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게 노동자들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 사진은 지난 1만 간부 상경집회에서 삭발하는 지도부들 (사진=민중의 소리)
야당의 입을 빌린 협상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힘을 조직하자!
노조라면 이를 갈던 이명박이 더러운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이명박은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와 전임자 임금지급을 금지하는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기존 노동법대로 시행되든, 한국노총이 야합한 타임오프제로 시행되든 전임자임금 지급금지는 민주노조운동의 손발을 묶어두려는 것이다.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는 자본에게 교섭을 해태하고 노동자투쟁의 집중력을 흐트러트릴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에 맞서 민주노총은 여의도에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산별대표자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예정된 배신
지난 16일과 17일에 있었던 ‘1만 간부 상경집회’에서 민주노총은 야4당과 함께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노동법 개정을 저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추운 날씨에 하루농성을 결의하고 서울까지 올라온 노동자들은 지난 10년간 노동자들을 때려잡던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연설을 들어야 했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한국노총에 배신당한 지도부는 이제 민주당 추미애에게도 배신당했다. 추미애는 사소한 손질을 가한 교섭창구 단일화, 타임오프제를 제시했다. 이것이 과연 공조인가? 민주당과의 공조는 얼마가지 않아 들통날 사기였다. 임성규 위원장 말처럼 “신나라도 끼얹고 죽고 싶은 맘”은 투쟁 전선을 교란하는 자본가정당 민주당에게 투쟁연단을 제공하고 다시 그 입을 쳐다보다 또 다시 배신당하는 지도부에게 현장의 조합원들이 하고 싶은 말이다.
현장을 조직하자!
기존 법에 입각한 시행이든, 한나라당이 만든 개악 법안이든, 추미애가 만든 수정안이든 노동자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에서는 똑같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선택할 수 있고, 그에 따라서 교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노동자투쟁의 성과인 전임자임금을 지급하게 해서 민주노조운동의 손과 발을 지키는 것 외에 우리가 선택할 입장은 없다.
교섭과 투쟁을 비롯해 민주노조의 존재 자체가 귀찮고 싫은 자본가들과 자본가정당들이 노동조합에 제약을 가하려는 어떤 시도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러한 제약에 대해 어떤 이유든 타협하고 절충하는 것은 결국 노동자의 손발을 묶는 것에 대한 암묵적 동의일 뿐이다. 뿐만 아니라 노동자투쟁을 억제하려 하고, 자본가의 요구를 거스르지 않은 범위 내에서만 움직이는 자본가정당인 민주당과의 공조도 노동자들의 투쟁을 가로막는 것이다. 현실을 올바로 판단할 수 없게 만들어 투쟁의 손발을 묶는 행위다.
이제 며칠 안에 노동법의 향배는 결정된다. 우리가 가져야 할 것은 노동조합의 손발을 묶는 어떤 것과도 타협 없이 싸우겠다는 자세다. 저들이 불법으로 규정해온 복수노조, 민주노조, 전노협, 민주노총을 위해 죽어간 열사가 얼마인가? 직권중재 악법을 깨기 위해 우리는 투쟁이 필요할 때 합법, 불법을 가리지 않고 투쟁해왔다.
한나라당이 노동법을 개악하려 할 시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민주노총의 결의를 현장에서 다시 확인하고 투쟁을 점검하는 것, 내년에 시행될 노동법이 민주노조운동의 활동을 제약한다면 현장을 조직해 단호하게 투쟁에 나서는 것, 그 결의를 모으는 것이 민주당의 예정된 배신 앞에서 우리 노동자계급의 운명을 스스로 지키는 길이다.
우리의 운명을 자본가정당에게 맡기지 말자!
97년 노동법 개악에도 굴하지 않고 우리는 총파업으로 일어섰다. 그리고 자본가들과 정부를 몰아붙였다. 민조노조의 손발이 묶이는 것은 결국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짓밟히는 것이다. 국회에서의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자본가 법이 우리를 제약한다면 이제 투쟁에 나서자고 조직하자! 민주당과 같은 자본가정당을 절대 믿지 말자! 우리 노동자투쟁의 힘은 민주당과 손을 잡음으로써가 아니라 그 손을 과감히 뿌리치고 독자적인 행동에 나설 때만 비로소 온전하게 발휘될 수 있다.
박준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