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가정부에 맞선 포르투갈 노동자들의 투쟁
지금 포르투갈에서는 사회당정부의 반노동자정책에 맞선 커다란 파업들과 대중집회들이 벌어지고 있다. 사회당정부가 경제회복을 내세우며 도입한 정책은 노동자민중이 어렵게 쟁취한 권리들과 노동조건들을 공격하고 대기업들에게 보다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공공지출을 크게 축소했고, 연금제도를 개악했으며, 특히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 일자리를 대대적으로 공격했다. 실업률은 사실상 12%에 달한다. 물가상승률도 최근 몇 달 동안 5%로 치솟고 있다.
노동자들이 전투적으로 변하다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포르투갈 노동자들의 상황은 폭발직전이다. 이들은 공공부문의 모든 분야의 노동자들이 자본가정부의 공격에 맞서 함께 단결하여 싸워야만 한다는 점을 깨달아가고 있다. 보건의료노동자들은 최근 일자리축소에 맞선 항의시위 이후 보건부장관을 퇴진시키려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 학교들에서 일어난 운동은 더욱 거대하다. 정부의 공격에 맞서서 전국적으로 매일매일 교사들의 집회가 벌어지고 있다. 3월 8일에는 1974~75 포르투갈 혁명 이후 가장 많은 10만 명의 교사가 집회에 참가했다. 전체교사 15만 명 가운데 무려 2/3가 참여한 것이다.
그러자 심지어 주요 자본주의 야당들조차도 노동자들의 투쟁에 압도되어 그것을 지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지방자치체 노동자들, 공무원 노동자들의 파업과 전국시위가 이어질 계획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공공부문은 물론 민간부문에까지 걸쳐, 정부의 전반적인 공격에 맞서는 전체 포르투갈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조직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 3월 1일에는 정당들의 권리를 제한하는 정부의 입법안에 맞서 포르투갈 공산당의 집회가 있었다. 포르투갈 공산당은 자신이 누려왔던 정치적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집회를 조직했다. 정부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두려워 입법안을 철회했다. 하지만 집회에는 5만 명의 노동자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이 집회를 보건 분야의 사회복지 축소와 민간부문 노동자들에 대한 정부의 공격에 항의하는 집회로 활용하기를 원했다. 그 결과 이 집회는 공산당의 통제를 벗어나, 매우 전투적이고 정치적인 집회로 탈바꿈되었다.
의회주의를 뛰어넘어 현장과 거리의 정치를
포르투갈 노동자들의 분위기는 절박하고 계속해서 급진화되고 있다. 정부가 노동자들의 핵심적 요구들을 어느 정도라도 수용하지 않는다면, 분노에 찬 노동자들은 총파업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당과 공산당의 ‘좌파블록’이 제시하는 의회주의 테두리를 과감히 뛰어넘어야 한다. 포르투갈 사회당과 공산당은 이제껏 노동자의 분노를 자신들이 의회에서 보유하고 있는 의석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이들은 실제로는 자본가들과 타협하며 노동자들에 대한 자본과 정부의 공격을 용납해왔다. 이른바 ‘좌파정부’, ‘좌파블록’이란 사실상 ‘노동자들의 분노를 묶어두고 통제하는 장치’에 불과했다.
포르투갈 노동자들의 저항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은 공장과 거리에서 과감히 투쟁하면서 총파업을 완전 승리까지 밀고나가야 한다. 사회당 정부에 대한 환상을 완전히 떨쳐버리는 것, 그리고 사회당정부와 분노에 찬 노동자들 사이에서 교묘하게 줄타기 놀이를 하는 공산당의 영향력을 과감히 뛰어넘는 것이 필요하다. 스스로의 자주적인 힘, 특히 선거시에 좌파블록에 표를 던지는 식의 운동을 극복하고 아래로부터의 단결을 확대하고 이것을 총파업과 같은 현장과 거리의 정치로 끌어올려야 한다.
포르투갈 공산당은 과거 1974년 포르투갈 혁명에서 독재자 살라자르가 물러난 이후 사회당과 함께 소위 민주적자본가들과 연립정부를 구성하면서 노동자들의 혁명적 열망에 찬물을 끼얹은 이후, 의회의석을 위해 노동자들의 투쟁을 이용할 뿐인 정당으로 전락했다. 이러한 의회주의 정당, 그리고 그들과 연결된 노조관료들에 운명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진정한 계급적 단결을 확대하는 경우에만 포르투갈 노동자들에게 승리의 길은 열릴 것이다. 이 투쟁과 함께 하면서 의회주의, 개량주의를 넘어서는 혁명적 사회주의의 전망을 제시하는 세력을 통해서만 포르투갈 노동자들에게 승리의 길이 열릴 수 있다.
정원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