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 ≪산 자와 죽은 자≫
공장폐업에 맞선 프랑스 노동자들의 투쟁
프랑스에서는 ‘2005년판 제르미날’이라 불리며 호평을 얻었던 제라르 모르디야의 신작 소설 ≪산 자와 죽은 자≫가 지난해 말 한국에서도 출간되었다. 저자는 인쇄공 출신의 소설가이자 영화감독으로 자신의 모든 작품을 ‘세계의 부정과 위선에 맞서 싸우는 방식’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인쇄공 출신답게 노동자의 투쟁을 대단히 담담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한편,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긴장감과 속도감 넘치는 필체로 이야기의 실타래를 풀어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약 1,000페이지에 달하는 2권 분량의 이 책이 처음에는 부담스럽지만 일단 책장을 넘기고 나면 곧 이 소설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그리고 비록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지만 한국의 노동자들 역시 이 소설에서 그려내고 있는 프랑스 노동자 투쟁에 충분히 공감하고 연대감을 느끼리라 믿는다. 왜냐하면 이윤 창출만을 최고의 선으로 간주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작동원리는 근본적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동일하며 이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 투쟁의 원리와 정당성 또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논픽션은 아니다. 그러나 이 책에는 프랑스의 자본가들과 노동자들의 현실의 모습이 실감나게 담겨 있다. 또한 이 책에 다뤄진 프랑스 노동자 투쟁의 일반적 모습, 여러 당들과 노동조합 지도자들의 본질 등도 가상이 아니라 현실의 객관적 모습이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의 주인공인 루디의 모습도 숱한 좌절을 뚫고 칼날 같은 노동자 의식으로 전진해나가는 프랑스 선진노동자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 소설을 통해 우리는 그 어떤 객관적 자료나 통계수치들보다 더 생생하고 정확하게 프랑스 노동운동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의 추천사를 수록한 명단에는 정몽준 현대중공업 회장도 포함되어 있다. 그는 추천사에서 이 책이 ‘기업가와 노동자간 극한 대립의 비참한 종말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며 ‘한국의 노사관계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준비 해야겠다’라고 썼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자본가답게, 소설에서 등장하고 있는 프랑스 노동자들의 단호한 투쟁을 ‘비극적 종말’로 깎아내리고 있다. 그리고 만에 하나라도 이 소설을 읽은 한국노동자들이 전투적이고 급진적 영향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내심 두려운 눈초리로 경계하고 있다. 참으로 자본가다운 결론이다. 하지만 우리 노동자는 이와 정반대의 결론을 얻으리라 믿는다. 자, 그럼 이제부터 이 책의 주인공인 코스 노동자들을 만나러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보자!
공장의 주인은 누구인가?
프랑스 동부의 작은 도시, 로셀에는 지역의 유일무이한 거대공장 코스(플라스틱 필름 제조기업)가 자리하고 있다. 이 코스를 중심으로 300명의 노동자와 수천 명의 지역주민이 생계를 꾸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도시에는 거대한 폭우가 쏟아지고 공장이 침수될 위기에 놓인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이 빗줄기, 이는 고용주들에게 성수나 다름없다. 훨훨 털어버리고 보험금을 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주주들을 위해 대량 해고를 단행한들 누가 비난할 수 있겠는가?
“그 작자들이 감히 그런 짓을 할까요?” 루디가 열심히 기계를 분해하면서 묻는다.
“말이라고 해!” 로르켕이 대답한다.
“설마 여기서 삼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데, 그런 식으로 내쫒겠어요”
“이 사람이 뭘 모르는구만! 그렇게 해도 아무 문제도 생기지 않게 되어 있어. 자연재해인데 뭐. 화장실에 가서 물만 내리면 되는 격이라구. 그럼 떠 있던 것들이 다 내려가지. 그 다음엔 해고노동자들을 위한 무료상담소를 설치해주고, ‘나가는 문은 저쪽’ 하면 간단하지!”
만일 홍수로 인해 공장과 기계가 쓸모없어진다면 경영진들은 모든 손실을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떠넘길 판이었다. 즉 노동자들을 낡은 자동차처럼 폐기처분하려 들 것이었다. 결국 자본가들에게 공장이란 단지 ‘돈벌이 수단’에 불과하다. 반면 노동자들에게 공장은 손 때 묻은 삶의 터전이자 절박한 생존이 걸린 문제다. 그래서 코스 노동자들은 동료를 잃는 아픔까지 겪으면서 새벽의 어둠을 뚫고 폭우로부터 위험한 공장을 지켜냈다. 그 순간 경영진들은 따뜻한 침대에서 이불을 덮어쓰고 엉덩이만 지지고 있었을 뿐이다. 저자는 소설의 도입부에서 이렇게 상반된 노동자와 자본가의 태도를 보여주면서 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하고 있다. 과연 저 거대한 공장의 진정한 주인은 누구인가?
자연재해보다 더 무서운 자본가들의 탐욕
코스 노동자들의 노력으로 천신만고 끝에 공장은 살아남는다. 그러나 그 사이 공장은 독일의 인수합병전문 다국적 기업으로 매각되고, 민간 투자와 공적 자금이 투입되어 재가동된다. 한국에서도 이런 모습은 전혀 낯설지 않다. 자본가들은 손실이 생기면 공동부담의 원칙을 내세우지만(심지어는 손실을 일방적으로 노동자들에게 전가하지만), 이윤이 나면 어김없이 자기들의 호주머니 속으로 쑤셔 넣고 입을 싹 닦는다. 결국 새로운 독일자본가 호프만은 이런 방식으로 공장인수 과정에서 이미 막대한 돈을 챙겼다. 그리고 마치 선심이라도 쓰듯이 ‘향후 5년간 고용을 늘리고 공장을 놀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공장이 가동된 지 채 2년도 지나지 않아 약속은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다. 시장 상황의 악화, 아시아 국가들의 추격, 그리스와 스페인에도 못 미치는 경쟁력 등을 이유로 회사는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결국 자본가들과의 약속이란 노동자의 단결투쟁력이란 주먹이 제대로 자본가들의 턱 밑을 겨누고 있을 때만 유효할 뿐이다. 더구나 조합주의자들이 주장처럼 회사에 대한 투자와 생산의 확대를 요구하는 것이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정리해고 철폐와 같은 노동자적인 요구로 단결하고 투쟁하지 않는 이상, 오직 더 높은 이윤을 찾아서 움직이는 자본의 탐욕을 제어할 길은 없기 때문이다. 호프만은 이렇게 말한다.
“구조조정이란 대량 해고를 의미합니다. 그건 피할 길이 없습니다! 이 결정은 실적이 내린 것입니다. 우리는 그 결정을 실행할 뿐이지요.”
호프만은 포르마(프랑스 경영진)에게 전체 노동자의 3분의 1인 100명의 해고를 지시하고 이것이 관철되지 않을 시 공장을 문 닫겠다고 선언한다. 뿐만 아니라 삼성 SDI 자본이 설 연휴 선물로 정리해고를 자행한 것처럼, 호프만 역시 성탄절 전에 해고를 완료하라고 통보한다.
정리해고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
그런데 포르마는 호프만보다 더 교활한 방식으로 노동자들을 해고할 계획에 착수한다. “100명을 해고하는 것은 노조를 자극해서 파업이 더 길어질 수 있다. 차라리 조기은퇴(명예퇴직)를 유도하고, 근속이 가장 낮은 여성노동자들을 주로 해고하는 대신 ‘상여금 반납’처럼 회사를 살리기 위한 집단적인 노력을 요구하는 것”이 그가 세운 계획의 요지다. 포르마는 노조의 반발까지 계산하면서 현장의 분열을 획책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비록 해고인원은 100명에서 59명으로 줄지만 노조의 양보를 끌어낸다면 총비용의 관점에서는 더 이익이라는 것을 철저히 고려했다. 물론 영악하게도 포르마는 처음에는 해고인원을 100명으로 통보하고 협상을 병행하면서 마치 회사가 양보하는 척하는 계략을 꾸민다. 이제 코스 노동자들은 공장의 침수 위기 때보다 더욱 심각한 곤란에 직면한다.
투쟁과 양보 사이에서
회사의 정리해고 방침을 접한 코스 노동자들은 즉각 만장일치로 파업에 돌입하고 공장을 점거한다. 그러나 노쇠한 노조 지도부(노동총동맹, 노동자의 힘, 프랑스민주노동동맹)는 투쟁 초기부터 싸움의 기세가 꺾인다. 지도부는 ‘단 한 명의 해고도 용납할 수 없다’는 말과는 달리 행동으로는 자본가들과의 교섭테이블에 계속 의지해서 고용보장을 구걸하고 지역 당국과 노동부의 지원을 촉구하는 데 매달린다. 노조 상급단체 역시 코스 노동자들의 투쟁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교섭을 성사시키기 위한 이른바 조정자로 나선다. 결국 폐업의 위협 앞에 노조 지도부는 점차 해고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미끄러진다. 심지어 일부 지도자는 이주노동자들부터 해고해야 한다는 반노동자적 사고를 보여준다. 지도부의 이런 행태에 대하여 주인공 루디를 비롯한 현장의 젊은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분노가 터져 나온다.
“지금 사태의 유일한 해결책으로서 해고를 원칙으로 삼는 건 수긍할 수 없습니다. 그거야말로 정말로 머저리 같은 짓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군요. 그건 대번에 고용주의 논리를 수용하는 겁니다. (중략) 해고를 받아들임으로써 우리가 어떤 보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말인지, 난 모르겠습니다.”
“난 찬성할 수 없어요. 그건 패자의 생각이라구요. 바로 그 때문에 고용주들이 막강한 거예요. (중략) 단 하나도 양보하지 말고 버티자는 겁니다. 협상테이블에 앉는 것도 거절해야죠. 그들이 내려오기를 기다립시다.”
“중앙노조에서 한 명이 내려왔는데, 경영진이 하자는 대로 해야 할 온갖 이유들을 줄줄이 늘어놓더라고.”
이렇게 젊은 노동자들은 비타협적인 투쟁을 원했지만 지도부의 통제를 뚫고 전진할 수 있을 만큼의 의식과 경험이 아직은 부족했다. 뒤에서 다시 보겠지만 전투적인 분노는 이를 뒷받침할 단호한 노동해방 의식과 조직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아무튼 결국 자본가들의 계획이 고스란히 관철되고 파업은 성과 없이 종료된다. 다시 공장이 가동되지만 이전과는 달리 모든 것이 변했다. 현장의 노동강도는 더욱 강화되어 담배 한 대 필 시간조차 없어진다. 그리고 동료들 사이에서 이런저런 구실로 한 잔하는 일도 없어지고 누가 오든 나가든 서로에게 차갑게 대하게 된다.
최후의 결전
공장이 다시 가동되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 도입된 기계를 다시 반출하려는 시도가 발생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호프만이 추진했던 계획의 전모가 밝혀진다. 호프만은 애초부터 코스를 운영할 생각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를 또 다시 팔 계획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코스를 인수하는 미국 자본은 공장과 기계에는 관심이 없고 기술에 대한 특허권과 사용권만을 원했다. 결국 코스 노동자들은 회사가 법적 청산절차에 들어갔다는 팩스 한 장 만을 통보받은 채 길거리로 내몰릴 지경에 놓였다.
또 다시 코스 노동자들은 파업과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노조 지도부는 이번에도 해고수당과 재취업 대책마련 등 소심한 요구로 투쟁을 제한하고 지역당국과 정부와의 교섭에만 의지한다. 그러나 루디를 비롯한 젊은 현장 노동자들은 이제 더 이상 노조 지도부의 동원대상이 아니었다. 한 번의 좌절을 겪으면서 그들은 많은 것을 배웠던 것이다. 특히 루디는 그동안 먼저 해고된 고참 노동자 로르켕으로부터 명확한 노동자의 관점을 배워나갔고 자본주의 체제의 억압성에 눈을 떠가고 있었다. 루디는 전투적 노동자들의 구심점으로 떠올랐다. 그는 투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공장에 폭탄을 설치하는 등 공권력 침탈에 맞서 단호한 배수의 진을 쳐야 하고, 공장을 지킬 노동자의 무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확신하고 이를 동료들에게 관철시킨다. 뿐만 아니라 코스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 노동자들과의 연대를 확산하고 집회와 시위를 조직하였다.
이처럼 전투적이고 노동자의 자존심을 잃지 않았던 코스 노동자들의 투쟁에도 불구하고, 공권력을 앞세운 정부와 자본의 강력한 탄압 때문에 두 명의 노동자와 경찰 한 명이 사망한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투쟁은 급속도로 불리하게 기울기 시작하고 이를 틈타 노조 지도부는 정부와 합의를 한다. 노조 지도부는 합의안을 총회에 붙였지만 이미 정부와 서명이 끝난 상태(직권조인 상태)였다. 즉 총회는 사실상 조합원들을 기만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계급투쟁 그리고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아마도 많은 독자들은 지금까지 서술된 코스 노동자들의 투쟁을 보면서 이것이 단지 프랑스만의 이야기가 아님을 금방 깨달으리라 믿는다. 정리해고를 위해 프랑스 자본가들이 써먹던 수법은 97년 현대자동차 이래 지금까지 모든 한국자본가들이 써먹던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또한 프랑스 노동자들이 투쟁의 주요한 고비마다 주저하고 고민했던 문제들은 한국노동자들에게도 역시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다. 가령 폐업에 맞선 노동자의 요구와 투쟁방침, 노조관료들의 통제에 대한 투쟁, 개량주의 노동당에 대한 올바른 태도 등에 대해서 이 책은 많은 고민과 시사점을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무엇보다 노동조합운동이 노동해방운동으로 전진해야 할 필요성을 강력한 메시지로 전달하고 있다. 사실 이 점이야말로 이 책이 웅변하는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메시지다.
만약 이 소설이 다루고 있는 노동자 투쟁이 완전한 승리로 이어졌다면, 그리고 노조 지도부 등이 단호한 투쟁 지도부로 우뚝 서 있었다면, 한국노동자들에게 이 소설의 가치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다만 “우리도 프랑스처럼 될 수 있다면”이라는 희망만을 주었을 뿐일 것이다. 이 소설의 참된 가치는 여기서 다뤄지고 있는 프랑스 노동자 투쟁이 지금 한국에서 전개되는 노동자 투쟁들과 똑같은 패배와 오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이 그러한 경험들로부터 뽑아내고 던져주는 교훈의 메시지는 한국의 노동자들에게도 대단히 의미심장하다. 왜냐하면 거듭되는 패배와 좌절, 노동운동의 후퇴, 노조 지도부들과 개량주의 정당들이 계속해서 저지르는 범죄와 배신에도 불구하고 “투쟁하는 노동자는 결코 패배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패배 속에서 진정 승리할 수 있는 대담한 전망과 노선을 체득해 나간다.”는 희망의 길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코스에서 했던 것, 내가 했던 것, 그리고 당신이 했던 것은 패배가 아니야.”
투쟁의 처참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더 올바른 노동자 의식과 삶으로 전진하는 루디의 모습은 온갖 좌절 속에서도 노동해방 투사로 전진해나가는 선진노동자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이 부분은 평범한 노동자에서 계급의식적 투사로 변모하는 루디의 성장과정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루디가 감옥에서 아내에게 편지를 보내는 구절은 그가 조합주의가 아닌 노동해방만이 진정한 노동자의 대안이라는 것을 자각했음을 보여준다. 이 편지의 일부를 인용하는 것으로 부족한 서평을 마친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이 직접 이 책을 읽는다면 코스 노동자들의 치열한 투쟁이 훨씬 더 생생하게 그리고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리라 믿으며 일독을 권한다. 모든 서평은 가치 있는 책들로 독자들이 다가서는 데 필요한 간단한 안내서일 뿐, 그 책의 진정한 보석들은 오직 직접 책을 읽어야만 얻어질 수 있는 것이다.
“감옥에서 나가면, 오늘날 승리를 외치고 부른 배를 두들기며 양심의 가책이 없이 잠드는 사람들에 대항하여,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단호하게 싸워나갈 거야. 난 내가 정치범이라고 생각해. 고용주, 자유주의자, 넓은 의미로 우파들은 역사는 끝났고, 자본주의가 모든 다른 체제를 결정적으로 누르고 승리를 거두었다고 주장하지.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어떻게 점점 더 가난해지고 부자들이 어떻게 점점 더 부자가 되는지를 볼 때, 난 혁명이 필요하고 절박하다는 것을 믿게 돼. 로르켕이라면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는다고 했겠지. 다른 자들이 세계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빼앗아가 버리고, 그들이 우리를 노예, 상품상태로 되돌려놓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생각해봐야만 해. 공장들이 하나씩 둘씩 문을 닫고, 이제는 더 이상 일하는 사람들을 ‘노동자’로, 착취하는 자들을 ‘고용주’로 부르지 않는다고 해서, 계급투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야. 계급투쟁은 사라지지 않았어. 그건 다른 형태를 띠고 나타나고 있지. 코스의 기계들을 폭파시키면서 우린 새로운 역사의 장을 알리는 대포를 쏘았던 거야. 또 다른 사람들이 그 뒷장을 써나갈 테고, 좀 더 운이 좋다면 우리도 그들과 함께 하겠지.”(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