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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 <사회주의자> 5호
 정책위  | 2009·11·05 09:54
<사회주의자> 5호


편집자 글


극심한 위기에 빠진 세계 자본주의가, 산소호흡기로 연명하는 중환자처럼, 각국 자본가 정부가 쏟아붓는 천문학적인 경기부양 자금에 의지하며 거친 숨을 내쉬고 있다. 경기부양책이 만들어 낸 약간의 수치변화에, 자본가들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위기와 공황의 섬뜩한 기억을 재빨리 지워버리고 경기회복의 희망을 노래한다.
그러나 머지않아 그 희망은 다시 한 번 산산이 부서지고 자본가들은 더 깊은 절망을 맛보아야 하는 사태가 필연적으로 벌어질 것이다. 물론 그 때 자본가들은 더 크게 발악하며 자신의 위기를 노동자민중에게 더 극심하게 전가할 것이다. 그러나 그럼으로써 간신히 되찾은 자본가들의 희망은 동일한 전개과정을 거쳐 다시 또 더 크게 무너져 내릴 것이다.
노동자계급과 인류가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비참한 희생을 치름으로써 자본주의가 극적으로 회생하든지, 아니면 자본의 이윤이 아니라 인간의 연대에 기초한 사회 체제가 자본주의를 대체하든지, 어떤 식으로든 결판이 날 때까지 자본주의 위기의 굿판은 이제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
자본주의 위기 심화가 다시 만들어 낸 세계대공황의 초입부를 지나가면서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살고 어떻게 투쟁하고 있는가? 오늘 우리의 삶과 투쟁은, 나아가 노동자계급은, 다가오는 거대한 역사적 격동을 허둥거리지 않고 담대하게 움켜쥘 수 있도록 스스로를 제대로 세워가고 있는가?

영웅적인 기백을 보여주었던 쌍용자동차 노동자 투쟁이 고통스런 패배로 끝난 지 어느덧 세 달이다. 여전히 적지 않은 이들이 쌍용차 투쟁이 남긴 패배의 아픔으로 힘들어 한다. 그러나 피억압 계급이 계급투쟁에서 승리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중요한 것은 한 번의 격돌을 거칠 때마다 그로부터 쓰라린 교훈을 배우고 이를 적용하여 다음의 격돌을 더 제대로 준비하고 만들어 가는 것 아니던가?
새로운 대공황의 서두에 벌어진 첫 번째 계급격돌은 자본의 위기전가에 맞선 폭발적인 노동자투쟁의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그 이상으로 지금 노동자운동이 가진 여러 한계와 그에 따른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잠깐 숨을 고르고 있는 지금, 첫 번째 격돌에서 확인한 노동자계급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한계를 보완함으로써 곧 다가올 두 번째 격돌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할 일이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일 것이다.


<사회주의자> 5호는 「공황과 자본주의 쇠퇴에 맞선 노동자계급의 투쟁 전망과 정치조직들의 대응」으로 문을 연다. 자본주의 위기와 공황의 시대에 노동자계급은 어떤 강령·전술·조직을 움켜쥐어야 할 것인가? 이 글은 자본주의를 수선한다는 전망과 의회주의 실천에 노동자 정치를 가둠으로써, 그리고 다시 한 번 자본가당의 이중대가 됨으로써, 노동자계급의 전진을 결정적으로 가로막고 있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 대한 신랄한 비판에서 시작한다. 나아가 노정협·다함께·해방연대·사노준 등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조직들이 현 시기에 제시하는 강령·전술·조직의 문제를 논쟁적으로 검토한다. 사회주의로 나아가기 위해서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더욱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쌍용차 가대위에서 열심히 활동했던 동지가 쓴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 활동 평가」는 가슴을 꽤 아프게 파고드는 글이다. 이 글은 우리의 요청으로 실리게 된 것인데, 쌍용차 투쟁에 대한 기록과 평가를 위해 단행본으로 󰡔쌍용자동차 점거파업 77일의 기록 - 보라, 우리 노동자들이 얼마나 높이 있는가를!󰡕(사회주의노동자연합)을 별도 발행한 만큼 <사회주의자>에서는 현장에서 투쟁했던 동지의 육성을 직접 실었으면 하는 뜻에서였다. 동지들이 겪은 아픔을 함께 느끼면서 또한 그 동지들의 눈으로 우리의 투쟁을 되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5호에는 ‘이론연구’로 두 개의 글을 실었다. 「당과 노동조합과 소비에트」는 기본 관점에 대한 정리를 바탕으로 강렬한 실천적 결론을 제시한다. 오늘날 한국에서 ‘민주노조운동의 혁신’이든 ‘계급적·전투적 노동운동의 복원’이든 노동계급운동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어떤 계획도 혁명정당 건설과 분리된 계획이어선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혁명정당 건설이라는 중심고리를 쥐지 않고서는 전체 사슬을 장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강령·전술 문제를 둘러싼 기회주의·중도주의와의 투쟁」은 1차 대전을 계기로 혁명과 반동의 갈림길이 전면에 떠오르기까지 러시아 볼셰비키와 독일 좌익급진파가 걸었던 길을 비교 검토하면서 기회주의·중도주의에 맞서 혁명정당을 건설하는 투쟁에 필요한 교훈들을 정리한다.

‘기획번역’ 역시 두 개의 글을 실었다. 「1919년 공산주의 인터내셔널의 창설」은 코민테른이 제2인터내셔널을 비롯한 이전의 혁명운동을 어떻게 계승했고 또 어떻게 단절했는지를 중심으로 90주년을 맞이한 코민테른의 역사적 의미를 간략히 돌아본다. 「국가와 위기 - 왜 자본주의는 ‘규제’할 수 없는가」는 지금 위기가 1930년대 대공황보다 더 심각한 위기일 수 있으며 자본가 정부는 시장의 무정부성을 ‘규제’할 능력도 의사도 없다는 점을 20세기 자본주의 역사에 대한 검토를 토대로 말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 중국의 노동자계급”이라는 주제 아래 네 개의 번역글을 특집으로 실었다. 「중국의 변화와 계급투쟁」, 「중국의 도시 국유산업 노동자들」, 「중국의 민공들」, 「중국의 위기」로 이어지는 네 개의 번역글은 마오쩌둥 시대 국유산업 노동자 ‘공렌’의 형성, 덩샤오핑 이후 ‘개혁’이 몰고 온 대규모 구조조정,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민공’, 그리고 최근 중국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 등 중국 노동자계급을 어느 정도 입체적이고 역사적으로 보여준다. 중국 노동자계급과의 연대는 한국 노동자계급이 세계혁명을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 아마도 가장 중요하면서도 일차적인 관문이 될 것이다. 중국의 노동자계급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우리는 <사회주의자>에 실린 글들에 대한 논쟁을 언제나 환영한다. <사회주의자>에 실린 글들끼리도 혁명적 사회주의라는 단일한 방향 안에서이긴 하지만 일정한 논쟁점들이 서로 부딪치곤 한다. <사회주의자>는 활기찬 논쟁 속에서 사회주의 사상과 이론을 ‘혁명적 실천의 살아있는 무기’로 다듬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여러 동지들께서 치열한 논쟁과 실천으로 응답해 주시리라 기대하며, 이렇게 제5호를 세상으로 내보낸다.

2009년 11월 3일


[정치노선] 공황과 자본주의 쇠퇴에 맞선 노동자계급의 투쟁 전망과 정치조직들의 대응 /오연홍
[기고]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 활동 평가 /이자영
[이론연구] 당과 노동조합과 소비에트 /양효식
[이론연구] 강령·전술 문제를 둘러싼 기회주의·중도주의와의 투쟁 /양효식
[기획번역] 1919년 공산주의 인터내셔널의 창설 /오세철
[기획번역] 국가와 위기 - 왜 자본주의는 ‘규제’할 수 없는가 /김형선
[특집번역] 오늘날 중국의 노동자계급 /양준석
- 중국의 변화와 계급투쟁
- 중국의 도시 국유산업 노동자들
- 중국의 민공들
- 중국의 위기
6 2010년  <사회주의자> 6호  사노련 10·08·19
2009년  <사회주의자> 5호  정책위 0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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