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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차베스, 가난한 민중의 대변자인가 아니면 부자들의 보루인가?
이 글은 프랑스의 ‘노동자투쟁’이 발간하는 잡지에 실려 있는 논평을 발췌 번역한 것이다. 이 논평은 프랑스와 영국의 일부 좌파들이 가지고 있는 차베스에 대한 이러저러한 환상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그와 같은 동일한 환상이 우리 사회에서도 유행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판 ‘박정희 정권’에 지나지 않는, 차베스 정부에 대한 환상은 반드시 걷혀야만 한다. 이러한 환상을 벗겨내고, ‘왜 차베스와 같은 포퓰리즘 정치가가 아니라 노동자계급 자신의 운동을 통해서만 노동자계급의 미래를 열 수 있는지, 그리고 세계를 진정으로 변혁시킬 수 있는지’를 분명히 해야만 한다. 이 글이 발표된 것은 2006년 3월이다. 약 8개월의 시간이 흘렀지만, 차베스정권에 대한 분석 내용은 변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 동안의 사실들은 보다 분명하게 분석의 올바름을 증명한다.
노동자계급의 눈으로 베네수엘라의 사건들을 바라보는 데, 해외좌파의 이 논평이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본문 중 [ ] 안에 서술된 부분과 주석은 이해를 돕기 위해 번역자가 덧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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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차베스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통치자로서 8년 동안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만일 그가 이번 12월 선거에 재도전한다면, 그는 임기를 6년 더 연장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차베스는 12월 5일 실시된 대선에서 62.9% 지지로 3선에 성공했다.] 그는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를 선언했고, 이제는 ‘21세기 사회주의의 빨치산’이라고 자임하고 있다.
차베스는 이런 식의 선언들을 통해 반세계화 세력과 일부 극좌파로부터 박수를 받아왔다.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차베스주의’는 과거 카스트로주의나 산디니즘*의 또 다른 형태다. 차베스는 ‘볼리바리안, 베네수엘라, 라틴아메리카를 위한 사회주의’를 말한다. 그는 그것을 종교적 수사를 통해 표현하곤 한다. “자본주의가 지옥으로 통하는 길이라면, 사회주의는 지상천국을 건설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21세기 사회주의를 규정할 수 있는 특징적 요소들이 있는데 ··· 첫 번째는 도덕적 요소다. 우리는 윤리와 양심이 명하는 바로부터 출발해야만 한다. 미래의 세계에 대한 전망은 반드시 삶과 연결된 윤리의식을 포함해야만 한다. 분명하게 말하자면, ‘모두를 사랑하라’ 혹은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라’와 같은 많은 기독교적 정신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것은 형제들과의 연대, 혹은 자본주의가 뿌려놓은 악마성인 개인주의, 이기주의, 증오, 특권에 대한 투쟁으로부터 시작된다.”
지배자들의 냉혹한 잔인성에 직면해 있는 베네수엘라의 가난한 대중은 그의 발언에 환호한다. 일부 극좌파들이 그를 찬양하면서, 그는 극좌파의 상징이 되었다. 그렇다면 가난한 대중은 무엇 때문에 차베스를 따르는가? 그는 어떤 정책을 집행했는가?
과거의 유산
1909년부터 1958년까지 반세기에 걸쳐 군사독재가 베네수엘라를 직간접적으로 지배했다. 1958년에는 미국정치체제의 영향으로 의회민주주의가 등장했다. 두 개의 정당이 권력을 놓고 경쟁했는데, 하나는 사회주의인터내셔널* 및 베네수엘라노총과 연결된 ‘민주행동’이고, 다른 하나는 카톨릭교회들과 연결된 ‘기독사회당’이다. ‘민주행동’과 ‘기독사회당’이 권력을 나눠가지는 양당체제는 군대의 권력복귀를 막기 위해 고안되었다. 하지만 또한 양당체제는 독재에 저항한 투쟁에서 선두에 섰던 공산당을 배제하는 것이기도 했다.
18~19세기에 걸쳐 베네수엘라 경제는 코코아와 커피 재배에 주로 의존하는 농업경제였다. 하지만 1925년에는 주요 석유수출국으로 등장하여 무엇보다도 미국에 이익을 가져다주었다(현재 베네수엘라산 석유는 미국수요의 10%를 차지한다). 베네수엘라정부는 정부재정수입을 위해 수출세를 부과해왔고, 세계시장의 가격변화로부터 영향을 받게 되었다. 가격이 폭락했을 때 재정문제가 터져 나온다.
1973년에서 1983년까지 세계석유가격이 크게 인상되는 동안 정부재정은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정부는 석유수출 1달러당 80센트를 가져갔다. 그 시기에 대통령이었던 ‘민주행동’의 카를로스 페레스는 ‘강한 베네수엘라’ 구상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나라의 유일한 상품으로서 석유라는 보물에 대한 의존성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어쨌든 석유와 연계되어 있는 유산계급과 중간계급들은 쉽게 돈을 벌 수 있었다. 부정부패가 만연했다. 석유 값의 폭락은 부자들에게 어려운 상황을 가져왔고, 가난한 계급들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데서 곤란을 가져왔다.
체제의 파산
1989년에 페레스가 대통령으로 복귀했을 때, 체제는 폭발했다. 페레스는 1976년에 석유와 철광 분야를 국유화한 일로 찬사를 받아왔다. 또한 그는 경제에 대한 정부개입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해왔다. 그런데 국유화가 가져온 실제 변화란 기존 석유기업들을 미국에서 CITCO 정유 체인, 주유소 등을 해외지사 형태로 직접 운영하는 다국적 기업으로 변모시킨 것에 지나지 않았다. 석유기업들은 미국에서 확보한 수익의 가능한 한 작은 부분만을 베네수엘라로 송금했다. 정부의 수입은 수출 1달러당 20센트를 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정부의 빚은 늘어갔고 가난한 계급들은 심각한 곤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IMF는 이러한 빚을 줄이라고 압박했고, 페레스는 거의 모든 국영기업들을 민영화했으며, 가격통제 또한 중단했다. 물가는 최저 30%에서 최고 100%까지 상승했다. 1989년 2월에는 ‘카라카소’라고 알려진 폭동이 5일 동안 대도시들에서 일어났다. 주민들은 슈퍼마켓을 약탈했다. 페레스는 불안을 가라앉히기 위해 보안대는 물론, 군대까지 동원했다. 정부는 287명의 민간인이 죽었다고 자인했다. 하지만 적게는 1천 명에서 많게는 1만 5천 명이 죽고, 수천 명 넘게 부상을 입었다. 정치인들은 더 이상 질서를 유지할 수 없었다. 결국 군대가 정치무대로 복귀했다.
두 차례의 군사 쿠데타
첫 번째 정부전복기도가 1992년 2월 4일에 발생했다. 쿠데타 지도부는 부패척결에 무능한 정부를 비난하면서 ‘참된 국가 건설’을 내세웠다. 민중에게 봉기를 호소했던 반란부대[쿠데타 부대]들은 카라카스에서 분쇄되었다. 그들은 [이 쿠데타를 주도했던] 우고차베스 낙하산부대 중령의 선언으로 봉기를 ‘잠시’ 포기했다. 창설 10년 만에 ‘볼리바리안혁명운동(MBR)’의 지도자로서 38세의 차베스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감옥에 갇혔지만 유명인사가 되었다. 1992년 11월 27일에 MBR은 또 다시 쿠데타를 시도했는데, 역시 단명하고 만다. 500명의 장교를 포함하여 1천 200명이 체포되었다. 다음 해에 페레스는 부패스캔들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기독사회당’의 전 지도자 라파엘 칼데라가 모든 당으로부터 독립성을 주장하면서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선거가 끝나자 그는 페레스의 정책을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차베스를 석방했다.
빈곤의 급증
민영화는 사회를 황폐화시켰다. 1988년과 1997년 사이에 15% 가까운 일자리가 사라졌다. 소일거리, 불법적인 일자리가 전체 일자리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1980년의 35%와 비교하여 1999년에는 53%로 증가했다. 1978년부터 1994년 사이에 최저임금의 실제 가치는 1/3수준으로 떨어졌다. 정부사회복지예산의 40%가 삭감되었고, 교육과 주거예산은 70%가 사라졌다!
1984년과 1995년 사이에 빈곤선 아래에 사는 주민들의 수는 36%에서 66%로 증가했다. 가난한 층 40%의 소득의 몫은 19.1%에서 14.7%로 감소한 반면에, 부자들의 몫은 21.8%에서 32.8%로 증가했다. 1987년에 상위 5% 부자들의 수입은 하위 5% 가난한 사람들의 수입의 42배에 달했다! 가난한 계급들의 전반적인 생활상의 붕괴는 민영화에 대해 거의 반대하지 않은 베네수엘라노총에게도 부담을 지웠다. 1988년과 1995년 사이에 조직노동자 비율은 거의 절반수준인 13.5%로 감소했다. 일부 전투적 노동자들과 Causa R[‘근본 대의’]이 미조직노동자들을 조직하고자 했다. Causa R은 1970년대에 공산당에서 나왔고, 브라질 노동당으로부터 고무 받았다. 그들은 전투성 덕분에 1990년대 초의 선거에서 일부 공장들과 빈민촌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그들은 후에 차베스 지지 세력의 일부가 된다.
군대 내의 불만
의회가 군대의 최고지휘부를 임명했기 때문에, 군 지휘부는 체제를 지지했다. 많은 장교들이 다양한 형태로 만연한 부패와 줄서기에 연루되어 있었다. 베네수엘라군대의 규모는 브라질군대의 1/5에 불과하지만, 브라질군대의 장성의 수가 116명인 것에 비해 무려 133명의 장성들이 있었다. 하층 계급출신인 낮은 지위의 장교들이 군대체계에 도전했다. 차베스와 그의 동료들은 최초로 대학교육을 받은 장교세대였다. 그들은 군대의 계급제도에 불만을 품으면서 시민사회와 관계를 맺었고, 정치화되었다.
예를 들어, 차베스는 1982년에 ‘볼리바리안혁명운동’을 창설한 후, 더글라스 브라보 같은 게릴라 출신들과 접촉했다. 브라보는 무익했던 몇 년간의 게릴라활동 후에 보다 계급적인 정치투쟁으로 돌아와 공산당원이 되었던 전력을 가지고 있었다. 차베스의 형은 더글라스 브라보의 ‘베네수엘라혁명당’의 당원이었다. 브라보는 차베스와 그의 군대가 [노동자계급 정부를 포함해서] 어떤 형태의 민간통치도 거부한다는 점을 알고는 쿠데타 이전에 그와 결별했다.
차베스의 권력을 향한 길
차베스는 감옥에서 나온 후 정치투쟁에 뛰어들었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 자신과 같은 혼혈인들, 그리고 흑인들과 원주민들 앞에서 연설했다. 그는 1930년 베네수엘라 독립의 영웅인 시몬 볼리바르와 그를 고무시킨 시몬 로드리게스를 언급하며 국민성을 강조했다. 또한 1847년에 대지주들에 맞서 농민봉기를 지도했던 에제퀴엘 자모라를 언급했다. 차베스는 예수, 루소, 빅토르 위고, 파블로 네루다, 게바라, 맑스와 트로츠키를 인용했다!
그는 또한 정치술책의 경험이 풍부하고 경제계에 잘 알려져 있던 늙은 정치인 루이스 미퀼레라와 관계를 맺었다. 미퀼레라는 2002년까지 차베스의 오른팔이었다. ‘볼리바리안혁명운동’의 한 회원이 주지사로 선출되자 1995년에 차베스는 대통령선거에 뛰어들기로 결정했다. ‘볼리바리안혁명운동’이라는 명칭을 ‘제5공화국운동’으로 바꾸었다. 차베스는 선거재정을 위해 보험회사, 부동산개발업자, 통신회사는 물론 스페인의 은행에서까지 돈을 지원받았다. 또한 낡은 두 전통 정당들이 약해지고 있는 동안에 힘을 키워왔던 Causa R과 같은 작은 정당들과 함께 [민족주의 노선을 내건] ‘애국전선’으로 연합했다.
대통령 선거가 임박하면서 기존 정당 지도자들은 차베스의 성공을 두려워했다. 그래서 그들은 지방선거일을 연기하여 유권자들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차베스의 ‘볼리바리안혁명운동’이 지방선거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자 ‘민주행동’과 ‘기독사회당’은 대통령선거에서 후보를 단일화하여 연합하기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차베스는 56%를 득표하여 손쉽게 승리했다. 그는 쿠데타 시도가 실패한 지 6년 만에 보통선거를 통해 당선되었다.
제한적인 반제국주의
새로운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때때로 도발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미국에 반대하는 외교정책을 폈다. 차베스는 1999년에 권력을 장악하자마자 주요 석유생산국들을 방문했다. 페르시아만의 군주들뿐만 아니라 리비아의 가다피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을 만났다. 그는 또한 카스트로와 손을 잡았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침략과 이라크 침략을 포함하여 많은 사건들에 대해 미국을 비난했다. 미국은 차베스를 ‘나쁜 친구’라며 응수했다. 베네수엘라군대가 이웃 콜롬비아의 게릴라 진압을 중단하자, 미국은 차베스가 한 게릴라부대*를 지원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또한 미국정부는 차베스와 카스트로의 경제동맹인 ‘아메리카를 위한 볼리바르대안’을 비난했다. 차베스는 쿠바가 필요로 하는 충분한 석유수출을 보장하면서, 쿠바가 미국의 경제봉쇄로부터 부분적으로 벗어나도록 도왔다. 쿠바는 그 대가로 베네수엘라의 보건과 교육정책을 지원했다.
차베스는 또한 미국정부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다른 남아메리카 지도자들과 경제동맹을 맺고자 했다. 베네수엘라는 1991년 이래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가 연합한 공동시장, 메르코수르에 가입했다. 이에 대항하여 미국은 ‘전미자유무역지대’를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미국의 계획은 지금까지 성공적이지 못하다.
차베스는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민주당을 선호한다는 암시를 담은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것은 차베스가 미국과 무조건 단절하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심지어 차베스는 쿠바혁명이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들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존 F. 케네디가 만든 ‘진보를 위한 동맹’을 찬양했다!
차베스는 전임자들이 IMF에 진 빚을 꼬박꼬박 갚았다. 또한 그는 미국 석유기업들에게 성실하게 석유를 공급했다. 차베스는 결코 이러한 경제관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며, 석유기업들과의 계약을 끊임없이 갱신했다. 차베스가 가져온 한 가지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는데 그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다. 그는 이들 기업들에게 전보다 조금 더 많은 세금을 요구했다. 차베스는 또한 미국의 3개 주에서 보다 저렴한 값으로 휘발유와 등유를 팔려고 하면서, 베네수엘라 천연가스 시추를 위한 미국석유기업 셰브론텍사코사의 새로운 설비도입에 대해 축전을 보냈다. 그는 심지어 미국을 ‘전략적 동맹국’이라고 불렀다.
차베스의 중재자 역할
차베스는 1999년에 임기를 시작하면서 제헌의회소집을 위한 국민투표를 이용해 의회 내의 적수들에 맞섰다. 그는 국민투표에서 승리했다. 투표라는 수단을 통해 그의 ‘애국전선’은 131석 가운데 121석을 획득했다. 결국 차베스가 주창한 헌법이 도입되었다. 새로운 헌법은 참여민주주의를 찬미하면서 토착 소수민족을 배려하여 공직을 배분했다. 주거와 교육, 그리고 의료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확인했다. 또한 군대에 투표권을 부여했고 최고 장성들의 이름으로 의회권력을 빼앗았다. 따라서 군대의 입지가 강화되었다.
결국은 대통령의 권력이 강화되었다. 이제 대통령은 의회의 동의하에 어떤 종류의 법이라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반대파들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 2000년의 새로운 헌법을 통해 상원을 완전히 폐지했고, 정당들에 대한 국고보조금 지원을 중단했다. 차베스는 자신의 대통령직을 포함한 모든 지위에 대한 새로운 선거들을 통해서 정치적 공격을 계속했다. 그는 59%의 득표로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했다. ‘민주행동’은 20석을 지켰지만 ‘기독사회당’은 한 석도 얻지 못하면서, 두 반대파 정당들은 의회에서 한줌도 안 되는 세력으로 전락했다.
‘볼리바리안혁명운동’의 회원들인 차베스 추종자들이 공직을 나누어 가졌다. 하지만 정부기구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심지어 차베스는 1998년 이전부터 재무장관직을 맡아왔던 인물을 그대로 유임했다. 새로운 대통령은 화폐의 독재[시장경제]와 생산수단에 대한 사적소유[자본가들의 소유권]에 대해 공격할 마음이 전혀 없었고, 이 점을 헌법에서 양도할 수 없는 권리로 확인시켜주었다. 하지만 반대파들(부자들, 실각한 정치인들, 석유산업 사장들, 노조관료들)은 [과거에 비해] 잃어버린 권력을 되찾기 위해 끊임없이 결집을 시도했다. 의회에서 그들의 발언권이 약화되었을지라도, 여전히 그들은 언론매체 대부분을 손아귀에 틀어쥐고 있었다.
2년 동안 세 차례의 국민투표에서 승리하면서 차베스는 아르헨티나의 후안 페론과 같은 역사 속 라틴아메리카 지도자의 지위를 닮아갔다. 차베스는 한편으론 제국주의, 특히 북아메리카 제국주의와 특권계급, 다른 한편으론 보다 고귀한 삶을 열망하는 가난한 계급 사이의 “중재자”였다. 새로운 대통령은 권력을 지키기 위해 가난한 대중에게 양보를 하면서도 기반은 [가난한 대중, 즉 노동자계급이 아니라] 군대에 두었다.
대통령이 된 차베스는 재정압박에 직면했다. 국고는 전임자에 의해 바닥난 상태였고, 석유가격은 최저점에 머물러 있었다. 그래서 차베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대중과 직접 만나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는 매주 ‘안녕하세요 대통령’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청중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이것은 그의 개인적 호소력을 더욱 강화시켜주었다.
차베스는 임기 초부터 정부의 사회복지정책을 복원하기 시작했다. 편부모슬하의 아이들이나 불법적인 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배려하여 사회보장제도로 통합시켰다. 식료품을 분배했고, 교육과 의료, 주거 계획을 수립했다. 차베스는 ‘볼리바르 2000 계획’의 실행을 위해 4만 명의 군인을 동원하여 보건의료를 정상화하고, 공공수송과 주거를 확대하는 데 활용했다. 또한 가난한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 데 필요한 수업료를 면제했다. 그 결과 60만 명의 학생들이 추가로 학교에 등록하게 되었다. 교실 공간이 부족해지자, 군 막사와 심지어는 대통령궁의 일부를 학교로 전환시켜 이용하도록 했다. 또한 새로운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은퇴한 교사들을 학교로 불러들였다.
차베스는 이때부터 자신의 구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2001년 7월에 그는 ‘혁명적볼리바르운동’을 다시 시작했고 국민들에게 ‘볼리바르써클’을 만들라고 권장했다. 또한 그는 퇴직자에서부터 노점상들에 이르기까지 특수한 이해를 방어하기 위한 협회들을 만들었다.
농업개혁을 위한 시도
2001년 11월에 차베스는 의회의 지지 하에 ‘토지법’을 포함한 49개 법안을 공포했다. 5%의 지주들이 80%의 땅을 지배하고 있고, 8개의 가문이 수도 카라카스의 18배에 해당하는 땅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토지개혁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이 지주들은 항상 대규모의 정부교부금[정부지원금]을 누리면서 거대 수출농업기업을 위한 작물들을 재배했다. 휴경인 경우에도 걱정하지 않았다. 반면에 지방에 사는 86%의 민중은 가난 속에서 살았다. 75%의 농민들이 단지 전체 국토의 6%의 땅만을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겠는가?
차베스는 베네수엘라에서 소비되는 식량의 70%가 수입되는 상황에서 경작지로 활용되고 있지 않는 땅들을 무토지 농민들에게 식량을 재배하도록 넘겨주었다. 토지개혁의 첫 걸음은 대지주들이 정부로부터 훔쳐간 것을 포함하여 모든 재산소유 현황을 조사하는 것이었다. 차베스는 또한 소유지의 80% 이상을 경작하지 않는 모든 지주들에게 세금을 매겼다.
토지개혁과 새로운 세제의 도입은 지주들 사이에서 많은 분노를 자아냈다. 국영석유기업의 고위 간부들도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베네수엘라노총’ 노조관료들도 2001년 말의 파업을 통해 지주들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노조관료들은 2002년 4월에 정부를 전복하기 위해 준비에 들어갔다.
민중이 특권층에 반대하고 나서다
2002년 4월 13일과 14일에 베네수엘라는 사태발전의 최고조에 다다르게 된다. 베네수엘라경제인연합회인 ‘페데카마라스’의 회장 페드로 카르모나는 한 주 내내 차베스에 적대하는 선동을 펼친 후, 쿠데타를 이끌어 차베스정권을 전복한다. 미국정부는 쿠데타 음모자들에게 ‘민주주의의 새로운 승리’라며 축전을 보냈다. 이러한 미국의 발표는 시기상조라는 것이 밝혀졌다. 차베스는 군대의 지지와 수도의 가난한 민중의 대규모 결집 덕택에 47시간 후에 권력에 복귀했다.
반대파는 이러한 압도적인 패배에 대해 낙담하지 않았다. 2002년 12월에 두 번째 쿠데타가 발생했다. 이때 ‘베네수엘라노총’의 관료지도부는 [반동적 쿠데타 세력의 편에 서서] 석유부문에서 파업을 이끌었고, 결국 석유생산이 마비되면서 정권의 주요 수입원이 막혀버렸다. 이것은 처음에는 성공적이었다.
차베스정권의 전복을 목표로 한 파업은 해운업, 은행, 상점, 그리고 일부 정부기관들로 확대되었다. 파업은 2003년 초까지 두 달 동안 계속되었다. 사장들은 노동자들이 일손을 멈추도록 하기 위해 파업기간중의 임금을 지불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또다시 차베스는 볼리바르써클들로부터, 그리고 ‘베네수엘라노총’ 관료들에게 반대하는 전투적 노동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석유기업 퇴직자들의 도움으로 생산은 회복되었고, 돈이 다시 정부금고로 흘러들어가기 시작했다. 마침내 도전은 패배로 끝났다.
결국 차베스는 역동적인 상황을 거치면서 나라 전체 노동대중의 지지와 대규모 결집으로 인해 두 차례의 이득을 보았다. 차베스가 이들 가운데 가장 가난한 이들의 생활을 약간 변화시켰을 뿐이지만, 구체제의 패거리들이 복귀하는 것은 더 큰 불행을 가져올 뿐이라는 점이 분명했다. 그러나 또 한 가지 분명했던 것은, 반대파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시도를 [잠시] 중단한 동안에 차베스는 노동대중 사이에서의 신뢰를 활용해 노동계급이 반동들을 완전히 분쇄하기 위해 결집하도록 결코 독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반대로 차베스는 반대파를 부드럽게 다루면서 대중의 결집을 억제했다.
노동자계급의 신뢰와 제한적 성과
차베스가 중요하게 보았던 것 가운데 하나는 [차베스 정부의 재정을 지탱하기 위해서] 국영석유회사로부터의 납부금을 회복하는 것이었다. 그것을 위해 에너지광산부장관은 ‘베네수엘라석유회사’에 대한 지배권을 되찾아야만 했다. 그리고 베네수엘라는 기존 입장과는 반대로 OPEC에서 보다 활동적인 역할을 맡고자 했다. 반대파의 계속된 패배로 인해 산업의 지도자로서 차베스의 입지는 강화되었다. 2003년에는 석유기업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해 관리자의 80%를 포함하여 42,000명의 직원 가운데 18,000명을 해고했다. 2004년에는 에너지석유장관은 물론 ‘베네수엘라석유회사’ 사장으로 차베스 지지자가 임명되었다.
세계시장에서 석유가격인상으로 차베스는 숨통을 틀 수 있었다. 권력장악 초기 석유가격은 최저점인 배럴당 20달러였다. 2001년부터 석유가격은 인상되기 시작하여 세 배가 넘는 수준인 배럴당 65달러까지 올랐다. 국고가 석유수입으로 채워지면서 차베스는 가난한 계급들을 위한 법률을 추진할 수 있었다.
2003년부터 토지개혁은 마침내 본 궤도에 올랐다. 재분배된 토지는 사실상 주로 정부소유지였다. 초기 조사통계에 따르면 토지개혁 첫해 동안 약 6만 가구에게 2백50만 에이커가 분배되었다[약 30억 평에 해당한다]. 또한 소규모의 은행대출, 협동조합의 농기계와 농기구 대여, 기술 지원이 제공되었고, 수확물 저장과 판매를 위한 시설 건축이 가능하게 되었다.
하지만 개혁은 대자산가들의 반대로 매우 제한적이었고 지연되었다. 지역 유지들의 공모 속에 대지주들은 깡패들을 고용하여 120명이 넘는 농민들을 암살했다.
2003년에는 많은 ‘부문별 계획’이 시행되었다. 여기에는 교양(125만 명의 성인들이 읽고 쓰는 법을 배웠다), 교육(3천 개의 학교가 시골에 설립되었고 신규 등록으로 학생 수가 25% 증가했다), 보건진료(수천 명의 쿠바 의사들의 도움으로 많은 진료소가 문을 열었다), 스포츠체육(역시 쿠바의 지원을 받았다)이 포함되어 경쟁적으로 시행되었다.
60퍼센트의 주민들이 무료 진료를 받았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예방접종운동이 대중적으로 벌어졌다. 유아사망률이 감소했다. 가난한 가구들에게 저가로 식료품을 제공하기 위한 재정이 배정되었다. 7만 개가 넘는 협동조합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가장 가난한 지역에 살고 있는 토지 무단점유자들에게 합법적 자격을 부여하기 위해 5천 개의 위원회가 설립되었다. 낡은 집을 수리하는 경우는 물론 새로운 집을 짓는 경우에도 얼마간의 신용이 제공되었다. 주민들은 이 모든 것들에 대해 기뻐했다. 하지만 그것은 여전히 매우 제한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다. 전혀 진보적이라고 할 수 없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회의원이 자국에서 유사한 것들을 행할 목적으로 베네수엘라의 의료기구들의 기능과 주민 진료를 연구하기 위해 찾아왔다.
부자들의 새로운 공격
차베스정권을 전복하기 위한 반대파의 시도가 계속 실패하면서 오히려 차베스의 기반은 강화되었다. 그러자 반대파는 그를 축출하기 위해 선거를 이용하고자 했다. 반대파는 ‘차베스 해임’에 관한 국민투표를 성사시키고자 ‘민주주의조정자’라는 이름의 조직으로 결집했다. 차베스의 헌법이 그러한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차베스는 도전에 직면했다.
2004년 9월 15일에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반대파는 또 한 번의 참패로 피해를 입었다. 예전에 비해 훨씬 많은 유권자들이 참가했다. 5백만 명이 해임 반대표를 던졌고, 차베스는 이전 대통령선거 때보다 2백만 표를 더 얻으면서 완전히 승리했다. 차베스는 그 후에 열린 주지사와 시장선거에서 21개 주 가운데 19개 주를, 그리고 주요 도시들을 석권했다. 반대파는 부정선거라고 주장했지만, 미국정부의 보수주의자들조차 선거결과를 인정했다.
국민투표 후 차베스는 자신의 승리를 공고화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는 한편으로 ‘혁명속의 혁명’과 가난한 계급들의 ‘근본적 변화’에 대해 말했다. 하지만 또한 그는 과두지배세력출신 의원들과의 모임 횟수를 늘렸다. 그는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해서 ‘진지한 반대파’와의 접촉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커다란 양보를 했다. 의회는 법인자산에 대한 세금을 감면해주었으며, 사립은행에 지고 있는 자본가들의 빚을 보증하고, 수출부문 기업들이 이미 납부한 세금을 상환해주기로 했다.
동시에 2002년 반차베스 쿠데타를 연출했던 방송기업, 농업재벌 등과 같은 거대기업들은 브라질 등 이웃 나라들과의 정부 간 경제협력에서 과실을 가져갔다. 또한 차베스는 에콰도르에서 파업으로 석유생산이 급감했을 때, 석유를 제공하면서 [파업파괴자의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에콰도르 정부를 지원했다. 대기업 자본가들은 그 의미를 이해했다. 차베스가 그들에게 “우리는 여러분들의 사유재산에 손댈 생각이 없다”고 선언했을 때, 대기업 자본가들은 “베네수엘라에서 사유재산에 대한 위협은 없다”고 화답했다.
노동대중에 대한 새로운 태도
차베스는 자신의 지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중을 동원했고, 그 대가로 노동자계급은 일정한 이익을 얻었다. 석유기업의 파업동안 베네수엘라노총관료들에게 반대하고 차베스를 지지했던 노조원들은 새로운 노조, ‘전국노동조합’를 조직했다. ‘전국노조’는 물가상승을 따라잡는 임금인상을 위해 분투했다. 그들은 또한 정부가 문을 닫은 기업을 재가동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노동자들을 조직했다. 이것은 폐업한 현장을 점거하여 협동조합으로 전환시켰던 아르헨티나 노동자들을 보며 고무된 것이었다.
2005년 1월에 토지개혁 시행을 위한 새로운 포고가 발표되었다. 차베스는 비경작 토지를 겨냥해 ‘대토지소유에 대한 전쟁’을 언급했다. 다시 말해, 비생산적인 개인소유 토지들을 접수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땅들의 재분배는 여전히 매우 제한적이었다. 대지주들뿐만 아니라 그들과 연루되어 있는 지역 권력자들의 저항이 있었다. 2005년까지 토지개혁을 통해 경작되지 않고 있는 7천 5백만 에이커 가운데 약 5백만 에이커[약 60억 평]의 땅이 12만 가구에게 분배되었다. 이것은 쿠바에서 시행된 토지개혁과 비교했을 때, 작은 규모다. 베네수엘라보다 8배 작은 섬나라 쿠바에서는 첫해 동안 3백만 에이커가 분배되었다.
2005년 2월과 3월에 농민단체들은 토지개혁에 대해 차베스에게 불만을 표시했다. “악질관료들의 행위와 중앙집권화, 법 자체의 허약성 때문에 법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고, 또한 농민운동이 효과적으로 법 집행에 개입할 수 있는 길이 없다.” “이 법은 경작되고 있지 않는 12,500에이커[1,530만 평]의 땅만을 징발하도록 했다.” 농민들은 ‘전국토지위원회’의 느려터지고 관료적인 역할에 대해 비판했다. “대지주들은 ‘전국토지위원회’가 결정을 내리기 전에 산림 전체를 농지로 바꾸어 버렸다. 게다가 정부는 질 나쁜 종자를 보급한다.” 직접 땅을 차지한 농민들은 “판사들은 대지주 편에 서 있고 경찰을 시켜서 우리를 몰아내라고 명령한다.”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사회주의혁명을 위한 우리의 개혁은 사유재산 폐지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생산의 사회적 성격과 사유재산의 공존을 인정하는 것이다”라고 재무위원장은 말했다. 그래 좋다. 하지만 ‘사유재산’은, 더 정확히 말해, 대지주들은 자신의 특권을 제한하는 어떤 시도와도 ‘공존’하려 하지 않는다. 부유한 유산자들은 정부가 그들의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때문에, 정부의 사회복지정책을 포함하여 모든 것으로부터 계속해서 돈을 벌어들인다. 차베스는 은행에 대한 세금을 끌어올렸지만, 결코 은행을 재국유화하지는 않았다. 2004년에 사립은행의 대변인들은 자본순환과 관련된 이익이 42% 증가했다고 자랑했다. 그러한 수준의 이익은 베네수엘라의 다른 어떤 부문에서도 존재하지 않았다.
극좌파와 볼리바리안 혁명
LCR[혁명적공산주의자동맹 ; 프랑스의 트로츠키주의 운동 조직]이나 영국의 한 그룹과 같은 일부 트로츠키주의 운동경향의 정치적 태도는 우스꽝스럽다. 차베스의 행동들에 대한 환상을 제거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 LCR의 신문 ≪루즈[붉은 빛]≫는 2005년 11월 17일자의 ‘혁명적 진전’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차베스정부를 ‘확고한 개혁정부’로 묘사했다. 그리고 ‘역동적 운동’으로부터 배워야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확고한 개혁주의’란 표현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들 개혁주의자들은 기껏해야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것[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싸울 때에는 노동자들과 함께 하지만, 사장들이 노동자들을 향해 퍼붓는 거대한 공격에 맞선 노동자들의 진지한 결집에 대해서는 허락하지 않았다. ‘확고한 개혁주의’라는 표현은 아마도 대부분의 정부가 오늘날 사회복지정책을 축소시키고 있는 반면 베네수엘라정부가 몇 가지 사회복지정책과 사회적 보호를 회복시킨 것을 언급하는 것일 게다. 하지만 그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차베스정부가 사회복지정책을 수용한 것은 사회적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자본가계급의 오래된 전통을 반영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의회의 차베스 지지파 대표는 12월 26일에 다음과 같이 선언하면서 이 점을 정확히 보여주었다. “가난한 민중에 대한 배려로 인한 나라의 안전과 정치적 안정성 때문에 기업 사장들은 사회적 폭발에 대한 두려움 없이 (베네수엘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아직 LCR은 베네수엘라가 사회주의국가라고 말할 정도로까지 나아가지는 않았다. 물론 차베스 자신이 “베네수엘라는 사회주의국가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그것을 부정한다. 하지만 LCR은 여전히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차베스는 대중의 투쟁의지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지는 않다. 그는 정치적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과거 정권의 유산인 뿌리 깊은 관료주의와 족벌주의뿐만 아니라 저급한 기회주의적이고 관료주의적인 분파들에 대해서도 반대하여 대중의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의 적을 잘못 상정하지 말자. 현재 차베스는 우리와 한편이다.”
또 다시 이 동지들은 이러한 상투적인 문구로 열정적인 대중이 확고한 혁명적 세력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으면서 제국주의가 자신을 목 죄는 것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인기에 영합하는 민족주의 지도자들을 정당화한다.
LCR은 ≪루즈≫의 같은 사설에서 모레노 경향[트로츠키주의 경향의 아르헨티나 노동운동 흐름]에 뿌리를 두고 있는 투사들을 포함하여 베네수엘라의 극좌 투사들의 행동을 칭송한다. 이 동지들은 차베스가 권력을 장악하자, 상징적으로 그들의 조직을 ‘해산’했다. 그 후 그들은 또다시 혁명적 조직으로 결집하여 ‘전국노조’ 건설에 활동적으로 참가했다. 2005년 여름에 그들은 ‘혁명사회당’을 건설하여 ‘볼리바리안혁명’의 일정한 한계들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그러자 LCR은 그들의 독립적인 조직화를 고무하기보다는 차베스와의 동맹을 깨지 말 것을 충고한다. “그렇다. 혁명적 과정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자본가계급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조직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단계에서 그것은 ‘볼리바리안혁명’ 외부에서 만들어질 수는 없다. 하물며 ‘볼리바리안혁명’과의 관계를 끊어서는 안 된다.”
LCR에 따르면, 혁명적 투사들은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열망이 분출될 때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왜,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그래야 하는가? LCR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사람들은 국가의 변화가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점차 확신해가고 있다.”
만약 그렇다고 할지라도, 베네수엘라의 노동운동과 민중운동이 자신들의 적이 누구이며, 친구가 누구인지를 보다 분명히 알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맨 처음 그것은 차베스에 대한 판단으로부터 시작된다.
물론 만일 차베스정권이 또다시 미국이나 자국 자본가들의 쿠데타에 의해 위협받는다면, 혁명적 노동자들은 이러한 위협에 맞서 투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차베스정권을 좋게만 볼 수는 없다. 차베스정권은 나침반 없는 혁명가가 아니라 자본가들을 위한 민족주의자라는 점을 설명해야만 한다. 게다가 그는 군대에서 훈련받았다. 그의 관점은 인간해방과도 관계가 없다. 그는 주변국들의 노동자계급이나 가난한 대중이 아니라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과 동맹을 맺고 있다. 또한 그는 생산수단의 몰수는 물론 [자본가적이고 관료적인] 국가기구에 대해 공격할 생각도 없다.
근본적인 변화를 절실히 원하는 모든 피억압계급을 위해 이러한 방식으로 말하고, 독자적으로 조직하며, 깃발을 세웠을 때에만 노동자계급과 이들의 동맹자들은 제국주의와 자국 자본가계급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희망을 갖게 될 수 있으며, 라틴아메리카의 모든 민중의 해방을 향한 길을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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