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리콜사태
자동차 생산과잉과 자본가들의 이전투구가 불러낸 에피소드
자본가들로부터 추앙받아왔던 도요타가 리콜사태로 궁지에 몰려있다.
리콜은 매일매일 일어나는 일이다. 2003년만 해도 현대차 12개 차종, 기아차 4개 차종, GM대우 5개 차종, 르노삼성 5개 차종의 리콜이 있었다. 공개된 리콜의 범위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지만 말이다.
도요타 리콜사태의 배경
2007년~2010년 초까지 도요타가 세계 곳곳의 공장에서 생산한 차종 중에서 10개 이상이 불량제품으로 리콜되었다. 평상시라면 그렇게 난리가 날 일이 아니다. 그런데 미국정부와 세계자동차자본가들이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이 개입하면서 도요타 리콜사태는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면 도요타 리콜사태의 배경은 무엇인가?
첫째, 자본가들의 과잉생산이다. 2008년 초에 세계적으로 이미 2,500만대의 자동차가 팔리지 않고 남아돌았다. 2,500만대의 재고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구매자가 나타나거나 2,500만대에 해당하는 생산시설을 폐쇄하는 길밖에 없었다. 그러나 미국금융위기로 시작된 세계경제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구매자가 나타나는 길은 막혀 버렸다.
벼랑에 내몰린 자동차 자본가들은 한쪽에서는 파산과 회생(지엠, 포드, 폭스바겐 등)을 거쳤고, 다른 한쪽에서는 세계1위를 꿈꾸며 생산량(도요타, 현대기아차 등)을 늘려나갔다. 이로 인해 자동차 과잉생산은 해결될 수 없는 수준으로 확대되었다.
둘째,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자본가국가의 재정 부담이다. 미국, 유럽, 중국, 한국 등 자본가국가들은 자동차 산업의 파산을 막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퍼부었다. 그런데 빚잔치는 한계가 있다. 정부파산위험 앞에 이제 그것도 불가능해졌다. 한계에 봉착한 미국정부와 미국 자동차 자본가들은 도요타가 차지하고 있던 시장을 빼앗아서 위기를 조금이라도 모면하려 발악하고 있다. 도요타 리콜사태는 그것의 한 구성부분이다.
노동자들에게 주는 교훈
자본주의 생산체제에서 자본가국가와 자본가들 사이의 죽고 죽이는 경쟁전은 필연적이다. 이 과정에서 시간과 장소만 다를 뿐 자본가들의 연이은 파산은 피할 수 없다.
지금 세계자동차 자본가들의 위기 앞에서 노동자들의 대응은 두 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자본가가 살아야 노동자도 살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 자국 자본가를 살리기 위해 나서는 것이다. 도요타 자본가를 맹비난하는 미국자동차노조와 임금동결을 선언한 도요타 노동조합이 그 예이다.
다른 하나는 “국유화가 아니면 차라리 죽음을!”을 외치며 투쟁했던 러시아 이브토바즈 자동차 노동자와 “일자리 살인을 중단하라!”고 외치며 투쟁했던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노동자들이 가고 있는 길이다. 우리는 어떤 길을 갈 것인가? 전자의 자본가 살리기 협조인가, 후자의 노동자 살리기 투쟁인가?
강진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