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투쟁 공안탄압, 공동토론회 등을 거쳐온 사노련은 이제 한층 더 전면적인 혁명정당 건설투쟁을 제안하고자 한다.
“혁명정당으로 노동자세상 건설하자!”
- 열띤 토론으로 펼쳐진 지지자 수련회, <사회주의 공동투쟁단> 추진에
힘차게 결의를 모아내다!
사노련에 관심과 지지를 보내 온 동지들이 함께 한 수련회가 최근 열렸다. 쌍용차 투쟁이 긴박하게 펼쳐지면서 한 차례 연기 끝에 열린 이번 수련회는 긴급한 현안들 속에서도 많은 동지들이 참석하여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이번 수련회는 먼저 사노련의 설립 경과와 활동을 소개하고, 이어서 사회주의 현장활동과 사회주의 당 건설투쟁을 주제로 발제·분임토의·전체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번 수련회는 사노련이 사회주의 당 건설투쟁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사회주의 혁명정당 건설 노동자 공동정치투쟁단>(약칭 사회주의 공동투쟁단) 결성을 공개 제안하기에 앞서 지지자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듣고 설명하는 자리라는 데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사회주의 공동투쟁단> 결성 제안을 함께 검토하다
사노련은 지난 3월 총회에서 ‘사회주의 혁명정당 건설투쟁 전면화를 위한 정치방침’을 채택했다. 이후 일련의 준비과정을 거친 끝에 이제 “<사회주의 공동투쟁단> 결성으로 함께 나아가자”는 제안을 한국의 모든 혁명적 사회주의자들과 전투적인 선진노동자들에게 공개적으로 할 예정이다.
세계대공황을 배경으로 끝없이 펼쳐질 자본가들의 무자비한 공격 앞에서 노동자운동은 극명하게 다른 두 갈래 길 앞에 서 있다. 하나는 노동자들이 처절하게 생존권을 박탈당하고 노동자운동이 해체되어가는 길이다. 다른 하나는 노동자들이 오히려 가장 강력하고 공세적인 투쟁으로 생존권을 지켜내면서 노동자운동이 폭발적으로 전진하는 길이다.
만일 지금처럼 민주노동당·진보신당 같은 개량주의 노동자당과 노동조합 관료들의 잘못된 지도력 아래 계속 짓눌려 있다면 노동자운동은 첫 번째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저들의 잘못된 지도력을 폭로하고 타격하면서 사회주의자들과 전투적인 선진노동자들이 광범한 노동자들 속에서 노동자계급투쟁의 대안 지도력으로 서 나간다면, 노동자운동은 두 번째 길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사회주의 공동투쟁단>은 사회주의자들과 전투적인 선진노동자들이 그 역량을 총결집하여 노동자계급투쟁의 대안 지도력으로 서 나가기 위한 수단이다. 나아가 계급투쟁의 전진을 역동적으로 이끌어 냄으로써 주체동력과 대중기반을 구축하여 사회주의 혁명정당 건설로 힘차게 나아가려는 수단이다.
<사회주의 공동투쟁단>은 크게 세 가지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사회주의 혁명정당 건설의 필요성을 광범한 노동자들에게 선전·선동하고 나아가 그 기운을 고양·집중시켜 내는 활동이다. 둘째, 사회주의 현장정치활동을 전국의 수많은 사업장에서 동시에 전면적으로 펼치는 것이다. 이를테면 전국의 수많은 사업장에서 스스로 사회주의자임을 밝힌 현장 활동가들이 동시에 수만 부를 직접 배포하는 사회주의 대중정치신문을 매주 또는 격주로 발행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자본주의 이윤논리에 정면 도전하는 공세적인 요구를 내걸고 계급단결을 실현하는 노동자투쟁을 최선두에서 조직해나가는 활동이다.
<사회주의 공동투쟁단>에 함께 하는 기준 - 혁명적 사회주의 노선의 기본 핵심에 대한 실천적 동의
수련회에 참석한 동지들은 기본적으로 <사회주의 공동투쟁단> 결성 제안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적극적인 지지와 동참 의사를 밝혔다. 물론 날카로운 질문들도 있었다. 이를테면 사회주의 세력을 총결집하여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 맞서 대안 지도력을 세우자는 취지에는 십분 공감하지만, <사회주의 공동투쟁단>이 창당을 목표로 한다면 포괄범위에 대한 엄격하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아닌가 하는 질문이 있었다.
<사회주의 공동투쟁단>은 사회주의 혁명정당 건설을 추구한다. <사회주의 공동투쟁단>은 계급투쟁 고양과 더불어 <창당추진위> 결성을 주도하면서 본격적인 창당투쟁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사회주의 공동투쟁단>은 당 건설투쟁의 주체이며, 창당으로 나아가는 길 위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주의 공동투쟁단>은 아직 직접적인 창당투쟁의 주체가 아니라 당 건설투쟁의 주체일 따름이다. <사회주의 공동투쟁단>은 한편으로 당을 건설할 주체동력이 결집하고 성장하는 틀이면서 동시에 현실의 치열한 계급투쟁 속에서 혹독하게 검증받고 단련되는 틀이 될 것이다. 그 검증과 단련에는 제안자인 사노련의 동지들을 포함하여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그러한 엄혹한 실천과정을 거치면서, 그리고 혁명정당의 강령을 풍부한 체계로 구축해 나가는 작업과 결합하면서 비로소 <사회주의 공동투쟁단>은 직접적인 창당투쟁을 실행할 수 있는 주체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사회주의 공동투쟁단>이 포괄할 범위는 그러한 조직위상에 입각해서 판단할 수 있다. 사회주의 혁명정당 건설을 추구하는 만큼 혁명적 사회주의 사상과 노선의 기본 핵심에 대해서만큼은 명확한 실천적 동의를 전제로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창당의 주체가 되려면 모두가 아직은 검증과 단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혁명정당의 강령이 아직 풍부한 체계로 수립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이상의 기준을 세우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누구든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 ‘말로만의’ 동의를 갖고 <사회주의 공동투쟁단>에 결합한다면 혹독한 검증의 과정을 결코 견뎌낼 수 없을 것이다.
사노련은 <사회주의 공동투쟁단> 포괄범위의 기준이 되는 혁명적 사회주의 사상과 노선의 기본 핵심을 다음과 같이 여섯 가지 명제로 요약하여 제안할 것이다. △노동자계급 자기해방으로서의 노동자권력 △의회주의 환상을 거부하는 노동자평의회 △무지개 좌파연합당을 거부하는 사회주의 혁명정당 △노동조합이나 현장조직으로 해소되지 않는 사회주의 현장분회와 현장정치활동 △이행기 요구에 입각한 노동자 정치투쟁 조직화 △서클주의를 극복하고 확고한 당 건설 지향.
주룩주룩 내리는 장마비 속에서 진행된 수련회는 사회주의 당 건설투쟁에 대한 힘찬 결의와 함께 막을 내렸다.
양준석
수련회에서 오간 얘기들
이번 수련회에서는 그밖에도 다양한 의견들이 토론 속에서 나왔다. 질문과 답변들도 활발하게 오고갔다. 몇 가지를 지면으로 옮겨 본다.
“민주노동당 시당 건설부터 함께 했었다. 초기에는 노동자들을 열심히 만나더니 시간이 갈수록 시민단체와의 연합이나 지역구 활동이 중심에 놓였다.”
“얼마 전 투쟁사업장 천막에서 사회주의자들은 뭐하는 사람들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래서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려 한다’고 했더니, 옆에 있던 진보신당 당원이 우리 역시 그렇다고 했다. 그래서 ‘진보신당이 실제로 그렇게 활동하지는 않고 있다’고 했더니 의회활동을 통해 그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정규직 철폐는 불가능하며, 우리는 다른 세상을 건설하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현장에서 공개적으로 사회주의자임을 드러낸다는 게 뭔가? 앙상하게 선언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정치선동의 내용으로 사회주의 관점을 제대로 녹여내는 게 핵심이다.”
“쌍차에 갔을 때 ‘우리는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투쟁한다’는 말을 들었다. 쌍차투쟁의 전투성이 투쟁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유지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현장신문에 국유화/노동자통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명확한 강령에 입각한 활동이 되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현장신문을 배포하기 어려운 조건에 있는 사업장들이 있다. 이런 조건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금속의 경우 대다수 사업장에서 구조조정들이 진행되고 있다. 지역금속노조는 구조조정 현황을 발표하는 것 이외에 하는 일이 없다. 중앙교섭의 경우 ‘우선교섭의제’라는 이름으로 5~6가지 교섭의제가 있는데, 이것은 민노당의 선거운동 의제와 동일하다. 이것을 따내놓고 민노당이 뭐뭐 했다고 발표하는 식이다. 구조조정에 대하여 투쟁으로 돌파하려는 의지 자체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실천을 할 것인가?”
“현 시기가 대공황의 초입이란 것에 대해서 더욱 선전·선동을 강화해야 한다. 부르주아 일간지들에서 경기회복이라고, 최악의 시기가 지났다고 호들갑을 떠는데, 우리는 더 큰 공격이 닥쳐오고 있음을, 지금이 초입에 지나지 않음을 선전선동하며 투쟁을 만들어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