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28일 과천에서 열린 공공노동자 집회]
지난 28일 집회에서 배포한 사노련 특보입니다.
철도파업 - 저들이 전면전을 원한다면 당당하게 전면 총파업으로 맞서자!
철도노동자들의 파업의 깃발이 올랐다. 또다시 정부와 사측, 자본가들, 자본가 언론들은 비난의 포문을 열어젖혔다. 그들은 철도노동자들을 공공의 적으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 진정 공공의 적인 바로 그들이 말이다.
정운찬 총리는 철도파업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이라고 부르짖는다. 경총은 공기업 선진화와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저지를 이유로 들어 불법정치파업이라고 목청을 드높인다. 노동부와 검찰, 경찰도 파업 첫날부터 공안대책실무협의를 열어 불법성 여부를 검토하여 사법처리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완전 헛소리다.
이윤 좇는 기생충들
이미 실질실업자수가 3백50만을 넘어섰고 경제위기 하에서 노동자들의 삶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말하는 ‘공기업 선진화’란 공공부문에서 대량으로 일자리를 줄이고 임금과 노동조건을 최악의 상황으로 만드는 것이다.
또한 공공서비스를 후퇴시키고 요금을 올려 국민들에게 부담을 배가시키는 것일 뿐이다. ‘공기업 선진화’란 더 많은 실업자를 양산하고, 신규 일자리를 아예 없애며, 노동자 민중들이 더 비싼 수돗물과 열차요금을 강요하는 짓거리다. 우리 경제의 발목을 붙잡는 자들은 바로 그들이지 우리가 아니다.
정부의 목적은 분명하다. 건설자본과 투기꾼들을 위한 4대강 사업, 부자들을 위한 세금감면 등에 필요한 재원을 공공노동자들을 쥐어짜서 마련하려는 것이다.
이처럼 한줌의 자본가들과 관료들을 위해 공공의 재산을 강탈하는 것이 바로 그들이 말하는 ‘선진화’다. 반대로, 우리 철도노동자들은 노동자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일자리를 지키고, 철도를 진정으로 공공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너무도 정당하지 않은가.
대형 참사를 부르는 선진화
그들의 거짓말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들은 인력감축이 이용자들의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끼칠 수 있다는 철도노동자들의 경고를 계속 무시해왔다. 그런데 파업 첫날부터 그들이 얼마나 철도안전에는 관심이 없는지를 보여주는 위험천만한 사고가 발생했다.
그들은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권을 탄압하기 위해 필수유지업무제도라는 악법을 만들어 놓았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공사는 필수유지업무제도를 스스로 어기면서까지 대체인력을 5617명이나 불법으로 투입했다. 그런데 그것이 대형사고 직전까지 간 것이다.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군인출신 기관사가 신호를 보지 못하고 지나치면서 구로역의 선로합류 지점에서 바로 옆 열차와 충돌할 뻔했다. 다행히 충돌 직전에서 자동제어장치가 작동해 대형사고는 막을 수 있었지만,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사고 후 혼란상황에서 한 시민이 질식하는 일도 발생했다.
심지어 75세의 고령자, 반대편 운전칸에 꽂아놓은 마스콘키(운전키)를 못 찾고 난리를 부리는 사람, 면허증도 없는 이들이 지금 운전대를 잡고 있다. 수천 명의 생명이 풍전등화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처럼 정부와 공사는 책상머리에 앉아서 단지 열차가 정상적으로 운행되는 것처럼 만들어 파업을 파괴하는 데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시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말이다. 이러한 작자들이 계속 활개치게 내버려두어야 한단 말인가.
막무가내 식 탄압
하지만, 이명박과 그에게 충성을 다 바쳐 국회의원자리를 얻고 싶은 허철도 사장은 오히려 이참에 철도노조에게 본때를 보이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망발을 일삼으며 탄압하고 있다.
정부는 오늘 열리는 ‘공기업선진화 2차 워크샵’에서 ‘공기업 노동조합의 과도한 권한’을 더 이상 묵인하지 않는 노사관계 선진화를 핵심과제로 다루고 앞으로 추진하겠다며 노골적으로 노조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
또한 허철도 사장은 취임 후 500명에 가까운 철도노동자들에 대한 고소고발, 단협해지 선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 버릇 남 주겠는가. 파업첫날 곧바로 지부간부들까지 포함해 700명에 달하는 철도노동자들을 직위해제했다. 또한 더 큰 탄압을 예고하고 있다. 한번 해보자는 것이다.
전면총파업으로 화답하자 !
이처럼 상황은 엄중하다. 그들은 필수유지업무제도라는 신종 무기를 고안해서, 노동자들의 투쟁의 주먹에 족쇄를 채우려 했다. 그것도 모자라 그들은 지금 필공파업조차도 불법파업으로 몰아가고 있다. 반면 그들은 불법 대체인력투입 등 불법까지 자행하며 철도노동자들을 유린하고 있다. 그들에게 ‘법’이란 공공노동자 투쟁을 그 무엇이든 불법으로 내모는데 필요한 알리바이에 불과하다. 그들은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미 철도투쟁은 공공부문에서 “총자본, 정부 대 총노동의 대결” 양상을 띠고 있다. 정부와 철도공사는 이 참에 본 때를 보이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우리 철도노동자의 힘을 부분적으로만 보여주는 필공파업만으로는 결코 정부와 사측을 굴복시킬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전면전에는 전면전으로 맞불을 놓아야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의 투쟁의 역사가 보여주듯이, 악법의 굴레를 넘어서 과감하게 투쟁해야 승리의 가능성이 열린다. 물론 이명박 정부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전면투쟁 없이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더욱 분명하다.
그렇다면 후회없이 제대로 한번 싸우자. 노동자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총파업으로 나아가자! 철도노동자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자! 그래서 이명박과 허철도가 벌벌 떨게 하자.
이병박 정권의 노동자 죽이기 공격에 맞서 공공노동자의 총공세를 조직하자 !
‘공공부문 선진화’라는 이름의 공공부문 노동자죽이기 광품이 몰아닥치고 있다. 2012년까지 전체의 15% 정도인 2만2천 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 하에서 노동조합을 완전히 무력화시키기 위한 탄압이 공공현장을 휘감고 있다. 정리해고, 명예퇴직, 임금삭감, 복지축소, 경영평가, 경쟁강화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든 공격이 무차별적으로 퍼부어지고 있다.
선진화 ? 노동자 죽이기 !
‘선진화’라는 멋진 말로 포장했지만, ‘노동자 죽이기’라는 추악한 본질을 숨길 수는 없었다. <1기 공공부문 선진화>의 결과는 가진 자들은 더 큰 이익만 챙긴 반면, 노동자들만 죽어나가는 것이었다. 공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치인들과 고위 관료들을 위한 낙하산 인사와 자본가들을 위한 특혜경영이지만, 이러한 것들은 하나도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얼마 전 공항철도인수과정서 보이듯이 정부는 공기업을 자본가들을 위한 이윤추구의 지렛대로만 바라볼 뿐이다. 인수과정에서 정부는 사실상 고의로 수요예상치를 엄청나게 부풀리는 방식으로 현대건설 자본이 엄청난 수익을 올리도록 보장했다. 그 후 더 이상 돈이 안 되니 경영적자라며 철도공사로 부담을 떠넘겼다. “이익은 자본에게, 손실은 노동자에게!” 이것이 정부의 행동지침이다.
또한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 제출된 공기업 정원 변경 자료(2009~2012년)에 따르면, 고위직(임원 및 1~3급)의 정원 변동은 거의 없고 하위직(4~8급)만을 대상으로 대량 감축이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토해양부 산하의 5대 공기업인 토지주택공사, 수자원공사, 철도공사, 도로공사, 공항공사의 정직원 정원 변경 전과 후를 비교해 봤을 때 확연히 드러난다. 이들 5대 공기업은 올해부터 2012년까지 임원은 8명(이들도 자회사 사장자리 등 뭔가 다른 게 보장될 게 뻔하다)을 감축하는 데 비해 하위직은 무려 7273명이나 줄일 예정이다. 이 때문에 올 연말부터 대규모 명예퇴직 바람이 불 예정이다.
임금삭감, 복지축소
뿐만 아니다. 이미 공공부문 전반에서 예산압박을 통해 임금도 대폭 삭감하고 있다. 올해 초 대졸초임을 많게는 30%까지 삭감했지만, 그들은 그것으로는 배가 부르지 않았나보다. 임금반납, 임금삭감․동결, 임금구조 및 임금산정방식 개악(상여금, 장기근속수당, 대무수당, 조정수당 폐지 등) 등 이제 전체 공공노동자들의 월급봉투를 강탈하려 나서고 있다. 학자금 지원 폐지, 주택대출 지원 폐지, 의료비 지원 축소, 경조사비․생활안정자금 폐지 등 복지 축소도 가세하고 있다. 왜 부자들의 금고는 보호하면서, 몇 년째 홀쭉해지고 있는 노동자들의 호주머니를 강탈하려 한단 말인가.
여기에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단협해지 통보나 노조활동제한, 전임자축소 등을 포함하면 공공부문은 지금 전쟁터라 불러야 마땅하다.
구조조정의 지렛대 : 경영평가, 경쟁 강화
현재 구조조정은 경영평가를 무기로 삼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CEO 평가를 통해 4개 기관의 CEO를 퇴출시켰다. 기관평가는 동결된 급여와 줄어든 복지부문을 만회할 수 있는 상여금의 규모를 결정하기도 해 경영평가는 CEO와 직원들이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생존시험’이다.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한 ‘무한경쟁’을 주문하고 있다. 아니 협박으로 강요하고 있다. 노동조합을 죽이기 위해 관리자들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도록 이명박 정부는 관리자들의 목숨 줄을 흔들며 닦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명예퇴직, 정리해고, 노조탄압, 임금삭감, 복지축소, 공공서비스 상품화를 더욱 가속화한다. 결국 그들은 ‘바닥으로 덜 추락하기 경쟁’, 그러나 ‘모두가 함께 바닥으로 굴러떨어질 수밖에 없는 경쟁’을 공공노동자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를 위해 이명박 자신이 직접 ‘공기업 선진화 워크숍’을 주재하고 추진상황을 매달 점검하는 등 공공부문 노동자죽이기 공세의 전면에 나서겠음을 선포했다. 특히 올 국정과제의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던 ‘노동유연화’를 위해 맨 처음 공기업들을 그 타겟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이명박 정부의 ‘노동자 죽이기 - 공공부문 선진화’에 맞선 전면전은 피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이것은 노동자계급의 일원으로서 공공노동자들이 져야할 중대한 의무를 보여준다. “우리가 승리해야 전체 노동자들의 생존을 지켜낼 수 있다!” 우리는 패배할 권리가 없다.
인력충원을 전면에 내건 단호한 투쟁이 필요하다
이미 치떨리는 분노와 위기감이 공공부문 노동자들 사이에서 팽배해 있다. 그 분노는 조금씩 투쟁으로 솟구치고 있다. 몇몇 사업장현장들에서는 제한적이지만 필공파업이 시작되었다. 철도노동자들은 무기한 필공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이명박의 공공노동자 죽이기 공세에 맞서기 위해서는 공공노동자들이 똘똘 뭉쳐 단호하게 투쟁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진화 저지 공투본’을 통한 공동집회 등을 뛰어넘어 세상을 멈추는 공공노동자 총파업을 향해 진격해야 한다. 이기려면 대충 싸워서는 안 된다. 우리의 힘을 남김없이 보여주어야 한다. 힘으로 제압하지 않으면, 우리가 힘으로 제압당할 것이다.
2002년 철도, 발전, 가스 3사 공동파업 이상으로 더 단호하고 더 폭넓게 단결된 공동투쟁이 필요하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이 공동투쟁이 전체 노동자의 일자리와 생존권을 지키고, 또한 이명박 정부에 맞서 제대로 투쟁할 것이라는 각오를 보여줄 수 있다면 노동자민중은 사소한 불편함을 감내하고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할 것이다. 그 때 이명박 정부는 굴복할 것이다.
인력충원, 노동자 살리기 요구를 전면에 내걸고, 공공부문 전면총파업을 조직해 나가자! 다른 길이 없다! 게다가 너무나 정당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