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악법? 자본가 살리기에 맞서 노동자 살리기 대투쟁을!
MB악법에 대한 여야 간의 협상이 타결되었다. 언론노조의 파업도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악법은 연기된 것일 뿐이다. 쟁점 법안들은 이후 한나라당의 뜻에 따라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가운데 ‘장내 전선’의 해체와 함께 장외 전선도 해체되고 있는 상황은 대단히 우려스럽다.
MB악법 저지투쟁의 의의
일제고사 반대 선생님들에 대한 징계에서부터 다시 쌓이기 시작한 대중들의 분노가 MB악법 직권상정 시도라는 사태를 직면하여 한 차례 폭발하였다. 연말연시를 촛불투쟁으로 보낼 수 있었던 것은 다 MB악법 저지투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MB악법의 본질은 무엇인가? 노동자 민중의 권리는 모조리 빼앗아버리면서 자본에게는 무제한의 권리를 보장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본질을 꿰뚫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더 늦기 전에 싸움을 시작할 수 있었다.
금산분리 완화와 출총제 폐지, 산업은행 민영화와 물 ․ 의료 민영화, 언론재벌 육성을 위한 방송법 ․ 신문법 개악 등은 모두 자본가계급의 배를 불리기 위한 법이다. 집시법(마스크 금지법) 및 형법 ․ 정보통신망법(사이버 모욕죄) 개악, 국가정보원법(정치사찰 합법화) 및 통신비밀보호법(감청) 개악, 집단소송법 ․ 사이버국가보안법 등은 정보에 대한 반대 리플 하나까지 감시하며 노동자 민중의 저항의 수단을 모조리 박탈해버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우리에게는 이러한 악법에 맞서 끝까지 싸워야 할 임무가 있다.
한계
그러나 이러한 MB악법 저지투쟁은 분명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우선 장내 투쟁을 중심으로 전선이 형성된 것이 가장 큰 오류이다. 이는 그것이 ‘반이명박 민주대연합’의 틀 속에서 형성된 것임을 말해준다. 그러나 장내 전선의 해체와 함께 장외 전선도 해체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새로운 투쟁의 틀을 요구한다. 민주대연합 등 자본가정당과의 동맹이 아무것도 해결해줄 수 없음은 또다시 증명되었다.
그리고 악법이 표면적인 타겟으로 잡았던 것이 네티즌 및 촛불시민이었던 만큼 이들의 반응은 있었지만, 그것이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법이 민영화 등을 통한 구조조정 계획을 포함하고 있고 집회 및 시위의 자유 제한을 통해 노동자투쟁까지 탄압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투쟁이 만들어져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이는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다.
MB의 의도 - “노동자계급을 완전히 박살내라”
경제위기의 시대에 자본가계급은 언제나 공격과 탄압을 노골화한다. 일정한 콩고물을 던져주면서 투쟁을 잠재울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간의 운동이 쟁취해온 민주주의와 복지의 성과물마저 도로 빼앗아가려는 것이 현재의 자본주의이다. 악법 제정 시도 등은 단지 이후 몰아칠 대대적인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의 예고편일 뿐이다. 이명박 정부는 고통 떠넘기기 공격으로 터져 나올 노동자들의 저항과 투쟁의 싹을 자르고, 미리 손발을 묶으려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노동운동의 관료주의 지도부는 임금 및 단협의 양보를 통해 일자리를 지키고자 할 뿐이다. 이는 완전한 환상이다. 노동자계급이 양보한다고 해서 자본가계급이 일자리를 보장한다는 근거는 아무 데도 없다. 오히려 노동운동이 주춤한 사이를 틈타 거침없는 경제 살리기/ 노동자 죽이기 전면 공격에 나설 것이다. MB악법도 모두 이러한 공격을 위한 사전작업이다.
노동자 죽이기에 맞서 노동자 살리기 대투쟁을!!
이미 이명박 정부는 ‘비상경제정부’를 운운하며 전쟁을 선포했다. “지금은 비판을 할 때가 아니라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말은 조금의 저항도 허락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이에 우리는 ‘때릴 테면 때려봐라’라는 각오로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임금 및 단협 양보를 통한 일자리 지키기’가 아니라 ‘(임금 및 노동조건 악화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로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모아나가야 한다. 자본가계급이 현장탄압, 법적 ․ 이데올로기적 탄압으로 나온다면 ‘악법은 어겨서 깨뜨린다’는 각오로 정리해고 ․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필수유지업무제도 하나, 회사 ․ 나라 살리기 이데올로기 하나 넘어서지 못한다면 정리해고 ․ 구조조정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수밖에 없다.
공격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말자. 이미 노동자계급은 하나의 마음이다. 이제 그것을 투쟁으로 조직하기만 하면 된다. 노동자 죽이기에 맞선 노동자 살리기 대투쟁, 현 시기 노동자계급의 가장 시급한 임무이다.
조영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