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에 가입한 통합공무원노조. 이명박 정부와의 대결에서 갈 길이 멀다 (사진: 민주노총)
전체 노동자계급의 공무원으로 전진하고 있는 통합공무원노조!
노동조합의 분열을 겪으며 대립과 반목의 세월을 보냈던 공무원노동자들이 더 크게 단결(전국공무원노조, 전국민주공무원노조, 법원공무원노조)하여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정권의 흉폭한 억압 앞에서도 정권의 도구가 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하고 역사 앞에 당당한 노동자의 길을 걷겠다는 공무원노동자들의 결단이 만들어낸 소중한 결실이다. 그러나 공무원노동자들의 앞길에는 탄탄대로가 펼쳐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난관들을 헤치면서 그들은 전진해야 한다.
통합공무원노조가 처해 있는 조건
이명박 정부는 악법을 총동원해 공무원노동자들의 단결과 투쟁을 탄압할 것이다. 통합노조 내부에 혼란과 분열의 씨앗을 뿌려 노동조합을 무력화하는 것은 그 전제조건이다. 이미 정부는 시국선언을 한 공무원들을 탄압하고 있다. 또한 해고자 조합원 자격을 문제 삼아 내부를 흔들어 통합노조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고 있으며, 민주노총 가입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법을 더 개악하려 하고 있다.
이처럼 통합노조는 전국적인 단결력과 강고한 통합력을 발휘해 이명박 정부의 탄압을 정면 돌파해야 하는 과제 앞에 서 있다. 하반기 첫 투쟁은 통합노조가 계급적으로 전진하느냐 못하느냐를 결정짓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투쟁의 방향과 방법을 올곧게 세우는 것!
통합노조의 하반기투쟁은 해고자 복직, 공무원 임금체계 등 대정부 단체교섭으로 시작되어 노동 3권 쟁취, 민주노총 가입 및 정치활동의 자유를 쟁취하는 투쟁과 맞물려 전개될 것이다. 또한 상수도를 비롯한 민영화, 행정구역 개편에 따른 통폐합, 이른바 공공부문 선진화를 통한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통합노조의 전국적인 단결력과 투쟁력 앞에 심대한 타격을 받지 않는 한, 해고자 복직, 민주노총 가입 등을 걸고 넘어지면서 시간 끌기, 교섭회피, 내부 흔들기로 일관할 것이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와의 일대접전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면돌파의 각오로 무장하고 한 판을 준비해야 통합노조의 앞 길을 개척할 수 있다.
그런데 통합노조의 하반기 사업계획을 보면 우려스러운 점들이 발견된다. 주요한 투쟁들이 언급되어 있기는 하지만 “농촌 쌀 팔아주기 운동, 농촌 살리기 운동, 북한에 인도적 물품제공 운동 등”이 사업의 세부내용으로 잡혀 있다. 그래서 당면의 상황의 엄중함을 깊이 고민하고 있는 공무원노동자들은 “정권의 심기를 그리 거스르지 않는 이러저러한 잡다한 운동에 역량을 허비하면서, 진정 주요한 투쟁들은 상층중심의 교섭에 매달리며 뒷전으로 미루고, 투쟁으로 돌파해야할 사안들은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면는 것 아니냐”는 정당한 우려를 갖고 있다.
이 우려는 우려에 그쳐야 한다. 그것을 위해선 단호한 투쟁으로 엄중한 상황을 돌파하고자 하는 공무원 활동가들의 능동적 세력화가 필요하다. 하반기투쟁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서는 ‘계급적 관점과 원칙을 견지하는 선진적인 공무원 활동가들의 전국적 네트워크’의 건설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당연히 이 세력화는 노조 상층 기구내 분파 투쟁이 아니라 현장조합원들을 투쟁으로 묶어세우는 아래로부터의 세력화다.
선진적인 공무원 활동가들의 결집과 분투가 절실한 때!
통합노조의 운명을 건 하반기투쟁에서 선진적인 공무원 활동가들에게 사활적인 과제들이 주어져 있다. 우선 지부와 지역의 협소한 시야를 넘어 전국적 관점에서 공무원노동자들을 단결시켜 실질적인 통합력을 세워내는 것이다. 다음은 하반기 투쟁 사안에 대한 전국적인 선전선동을 강화해 전국공무원노동자들이 전투적이고 계급적인 투쟁을 전개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반기 철도, 발전, 가스 등 공공부문노동자들의 투쟁에서 공동투쟁전선을 구축하는 것이다. 정권의 심장부에서 반란의 깃발을 치켜드는 공무원노조는 숙명적으로 노동자계급 전체를 대변하고 그들의 지지를 끌어내며 그들과 운명을 함께 하는 노동자계급의 노선을 결사적으로 집행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도,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도 없는 것이다. 투철한 노동자계급의 정신, 바로 그것이 모든 것을 결정지을 것이다.
선진적인 공무원 활동가들이 주어진 과제를 올곧게 실천해 나간다면 통합노조는 1% 가진 자들의 자본가정권으로부터 철저히 독립하여 전국노동자계급의 일원이 되고 전체 공무원노동자들의 희망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명박의 공무원 조직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계급의 공무원 조직을 보게 될 것이다! 우리의 공무원들을 위하여 전국의 모든 노동자들이 함께 투쟁하자!
강진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