정부에 맞서 노동자 민중의 생존을 내건 전투를 감행하는 길 말고는 다른 길은 없다.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제 폐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와 같은 노동자의 생존권 요구를 적극 외치자. “물가가 오르는 만큼 자동으로 임금이 오르도록 물가-임금연동제를 실시하라! 대기업의 회계장부를 공개하라! 정유사를 국유화하라! 민영화를 철회하라! 자본가 정부 반대, 노동자 민중 정부 찬성” 등 자본주의 이윤체제에 맞선 투쟁 요구를 확대하자.
더 강력한 대중투쟁만이 살 길이다! 노동조합, 각종 투쟁 조직들을 강화하고, 널리 확대하자. 노동자사수대를 구성해 이명박 정부의 탄압에 맞서 파업과 시위의 공간을 열어내자! 그래서 다가오는 거대한 경제위기 앞에서 노동자계급이 아니라 경제위기의 책임자인 자본가계급과 이명박 정부가 벌벌 떨게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