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적 전환배치 철폐 - 고용안정의 지름길!
투쟁의 발단은 카렌스가 광주공장으로 이전되던 17대 집행부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화성공장에서 생산되던 카렌스가 광주공장으로 이관되면서 화성공장 조립2부에는 150명 정도의 여유인력이 발생했다. 17대 집행부는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차종이관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 화성 조합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카렌스 이관을 자본과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여유인력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17대 집행부와 18대, 19대 집행부는 “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이 인원들은 각반에 배정되어 부재대응 인원으로서 그 역할을 해 왔다.
그런데 작년말부터 사측으로부터 전환배치에 대한 소문들을 들리더니 급기야 1월 20일경 자본으로부터 86명에 대한 전환배치가 통보되었다. 집행 초 인원을 빼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19대 집행부는 이 순간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음으로써 자본의 “강제적 전환배치”를 사실상 묵인하고 말았다.
강제 전환배치를 계속 방조해온 집행부
그러나 조합원들은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 결국 집행부가 투쟁지침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자발적인 잔업거부투쟁이 벌어졌다. 화성지회 집행부는 공청회를 열어 화성공장 물량유치를 통한 총고용 확보를 위해서는 ‘전환배치’를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득하려 했다. 이것은 명백히 고용문제로 조합원들을 위협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집행부의 공청회가 이어지는 투쟁을 막을 수는 없었다. 공청회 다음날 하체 2~3반 조합원 33명의 잔업거부 투쟁이 이어졌다. 28일 조립2부 대의원들이 사측과 협의 중인 고용실장과 면담하기 위해 본관 갔지만 사측 구사대와 경비대가 본관 출입문을 봉쇄하고 있었다. 이 봉쇄를 등에 업고, 화성지회 집행부는 사측과 카렌스 단산협의를 하면서 “96명의 잉여인원이 있다는 것”을 회의록에 남기고야 말았다. 이로써 사측의 단협위반을 불사하는 강제적 전환배치 시도가 ‘단협을 위배하지 않은 합법적인 것’으로 둔갑하기 시작했다.
29일 의장1반 조합원들의 잔업거부가 이어졌고 조립2부 대의원들은 “재협의와 회의록 파기”를 요구했다. 하지만 화성지회 집행부는 “재협의는 없다”고 함으로써 조합원들과 대의원들의 요구를 완전히 묵살했다. 2월 2일부터 이미 합의된 휴무 때문에 조합원들의 투쟁은 더 이상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15일 화성 노동해방 선봉대 선봉대장과 이상욱동지가 “강제적 전환배치 반대와 밀실협의 한 회의록 파기”를 주장하며 조립1부 의장4반 설비구간을 점거했다. 이 점거농성은 18일 임시대대의원 대회를 통해 대응한다는 기조 하에 일단 접게 되었다. 그러나 조합원들의 잔업거부투쟁과 활동가들의 라인점거투쟁을 통해서도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가 임시대대의 말싸움 속에서 해결될 것이라고 진정으로 믿는 조합원들은 거의 없다.
꺼지지 않고 타올라야 할 투쟁의 불꽃
주간연속2교대에 대한 노사전문위원회의 협의에서 자본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 중의 하나가 “전환배치의 자유화”라고 한다. 2년을 넘게 인정해왔던 인원을 갑작스럽게 강제로 전환배치를 시도한 것은 다만 임금 몇 푼을 줄이겠다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본의 강제적 전환배치가 허용된다면 노동자들은 오늘 이 공장에서 내일 저 공장으로, 광주에서 화성으로, 다시 화성에서 소하리로 옮겨다녀야 할 것이다. 완전히 자본의 노예로 전락하는 것이다.
강제적 전환배치는 현장을 완전히 초토화시킬 것이다. 인사권을 가진 관리자들의 눈치를 보느라 조합원들은 찍소리 못하고 자본에 줄을 서게 될 것이고 자본은 저항하는 조합원들을 전환배치시 가장 어렵고 힘든 곳에 배치시킴으로써 보복을 가할 것이다. 까탈스런 활동가들은 아예 먼곳(한가하지만 결코 조합원들과 만나기 힘든 곳)으로 유배되어 고립될 것이다. 이렇게 현장은 폭탄을 맞은 것처럼 황폐화할 것이다. 그렇기에 강제적 전환배치에 맞선 투쟁은 곧 노동조합을 사수하고, 고용안정을 지켜내는 사활적인 투쟁이다.
자본은 올해 기필코 단협개악을 통해 “강제적 전환배치”조항을 단협에 끼워 넣으려 할 것이다. 주간연속2교대 문제에서도 “임금보전과 전환배치권”을 맞바꿀 수 있다고 ‘독바른 사과’를 들이밀고 있다. 상황이 이렇기에 화성공장 조합원들과 활동가들의 투쟁은 당장의 성과와 무관하게 의미 있는 소중한 투쟁이다. 이것을 통해 반격의 기틀이 만들어졌다. 자본의 공세에 물러선 것은 몇몇 집행부지 현장의 조합원들이 아니다! 자본의 공격이 화성공장 조립2부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투쟁을 촉발시켰듯이, 자본의 공격에 저항하는 조합원들의 자발적 흐름은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고 또한 기필코 만들어내야만 한다. 자본은 주간연속 2교대를 기회로 강제적 전환배치, 임금삭감, 노동강도 증대, 비정규직 확대 등을 밀어붙일 계획들을 철저히 세우고 있다. 이에 맞서 싸울 의지를 다지자. 올 한 해 투쟁이 향후 10년을 좌우할 것이다. 절대 물러서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