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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련 재판투쟁] 최영익 동지의 최초진술
 사노련  | 2010·06·04 16:38 | HIT : 4,523
[최영익 동지의 최초진술]

인류 발전의 원동력인 체제의 혁명적 변혁을

누구도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

저는 오늘 16년 전과 똑같이, 국가보안법에 의해 재판정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 그리고 그 연장선에 있는 집회, 시위, 조직, 정치활동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 여전히 이 땅에서 지배자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자들이 여전히 노동자계급과 민중에 대한 억압자들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소위 사노련 사건은 지배자들의 강력함이 아니라 허약함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두 차례에 걸친 구속영장 기각에도 불구하고, 정부를 대변하는 검찰이 재판을 강행해 유죄판결을 끌어내려고 필사적으로 발악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자신이 보호하고자 하는 자본주의 체제가 정당성을 잃고 있고 거대한 위기 앞에 놓여 있다는 바로 그 절박함입니다.

현재 세계화된 자본주의 체제는 스스로가 만들어낸 거대한 모순이 토해낸 산더미 같은 문제들 앞에서 비틀거리고 있습니다. 한줌 대기업 회장들은 더 많은 이윤을 위해, 그리고 그들 사이의 격화되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이란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줄이고, 임금을 삭감하며, 기계처럼 쉴 새 없이 일하게 만들고, 언제든지 자유롭게 자를 수 있는 비정규직으로 내모는 것들입니다. 지금 세계는 실업, 저임금, 생활의 불안정성, 노동의 소외 등으로 도탄에 빠진 노동자들의 신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기술은 어마어마하게 발전하고 있지만, 젊은이들은 변변한 일자리하나 얻기 힘듭니다.

상황은 거기에만 제한되지 않습니다. 압도적 다수의 사회구성원들과 미래의 세대들의 엄청난 고통에도 불구하고, 이 자본주의 사회는 더욱 가망없는 처지로 굴러 떨어지고 있습니다. 자본가들은 시장이 좁아지고 있다고 아우성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하고 있는 짓은 다수 구매자들인 노동자계급과 가난한 민중의 호주머니를 강탈해 구매능력을 최소화시켜버리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 앞에 그들은 위기를 끊임없이 유예시킨 대가로 더 큰 위기를 불러와 사회를 엉망진창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은행을 동원해 돈을 꿔주고, 이 돈으로 카드빚을 내고 주택을 구입하도록 유도해 가공의 수요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경제폭탄입니다. 이 가공의 수요는 계속 주택가격을 폭등시키고, 더 많은 빚을 내도록 유도함으로써만 지탱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언젠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로 가시화된 세계 경제위기는 그런 한계를 수면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째깍째깍 돌아가는 경제폭탄의 타이머 소리 앞에 화들짝 놀란 세계 자본가계급이 동원하는 마지막 카드는 무엇입니까? 국가의 이름으로 자본주의는 거대한 빚을 내서 망해가는 회사들을 살리려 애쓰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두 어깨에 천문학적 빚을 짐지우면서 대자본의 생존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사회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세대들, 그리고 응당 기성 세대가 책임져야 마땅한 바로 그 젊은 세대들에게 돌아가야 할 교육, 의료, 주택 재정들이 모조리 한줌 거대 부자들, 대기업, 대은행들의 지원금으로 투입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조차 한계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그 단적인 표현은 그리스 국가부도 위기입니다. 그리스 국가부도는 결국 EU 전체의 경제적 붕괴이며, 이것은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붕괴의 서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기서 세계 자본주의 체제는 마지막 카드를 집어들고 있습니다. 주요 자본주의 국가와 다국적 은행들의 국제적 연합체들을 총동원해서 파산을 일시적으로 유예하는 것입니다. IMF 구제금융은 사상 최대의 천문학적 규모의 최신 무기를 장착하고 경제적 다국적군으로 그리스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다국적군의 운명은 이라크에 파견된 다국적군의 운명과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최악의 신용등급으로 최고의 이자율을 감당해야 하는 그리스가, 게다가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관광산업을 주요 산업으로 삼고 있는 그리스가 어떻게 이 빚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는 절망의 목소리가 도처에서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한끝짜리 패를 들고 모든 판돈을 털어넣어야 하는 파산직전의 도박꾼과 이 자본주의 체제는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이것만이 공통적인 것이 아닙니다. 이라크에 파견된 다국적군은 이라크 민중들에 대한 대규모 학살과 같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그리스에 투입된 다국적 금융은 ‘빚의 조건’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대규모 정리해고로 일자리를 체계적으로 축소하고, 비정규직을 확대하며, 임금을 대폭 삭감하라는 것입니다. 국가재정을 모조리 IMF 빚을 갚는데 투입하고, 실업자, 빈민, 장애인, 아이들을 위해 투입하는 사회복지 국가재정을 없애버리라는 것입니다. 경제위기를 불러온 당사자들은 바로 세계 자본가계급인데, 그 책임은 노동자 민중, 한마디로 사회가 보호해야 할 바로 그 사람들에게 전가하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주문은 사실 불필요합니다. 그리스를 비롯해, 모든 자본주의 국가가 이미 스스로 수행하고 있는 조치들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러한 객관적인 토대 위에 사노련 사건이 놓여 있습니다. 사노련 사건 직후 세계 경제위기가 터졌습니다. 하지만 이 경제위기의 폭발은 이미 수개월 전에 예견되었던 바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위기로부터 자본주의 체제를 지켜내기 위해선 노동자계급에 대한 한층 강화된 공격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그 일환으로 사노련 사건은 배치되었습니다. 사노련은 노동자계급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공격을 규탄하고, 자본주의 경제위기가 바로 한줌 자본가계급에 의해 발생했으며, 이 공격은 이 체제를 바꿀 때에만 격퇴할 수 있음을 주장했습니다. 바로 이것이 그들에게는 비위가 거스르고 두려웠던 것입니다.

평상시에는 노동자들에게서 생산에 대한 통제권과 정부에 대한 통제권을 박탈하고, 이것을 원천 봉쇄해왔던 자들이, 다시 말해 이 사회에 대한 운영권을 모조리 자본가계급과 자본가 정부의 수중에 장악해왔던 자들이, 그래서 이 사회가 만들어낸 대부분의 성과들을 독식하고 그 성과를 자신이 만들어낸 것으로 뽐내왔던 작자들이 이제 그 책임이 추궁되고 고통을 누군가 져야 할 경제위기 상황이 오자 정반대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책임을 서로 회피하면서 책임과 고통은 노동자계급이 져야 한다고 윽박지르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 선봉에 이명박 정부가 서 있습니다.

이에 대해 사노련은 탄압에도 불구하고, 이 경제위기 앞에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것에 대해 단호히 반대하고 한줌 자본가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함을 주장했습니다. 이것은 이명박 정부에게는 심히 거슬리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에 걸친 구속영장 청구, 사노련 재판의 강행은 그것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역설적으로 진실이 밝혀지는 것에 대한 병적인 두려움, 자신의 아킬레스건에 대한 강박증을 표현하는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뿌리에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저항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무한한 공포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 자본주의 체제가 낡아버렸다는 사실, 이 체제는 스스로가 만들어낸 모순을 더 이상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 자본주의 체제를 압도적 다수 사회구성원인 노동자계급과 젊은이들의 생존과 번영, 안정을 대변하는 체제로 바꿔내야 한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신자유주의 체제가 등장함으로써, 사노련과 같은 세력의 위험성은 더 이상 간과하기 어려워졌다는 검사의 최초 진술도 그러한 공포감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이번 재판에 임하는 방향을 제시합니다. 저는 이 재판의 정치적, 사회적 뿌리를 밝힐 것이며, 그 과정에서 검찰의 기소는 막다른 골목에 직면한 자본주의 체제의 최후의 발악을 표현하는 것임을 증명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저는 검찰이 제기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침해했다”는 주장에 대해 인류의 역사적 발전의 관점에서 반박하고자 합니다.

“체제의 혁명적 변혁”은 인류 발전의 원동력입니다. 가령 망이 망소이는 ‘하늘 아래 임금과 백성이 따로 있냐’고 절규했습니다. 그 이유로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는 망이 망소이의 혁명적 사상이 정당함을 증명했습니다. 누군가 왕정 체제로 돌아가자고 주장한다면, 이제 초등학교 학생까지도 정신 나간 사람으로 규정하고 저항할 것이 분명한 그러한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체제의 혁명적 변혁’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런 발전을 결코 볼 수 없었을 것이고 보다 더 행복해질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바야흐로 자본주의 체제가 스스로 더 이상 자신의 체제가 인류 발전에 적합하지 않고 거대한 장애물로 전락했음을 드러내고 있는 이 시대 상황에서 ‘체제의 혁명적 변혁’은 인류의 절실한 화두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화두 앞에 정신병자처럼 날뛰면서 탄압하고 재판대에 올려 세우려는 작자들은 결국 인류 발전을 가로막으려는 반동 세력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사노련은 ‘체제의 혁명적 변화'의 필요성을 웅변할 뿐 누구에게도 그것을 강요할 생각이 없습니다. 압도적 다수 사회구성원들인 노동자계급 스스로 통제하고 운영하는 그러한 사회 체제를 추구하고 그것만이 인류 역사의 발전을 지속할 결정적인 요소라고 확신하는 우리가 어떻게 감히 그런 발상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우리의 신념의 핵심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므로 만약 그런 죄명을 우리에게 뒤집어씌우려 한다면 그것은 “인간의 양심을 짓밟고 거짓 악선동으로 정치적 반대파를 매도하는” 가장 비열한 짓으로 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참된 변혁은 오직 다수 사회구성원들 스스로의 확신과 자발성, 결단과 협동에 의해서만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저와 사노련은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쟁점은 이명박 정부와 검찰의 머리 속에는 자본주의 체제 말고는 그 어떤 체제도 사회를 위기로 내모는 것이고,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발상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체제의 혁명적 변화’의 여지를 봉쇄하는 것, 그것은 정확히 자유민주주의의 진정한 탄생배경과 충돌하는 것입니다.

자유민주주의는 프랑스 대혁명과 깊이 연결되어 있는 사상입니다. 그런데 프랑스 대혁명은 왕을 교수대에 올려 처단하는 것과 함께 왕정 체제를 영원히 무덤 속으로 처박아버렸습니다. 자유민주주의 사상은 바로 이러한 혁명적 변혁의 과정에서 당시 프랑스 인민들의 ‘혁명의 권리’를 표현하는 사상이었습니다. 누구도 사회구성원들의 자유로운 의사표명의 권리를 제약할 수 없으며, 기존 체제를 완전히 새로운 체제로 바꿀 권리를 박탈할 수 없다는 혁명적 인민의 의지, 바로 그것이 자유민주주의 사상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루소의 사회계약론 또한 사회구성원들의 그러한 권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자유민주주의로부터 “혁명의 권리”를 박탈해버린다면, 그것은 수많은 목숨을 역사의 제단 위에 바치면서 프랑스 인민들이 비로소 쟁취해낸 역사적 성과를 무로 돌리는 것입니다.

물론 프랑스 인민들의 의지는 온전하게 집행되지 못했습니다. 여러 역사적 조건들이 맞물리면서 프랑스 인민들은 완전한 인민들의 공화국, 진정으로 자유로운 공화국인 노동자 권력으로 전진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당시의 자유민주주의 깃발을 자본가계급이 도둑질해갔고, 그들은 “자본주의 공화국”으로 그것을 색칠해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성과들을 자본가계급은 모두 무효화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당시의 프랑스 인민들의 역사적 후예들인 노동자계급은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고, 정부를 비판하며, 다수 사회구성원들의 의지에 따라 경제적, 정치적 체제를 바꿀 수 있는 권리, 특히 다수 사회구성원들이 희망한다면 언제든지 기존 체제를 새로운 체제로 바꿀 수 있는 권리”를 일정하게 지켜왔습니다.

그런데 이 혁명의 권리를 노동자계급으로부터 박탈하려고 하는 이명박 정부와 검찰은 자유민주주의를 얘기할 권리가 전혀 없습니다. 그들은 “자본주의 공화국”으로 변질한 껍데기 자유민주주의에 의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자유로운 견해 표명, 완전한 정치적 권리 행사, 저항과 투쟁의 권리, 자신의 뜻에 따라 다수 사회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새로운 세상을 건설할 권리를 지킬 것입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노동자 권력, 사회주의 체제”로 온전하게 승화시킴으로써 “자본주의 공화국”이란 덧칠을 지워버릴 것입니다. 그리하여 프랑스의 혁명적 인민이 쟁취하고 발전시킨 자유민주주의의 역사적 성과를 지키고, 그 약점을 보완하면서 이 시대의 역사적 발전의 계기로 승화시킬 것입니다.

저는 이 재판이 역사적 진보를 승인하고 지켜내는 재판이 되기를 희망하며, 그것을 위해 재판투쟁을 전개할 것입니다. 간단합니다. 이 재판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민의 권리, 즉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권리를 승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자본가계급과 그들의 정부가 도둑질해간 자유민주주의의 역사적 성과들을 이 시대의 프랑스 인민들인 노동자계급의 수중에 온전히 되돌려 주어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 저는 최대한의 진지함으로 재판에 임할 것이며, 재판부 또한 이 역사의 부름에 성실히 응답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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