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세적인 계급단결 투쟁으로 노동자의 길을 열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자본주의는 다시금 세기적인 대공황으로 빠져들었다. 그런데 지난해 상반기 출범 석 달 만에 거대한 촛불항쟁을 맞아 휘청거렸던 이명박 정부가 왜 지난해보다 더 큰 위기로 치달아야 마땅한 상황에서 오히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까? 한마디로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민중의 고통으로 전가하면서도 노동자민중의 분노가 자신을 겨냥하며 집중되지 않도록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주 잠시 동안이지만 말이다.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이명박 정부와 자본가들
이명박 정부와 자본가들은 경제위기(공황)로 인한 자본의 손실을 노동자 민중에게 입체적으로 떠넘기고 있다.
이른바 ‘일자리나누기’ 명분을 내걸고 공무원에게는 자발적인(?) 임금삭감을 강요하고, 공공기관과 30대 그룹 대졸 신입에게 대대적인 임금삭감 공세를 펴고 있다. 그러나 임금삭감해서 만든다는 일자리는 인턴사원(알바)뿐이며, 제대로 된 일자리는 없다.
임금삭감 공세는 산업 전반에 걸쳐 감산·휴업에 따른 임금손실이 막대하지만 어떤 보상도 하지 않는 방식으로도 이루어진다. 또한 ‘회사 살리기’ 의식을 퍼뜨려 노동조합이 복지삭감에 동의하거나 임금교섭 위임으로 임금동결(삭감)에 동의하도록 유도(강요)하고 있다.
임금삭감과 고용위기를 협박하며 ‘노동유연화’를 강화하는 공격도 전면적으로 펼치고 있다. 생산량 조정과 맞물려 정규직을 전환배치하면서 비정규직을 해고하거나, 자유로운 물량이동과 전환배치를 노동조합이 받아들이게 해서 노동자들의 현장통제권을 철저히 박탈하려 하고 있다.
정리해고 공세 또한 최근 들어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정리해고 추진을 내걸어 희망퇴직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으로 공격이 이루어졌다면, 2월말부터는 실제 정리해고를 추진하는 사례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공격을 퍼붓기 위해 노동관계법 개악도 추진하고 있다. △비정규직 사용기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 △파견가능 업무 확대 △복수노조 도입시 교섭창구 단일화 △최저임금법 적용 2년 중단 등.
환상 유포와 이데올로기 공세로 노동자들의 저항의지 꺾기
이명박 정부는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 민중에게 떠넘기면서도 노동자 민중의 불만이 정치적으로 발전하는 것을 차단하려고 계속해서 장밋빛 환상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자” △“이번 위기가 끝나면 한국이 G10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녹색뉴딜”(4대강 정비 같은 ‘친환경’ 목적사업으로 실업자 구제) △“휴먼뉴딜”(중산층 탈락 방지, 중산층 진입 촉진, 미래 중산층 육성) 등.
이명박 정부와 자본가들은 성폭력 사건과 민주노총 충격보고서 등을 활용하며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도덕성 공격도 치밀하게 펼치고 있다. 동시에 이른바 ‘노·사·민·정’ 합의를 지원하고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노동자들 속에 노동운동에 대한 환멸과 자괴감, 노사협조주의와 ‘회사 살리기’ 의식을 퍼뜨림으로써 저항의지를 꺾으려는 것이다.
공세적인 탄압과 악법 개악으로 노동자민중의 투쟁 봉쇄
이명박 정부는 지난해 촛불항쟁과 최근 국제 사례를 보면서, 한국에서도 다시 가두투쟁이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용산투쟁 등에 대해 초기부터 엄청난 경찰력을 동원하여 적극 봉쇄하여 투쟁의 발전을 차단하고 있다.
나아가 노동자 민중의 투쟁을 더 효과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각종 법률 개악까지 추진하고 있다. △집시법 개악 (마스크금지) △불법집단행위 집단소송법 도입 △사이버모욕죄 도입 △인터넷 실명제 확대 △구성원이 집시법 위반하는 민간단체 등록말소와 정부보조금 환수 조치 도입 △재벌과 신문사의 방송운영 허용 등.
재정지출 확대, 신자유주의 정책강행과 투기 조장
이명박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2009년 29조원에 이르는 추경 예산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강행하고 투기를 조장하고 있다.
세계대공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미 FTA’ 비준과 ‘한EU FTA’ 타결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를 몰고 온 미국식 투자은행 육성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통합법’을 지난 2월 그대로 발효시켰다. 2008년에 종합부동산세를 무력화한 데 이어 2009년 들어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를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또한 △금융·산업 분리 완화 △출자총액제 폐지 △산업은행 민영화 등 재벌들에게 특혜를 주는 법안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촛불항쟁을 거치며 대운하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것을 뒤집어 4대강 정비사업이란 명목으로 사실상 대운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폭풍전야 - 공세적인 계급단결 투쟁으로 노동자의 길을 열자!
높은 수출의존도를 가진 한국 자본주의가 세계대공황이 심화될 때 마주칠 운명은 불을 보듯 훤한 것이다. 지금은 그야말로 ‘폭풍전야’ 같은 시기다.
지금까지는 이명박 정부가 가까스로 위기의 폭발을 막아내고 있지만, 이명박 정부의 운명은 째깍째깍 돌아가는 시한폭탄과 같다. 이명박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는 기껏해야 한국경제의 더 큰 하락을 잠시 늦출 뿐이다. 게다가 신자유주의 정책강행과 투기조장은 한국경제가 결정적인 파국과 재앙으로 치닫도록 만들 것이다.
지금까지는 환상을 퍼뜨리고 억압을 강화함으로써 위기 전가에 따른 노동자 민중의 분노를 효과적으로 분산시키고 있지만, 그렇다고 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결국 노동자민중의 분노는 이명박 자본가 정부를 향해 폭발할 것이다.
‘회사 살리기’ 환상을 걷어내고 ‘노동자 살리기’ 정신으로 자본가들의 이윤을 정면으로 공격하는 공세적 요구를 내걸고 싸우자! 노동자계급 총단결을 실현하여 이명박 정부와 자본가들의 탄압을 한 방에 날려 버리는 거대한 투쟁으로 떨쳐 일어서자! 그것만이 자본의 위기 전가를 거부하고 노동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양준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