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은 경쟁을 즐기고 있다” 밑바닥을 향한 노동자들의 추락 경쟁을!
"현대차, 미국서 위협적인 경쟁상대" "시간이 지나면 현대차 이미지 강화될 것"
지난 1월 14일 북미 오토쇼에서 GM의 릭 왜고너 회장이 위와 같이 말하자, 한국의 언론들은 현대차가 GM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것마냥 앞다투어 보도했다. 최근 출시한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단가가 한국보다 낮게 책정될 것이라는 기사와 함께.
그러나 GM 회장의 발언은 현대차의 미국시장 진출이 무서워서 나온 것이 아니라 GM 노동자들을 겨냥한 것이었다. 쉽게 말해 “현대차가 차량 단가인하로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 결국 GM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실시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GM 노동자들은 더 많은 양보를 해야 한다”는 말에 다름 아닌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GM의 경쟁력 실체가 노사화합에 있다며 "지난해 가을 전미자동차노조(UAW)와 앞으로 3~4년간 실행될 역사적 합의를 이뤘다"고 UAW를 추켜세웠다. UAW는 지난해 GM 노동자들의 연금보험을 양보했고, 아울러 젊은 신규취업자들이 기존 정규직의 1/3도 안되는 임금으로 일하도록 합의해 주었던 것이다!
아울러 현대차 자본가들 역시 GM 회장의 발언을 이렇게 퍼뜨린다. “미국 수출에서 이윤이 늘어나면 국내 공장을 유지할 이유도 없어진다. 미국 현지로 생산을 이전하면 되니까” 즉, 은연중에 국내 공장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한국 노동자들이 더 많은 양보를 해야 한다고 선동하는 것이다.
북미 오토쇼에서 릭 왜고너 회장이 쏟아낸 말 중에 실제로 그의 속내를 드러낸 발언은 바로 이것이다. “GM은 경쟁을 즐기고 있다” 그렇다! GM 뿐 아니라 현대차, 도요타 등 자동차산업 자본가들 모두가 경쟁을 즐기고 있다. 경쟁이 격화될수록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차와 GM 자본이 경쟁하여 누가 우위를 점하는가 하는 것은 노동자들의 이해관계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현대차가 우위를 점하면 GM 자본가들은 GM 노동자들에게 노동조건 하락을 요구할 것이고, 그것이 성공하면 다시 현대차가 한국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양보를 강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승리하건 GM이 승리하건, 결국 밑바닥으로 몰리는 것은 노동자들이다. 따라서 우리 앞에 놓인 길은 간명하다. 자본의 경쟁력 논리에 굴복하여 바닥으로 추락 경쟁에 말려들 것인가, 노동자 권익을 위해 싸우려는 세계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의 연대로 맞설 것인가! 일부 정규직 고용안정을 위해 UAW처럼 젊은 신규입사자 초과착취를 수용할 것인가, 정규직-비정규직의 계급적 단결로 총고용 보장을 위해 나설 것인가!
오민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