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악의 실업률, 지방은행의 파산,
자본주의 위기는 계속 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오바마 정부는 “미국경제가 ‘그린슛(Green Shootㆍ경기회복조짐)’이 보인다”는 희망을 설파해왔다. 지난 9월, 런던 G20 정상회담에서도 미국경제의 ‘그린슛’ 낙관은 ‘글로벌 경제회복’ 신호로 여겨졌다. 실제로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을 경제위기에서 끌어올리기 위해, 2년간 8천500억 달러에 이르는 광범위한 경기부양 프로그램을 추진해왔다.
오바마 등장 이후 일자리 340만개 사라져
오마바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미국노동부는 10월 실업률이 10%대를 돌파하면서 26년 만에 최악이라고 발표했다. 구직단념자나 파트타임 노동자 등까지 포함한 실질 실업률은 17.5%다. 이 수치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높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 보도했다.
이러한 결과는 미국 경제위기 이후 강력한 구조조정을 동반한 노동유연화 정책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 등장 이후로 34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졌다. 대량해고, 비정규직 증가, 실질임금 삭감 등으로 미국의 노동자계급은 더욱 궁핍해졌다. 미국경제는 70%가 소비구조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노동자계급의 궁핍화와 고용위기(대량실업)는 소비위축과 장기 경제침체로 이어진다.
지방은행의 파산
2007년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미국 저소득자에게 떠오른 새로운 부채수단이 신용카드, 자동차 할부금융, 학자금 융자다. 새로운 부채수단들은 지방은행과 직결돼있다. 최근 이것이 부실화되면서 급증하는 것이 바로 지방은행 파산이다.
2009년 한 해 동안 미국 지방은행 파산은 총 120개다. 181개 금융사가 파산한 지난 1992년 이후 최악의 수치다.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 부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지방은행 파산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지난 10월 밝힌 오바마 정부가 구제금융에 쏟아 부은 재정적자가 1.4조 달러다. 1945년 이후 미국 역사상 최고 재정적자다.
미국 자본주의 끊임없는 위기
자본주의 경제학자나 정치가들은 경기회복에 관한 장밋빛 선전을 해대고 있다. 그들은 ‘경기순환(상승과 하강)’에 입각해, 현 시기 자본주의의 경제적 어려움은 일시적이라고 설명한다. 이 뒤에는 바로 ‘자본주의 체제는 영원하다’는 생각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미국자본주의의 끊임없는 위기는 바로 ‘자본주의 자체의 위기’다.
역사적으로 19세기, 20세기 위기에 빠진 자본주의를 구한 것은 케인즈주의나 뉴딜정책이다. 이런 제도나 정책 또한 노동자계급 투쟁의 효과다. 경제위기에 빠진 미국자본주의를 구원하려는 신케인주의 전략(오바바 정부, 버냉키 연준의장)은 파산을 맞고 있다.
글로벌 자본주의 심장인 미국자본주의 (경제)위기에, 전 세계 노동자에게 미칠 영향에 대비하는 유일한 방법은 국제노동자계급의 집단적이고 의식적인 계급투쟁뿐이다.
남궁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