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영양사 비정규직화 저지 및 인력감원 저지투쟁,
민영화 저지투쟁의 소중한 출발점
모든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그렇지만, 철도노동자들도 이명박 정부의 민영화 칼바람에 위협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오래전부터 정부와 공사는 철도를 확실하게 이윤을 낳는 거위로 탈바꿈시켜 최종적으로 자본가들에게 팔아넘기기 위한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왔다. 운전, 운수, 차량, 시설, 전기 어느 곳 할 곳 없이 똑같이 인력감원, 노동강도 강화, 자본의 현장통제 강화, 외주화, 상업화를 강요하며 총체적인 공격을 가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거세지겠지만, 현재도 모든 직종의 철도노동자들이 갖가지 형태로 민영화 칼바람을 맞고 있는 것이다.
영양사 비정규직화에 맞선 서울차량 투쟁
그 와중에 서울차량지부에서 지부소속 정규직 영양사의 비정규직화에 맞선 사장실 앞 농성이 3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공사는 ‘지원업무 외주화 정책’, ‘이미 비정규직화된 다른 영양사들과의 형평성’을 들이대며 영양사를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고집했다. 서울차량지부 동지들은 단 한 명의 비정규직화도 인정할 수 없으며, 오히려 공사가 정규직 영양사 자리를 대체시키기 위해 비정규직으로 추가 채용한 영양사까지도 정규직화 할 것을 내걸었다. 영양사를 같은 조합원으로 여기지 않았던 현장의 조합원들도 지부가 설득하자 지부 결정에 지지를 보냈다.
그러자 8월에 외주화 될 위기에 처해있던 다른 지부의 비정규직 영양사들도 이 투쟁에서 자신의 희망을 발견하고 지지하면서 연대하기 시작했다. 승리를 장담할 수 없고 가야할 길이 멀지만, 자신의 운명을 자본가들에게 내맡기지 않겠다는 노동자의 의지로 투쟁이 이렇게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작은 투쟁, 그러나 소중한 의미
작은 투쟁일 수도 있지만 이 투쟁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민영화가 이름만 걸치지 않았을 뿐 이미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외주화나 자회사화가 벌써 진행되고 있는 민영화가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현장에서 영양사의 비정규직화를 막는 것은 바로 최전선에서 민영화를 막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계속해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에 맞서는 현장투쟁은 간과한 채 민영화 저지투쟁을 말하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다. 현장 곳곳의 구체적인 공격에 대한 저항선들을 만들어 내고 확대하지 못한다면 민영화를 저지할 수 있는 강력한 연대전선을 만들어낼 수 없다. 그 점에서 서울차량지부의 영양사비정규직화 저지투쟁은 바로 KTX 승무원들의 투쟁, 전동열차 차장생력 저지투쟁, 1인승무 저지투쟁과 함께 민영화저지투쟁의 중요한 일부다. 대체하기 위해 채용한 비정규직 노동자까지도 정규직화하라는 원칙적이고 과감한 요구를 서울차량 지부가 내걸은 것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이렇게 계급적 원칙을 갖고 현장투쟁을 밀고 나가야 민영화에 맞서 철도산업 노동자 전체, 나아가서 공공부분 전체 노동자들의 투쟁을 조직해나갈 수 있다.
비정규직영양사동지들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현장에서부터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지지를 얻는 것에서부터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하지만 서울차량지부 투쟁의 성패가 자신들 모두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칠 중요한 투쟁임을 본능적으로 느끼며 그들은 침묵을 깨고 투쟁하는 노동자로 점차 재탄생하고 있다. 어려운 투쟁이지만 그만큼 의미 있는 투쟁, 꼭 승리하기를 바라며 모든 철도 노동자들과 함께 단결할 것이다.
철도 활동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