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함께>의 사노련 비난에 대한 반론
‘다함께’ 전지윤씨는 <레프트21>에 기고한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의 종파주의를 비판한다’는 글을 통해서 사노련을 비판했다. 비판의 골자는 사노련이 개량주의 세력(‘다함께’식의 어법은 개혁주의)과 함께 하는 반 이명박 공동전선을 거부하는 종파주의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이명박 정부의 탄압에 대해서는 ‘실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먼저 이 글은 첫 번째 부분에 대한 우리의 반론은 아니다. 후자의 비난에 대해서 먼저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다. 전자에 대해서는 다른 지면을 통해서 왜 ‘다함께’가 실천적으로 인민전선전략으로 전락하는지 밝히도록 하겠다.
작년 여름 사노련 활동가 7인이 체포되었다. 1인은 수배상태에 놓였으며, 사무실 및 각 개인의 컴퓨터가 압수되었다. 체포된 7인의 사노련 활동가들은 옥인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으며 한 치의 흔들림 없이 투쟁했다. 사노련 탄압에 대해 열정적으로 방어투쟁을 조직해준 사노련 공대위 동지들과 현장 활동가들에게 힘입은 바 크다. 덕분에 구속영장은 기각되었고 사노련 동지들은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사노련 동지들이 1차 구속영장 기각으로 석방되자 검경은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사노련 동지들이 참석하는 모든 집회에 대한 채증 등 탄압을 지속하고 있었다. 물론 경찰은 소환장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사노련 공대위 활동이 지속되었고, 사노련 공대위에서 사노련은 압수된 컴퓨터의 (압수 후 절차인) 봉인해제에 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서 사노련은 이것이 신중하지 않은 행동이었음을 시인하고 동지들에게 사과했다. 그런데 이 논의과정에서 사노련 공대위에 참여하는 다함께의 활동가는 사노련 동지들이 묵비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의 종파주의를 비판한다’는 글의 저자 전지윤씨는 사노련의 다함께 비판에 대한 반비판 기사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다.
그런데 사노련 공대위에서도 논란이 되었던 진술에 대해서 사노련 동지들이 무엇을 진술했고, 어느 항목에 대해서 묵비를 했는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해서 밝히지 않고 있다. 즉 다함께 동지들은 말하는 묵비는 ‘한 마디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국가보안법으로 체포되었을 시 해야 하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사노련 동지들이 진술한 내용은 사노련의 공식문서와 <가자! 노동해방>, 이론지인 <사회주의자>, 교양도서를 비롯한 단행본이 사노련이 발간한 것이라는 점, 촛불시위와 비정규직 투쟁집회 등에 참여한 집회 채증사진이나 핸드폰 위치추적으로 집회 당시 그 집회 장소에 있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촛불시위와 비정규직 집회에 참석한 것이 무엇이 잘못이냐는 진술이 전부다. 사노련은 공개적으로 활동하여 숨길 이유도, 숨겨지지도 않는 사실에 대해서 ‘그렇다! 우리의 입장이고, 우리는 그 집회의 의의를 지지했기 때문에 거기에 갔다’고 말한 것이 전부이다. 이것이 묵비를 하지 않는 대목의 전부다. 오히려 사노련은 국가보안법 사건에 대한 언론의 관심에 대해서 ‘우리는 사회주의자들이고, 촛불시위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연대하고 투쟁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이것이 탄압받을 일이 아니다’라는 공개적인 투쟁을 전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이명박 정부의 공안탄압에 대한 비난여론으로 석방되었다.
이것이 전지윤의 주장처럼 실용적으로 자본가권력에 대해서 태도를 취한 것인가? “사노련 활동가들은 국가의 탄압에 맞서 철저하고 일관되게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찰의 컴퓨터 등에 대한 압수 수색에 사실상 협조했으며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거부하며 묵비하지도 않았다”는 ‘다함께’ 전지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거나 심각한 비난이다. 사회주의자들은 국가보안법에 맞서 사회주의 정치활동을 보장받기 위해서 투쟁해야 한다. 이것이 사회주의자들의 태도다. 그 구체적인 형태(투쟁방식)는 조건과 상황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노련은 국가보안법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사회주의의 정당성을 선전 선동했으며, 각종 투쟁에도 탄압을 두려워하지 않고 결합했다. 용산투쟁, 쌍용차투쟁, 비정규직 투쟁에 사노련은 기권하거나 회피하지 않았다.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집회에도 참가하고, 그 자리에서 우리는 사회주의자이며 이를 이유로 탄압받는 것의 부당성을 알렸다. 사노련은 일관되게 사회주의 활동을 해왔으며, 이명박 정부와 자본가들에 맞서서 투쟁했다. 다만 다함께가 말한 묵비에 대해서 다른 입장을 가질 뿐이다.
이는 용산범대위 파견자에 대한 비난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용산범대위에서 활동한 사노련 동지는 3차 소환 이후에 용산범대위 동지들의 요청과 사노련의 조직적 결정으로 출두했다. 용산범대위는 김태연 상황실장의 전격 체포와 구속, 다른 활동가들에 대한 수배라는 조건에서 즉, 용산범대위의 손발이 완전히 묶여버릴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사노련 파견자에 대한 경찰 출석 문제를 다루어야 했다. 용산 현장은 24시간 경찰과 뒤엉켜 투쟁을 조직해야 했다. 당시 출석을 하지 않을 시 김태연 동지처럼 즉각 구속되거나 아니면 박래군, 이종회 동지처럼 수배상태에 놓여 현장에서 투쟁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불을 보듯 훤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용산범대위는 투쟁을 지속해나가기 위해 일단 출석할 것인지, 아니면 출석을 거부하고 투쟁하다가 조기에 체포될 것인지에 대해서 전자로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사노련 파견자에게 요청했던 것이다. “당시 ‘다함께’는 ‘투쟁의 정당성을 알리며 소환에 불응해야 하고 연행되더라도 철저히 묵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전지윤씨는 주장하고 있지만 사노련 파견자가 용산범대위의 요청으로 출두한 시기에 ‘다함께’는 용산범대위에서 이미 철수한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용산범대위와 사노련 파견자가 이런 고민과 판단으로 출석하게 된 과정을 모른다. 그런데 사노련 파견자의 출두에 대해서 ‘다함께’가 입장을 개진했는지 전지윤은 구체적인 상황조차 모르고 사노련을 비난하는 것이다. 사노련을 비난해야 한다는 일념이 너무 강한 나머지 사노련 파견자가 ‘소환에 응해서 조사를 받았고 적당히 말하고 나왔다’고,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서 비난하고 있다.
사노련은 ‘다함께’와 언제든지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 논의하고 논쟁할 의사가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투쟁에서 공동투쟁을 전개하듯이 함께 싸울 것은 싸운다. 최근 논쟁점이 되고 있는 자본가정당과의 전술적 제휴에 대한 판단에 대해서 서로 입장이 달라서 논쟁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논쟁에 왜 근거도 없는 비난을 첨가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부분적인 실수(컴퓨터 봉인문제)를 전체로 호도하거나 구체적인 투쟁방식의 차이에 대한 입장 차이를 근거 없는 비난으로 만들어 논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종파주의이고 치졸한 행태다. 사노련은 ‘다함께’에게 근거 없는 비난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사노련은 국가보안법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앞두고 있다. 자본가정부와 자본가들은 노동자계급과 함께 하고자 하는 사회주의자들을 광폭하게 탄압하고 있다. 이는 곧 노동자계급에 대한 공격이다. 사노련은 이 공격에 맞서 정면으로 투쟁할 것이다. 작년 체포와 석방 이후 사노련이 탄압에 굴하지 않고 투쟁했듯이 재판과정에서도 사회주의를 방어하기 위해서 투쟁할 것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
2009년 10월 6일
사회주의노동자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