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을 휘두르는 당사자는 자본가국가다. 사진: 연합뉴스)
불법의 낙인을 피할 수 없다면
“해고는 살인이다!”
정리해고에 맞서 싸우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이 외침 속에는 최근 자본가들의 공격이 얼마나 잔인하고 폭력적인지 극명하게 표현되어 있다.
지난 16일 대전에서 천 여 개의 만장을 들고 행진했던 시위행렬은 박종태 열사의 죽음이 자본주의가 강요한 것임을 직감하고 있었다. 이날 시위는 경찰과의 충돌을 피할 수 없었고, 분노한 노동자들은 “내가 박종태다”라고 외치고 있었다.
촛불에 데인 이명박 정부가 작년 가을 촛불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돌입한 이후, 촛불시민들에 대한 줄 소환이 이뤄졌고, 국가보안법을 들이밀며 빨갱이들이 배후에 있다며 전문 시위꾼들을 색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후 소위 마스크 법이라고 불리는 집시법 개정안을 입법 상정한 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아예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불허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경찰 또한 불법시위로 변질될 “가능성”만 있어도 집회를 불허하고 있다. 모든 집회나 시위가 반정부 시위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학살의 당사자들이 더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도심 집회에 대한 불허 방침을 통해 이명박 정권은 자신의 초조한 심정을 은연 중에 드러내고 말았다. 노동자 민중이 반정부 투쟁으로 떨쳐 일어나지 않기만을 손모아 기도하고 있는 것이다.
손으로 하늘 가리기
16일 대전에서 457명의 노동자들을 연행한 후, 이명박 정권은 한국의 폭력시위가 국가 이미지를 손상시켜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면서 폭력탄압을 정당화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 어떤 것으로도 그들의 만행은 정당화되지 않는다.
국가 이미지 손상과 국가 경쟁력 약화는 노동자들의 투쟁 때문이 아니라 자본가들이 사회를 운영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미네르바 구속, 살인철거, 재판개입, 실업률 증대 등이 진정 국가적 망신이 아닌가!
프랑스에서는 올들어 벌써 4번의 총파업이 일어났다. 사장들을 감금하는 사태도 있었다. 그리스와 영국의 분노한 노동자들은 은행을 불태웠다. 이탈리아의 노동자들 또한 반정부 시위를 적극 주도하고 있다.
자본가들의 시각과는 다르게 노동자들의 눈에 이들 나라에서 터져나오는 투쟁에 대한 이미지는 대단히 호의적이다. 그것은 이들 나라들에서는 노동자들이 투쟁을 통해 사회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광장에서 거리에서 정치적 권력을 키워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멈출 수 없는 노동자들의 행군
이명박 자본가 정권은 위기를 넘어설 능력이 없다. 이 정권의 강수는 자신감의 표현이 결코 아니다. 초읽기에 몰려 급하게 꺼내든 무리수이다. 흔들리는 자본가 권력의 무리수를 응징하기 위해 선진활동가들이 서둘러야 하는 것은 노동자 권력이라는 대안을 향해 투쟁해 나가는 것이다.
현장에서부터 투쟁의 주도권을 틀어쥐자. 정리해고에 맞서, 비정규직 확대에 맞서, 모든 경제위기 책임 전가에 맞서 노동자투쟁을 조직해 가자. 이를 통해 이명박 정권에 맞선 노동자 투쟁의 힘이 커나가고 있다는 것을 모든 노동자들에게 확인시키자.
정부는 불법의 딱지를 붙이는 것으로 모든 노동자 투쟁을 탄압하고자 한다. 정면도전 이외의 다른 방법은 없다. 이것을 뚫지 못한다면 노동자들의 사회적 지위, 정치적 지위, 경제적 지위 모두가 계속 하락할 것이다.
노동자들의 권력이 오직 노동자 자신의 투쟁에 의해서만 만들어 지는 것이라면, 때는 지금이다. 정부에 맞선 노동자 투쟁으로 힘을 모으자!.
김상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