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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련 재판투쟁] 양준석 동지의 최후진술
 사노련  | 2010·12·04 11:51 | HIT : 5,168
* 12월 3일 재판에서, 공안 검찰은 사노련 사건 피고인들에게 국가보안법 위반(국가변란선전선동목적단체 결성 등)과 집시법 위반(촛불시위)을 이유로 다음과 같이 구형했다.
- 피고인 오세철, 양효식, 양준석, 최영익 : 징역 7년, 자격정지 7년, 벌금 50만원
- 피고인 박준석, 정원현, 남궁원, 오민규 : 징역 5년, 자격정지 5년, 벌금 50만원

검찰이 피고인들에게 모두 합쳐 48년의 징역형을 구형한 다음, 변호인의 최후변론과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이 있었다. 피고인들은 모두 사회주의자로서 자신의 신념을 당당하게 밝혔다. 다음은 양준석 동지의 최후진술이다.


[양준석 동지의 최후진술]


○ 대한민국 헌법은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이라는 초헌법적 법률은 개인이 가진 양심의 자유를 권력자들의 필요에 따라 언제라도 짓밟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악법에 의거한 재판이지만, 저는 이 재판에 진지하고 성실하게 임해 왔습니다. 그것은 이 재판의 결론이 무엇이든, 국가보안법의 부당함과 사회주의 사상의 정당함을 말하라는 제 양심의 목소리를 이 재판을 통해 우리 사회에 책임 있게 밝히기 위해서였습니다.

○ 오늘날 세계 자본주의 체제는 스스로의 모순 때문에 도저히 헤어날 길 없는 수렁으로 날이 갈수록 깊게 빠져들고 있습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공포 속으로 밀어 넣더니, 유럽 각국에서 벌어지는 재정위기가 꼬리를 물고 전 세계를 엄습하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들이 경제위기 심화를 막으려고 여러 가지 조율을 해 보지만 서로의 이해관계가 충돌하여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습니다. 위기수습책이 또 다른 위기의 원인으로 작동하면서, 세계 경제는 더욱 충격적인 사태를 향해 불가피하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전 세계 자본주의가 극심한 불안정 상태로 내몰린 것은, 세계 자본가들이 이윤율의 장기하락 경향을 만회하는 수단으로 지난 30년 동안 써먹었던 신자유주의 정책마저 파탄 났기 때문입니다.
신자유주의 공세 속에서 세계 자본가들은 이윤을 늘리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저임금과 무권리를 강요했습니다. 값싸고 고분고분한 노동력을 찾아 국경을 넘어 공장을 이동시키면서, 이를 무기로 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 사회복지와 노동조합을 공격했습니다. 그 결과 자본주의 경제는 외형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지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노동자들은 한 세대 이전보다 더 못한 실질임금과 삶의 질을 누리게 되었으며,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 노동자들은 극심한 저임금과 비인간적 노동에 신음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노동자들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문제를 이중으로 겪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 공세 속에서 자본가들은 노동계급의 빈곤화에 따른 소비능력의 후퇴를 부동산·주식·금융에서 투기 거품을 맹렬하게 불러일으켜 미래 세대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부담을 떠안기는 방식으로 해결했습니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끝없이 부풀어 오르던 거품은 마침내 터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로부터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충격적인 모습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오늘날 세계 자본주의는 크고 작은 폭탄들이 널려 있는 지뢰밭을, 그것도 점점 더 파괴력이 큰 폭탄들이 무더기로 기다리고 있으며 그 끝도 보이지 않는 지뢰밭을 걷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런데 노동자들을 빈곤으로 내몰면서 자본가들의 이윤만을 높이 쌓아올린 데서 비롯된 불균형, 즉 자본가들의 착취와 탐욕이야말로 경제위기의 근본 원인인데, 자본가들은 경제위기의 대가마저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면서 그 불균형을 더욱 심화하고 있습니다. 거품 붕괴로 파산에 내몰린 거대 자본가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공적 자금을 투입해 주면서, 노동자들에게는 정리해고, 임금삭감, 복지후퇴, 노동조합탄압 등의 공격을 전 세계에 걸쳐 퍼붓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노동자들은 거대한 저항을 시작했습니다. 중국에서 본격적인 노동자투쟁의 시대를 알리는 연쇄파업이 일어나더니, 프랑스·스페인·그리스를 비롯한 온 유럽에서 1968년 이후 최대 규모로 노동자들이 파업과 시위에 나서고 있습니다. 경제위기의 고통마저 전가하는 자본가들에 맞선 노동자들의 저항은 지금 이 시간에도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내부로부터 노동자민중의 저항에 직면하자 각국의 자본가 정부들은 내부 모순을 다른 나라로 전가하려고 서로 대립과 충돌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환율전쟁은 작은 시작일 뿐이며, 이제 시간이 갈수록 그 대립과 충돌은 거세질 것입니다. 특히 미국은 제조업이 대거 해외로 이전해 버려서 경제적으로 가장 심각한 모순에 처해 있는데, 달러라는 기축통화의 기득권과 여전히 막강한 정치군사적 패권을 총동원하여 전 세계를 상대로 자신의 모순을 전가할 것입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 강대국들이 그러한 모순 전가에 강력히 반발할 것이라는 점은 불을 보듯 훤한 일입니다. 그로 인한 대립과 충돌이 장차 경제적 차원을 넘어 정치군사적 긴장과 대결로 나아갈 것이라는 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미국과 중국을 정점으로 하는 제국주의 국가들 간의 새로운 대립과 충돌은 전 세계에 심각한 정치군사적 긴장과 위기를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한반도는 그러한 세계적인 정치군사적 긴장과 위기의 한복판에 운명처럼 다시 서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렇듯 헤어날 수 없는 자본주의의 모순과 그칠 줄 모르는 자본가들의 탐욕은 노동자계급과 인류를 다시금 너무나 끔찍한 야만과 참화 속으로 몰고 들어가고 있습니다. 인류는 20세기 전반부에 두 차례의 세계대전 그리고 세계대공황과 파시즘의 야만을 겪어야 했습니다. 아마도 인류 역사에 가장 불행했던 시기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자본주의의 모순과 위기가 다시금 전면화하면서, 바로 그와 같은 시기를 향해 또 다시 치달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막아낼 방안은 무엇입니까? 한마디로 노동자혁명밖에 없습니다. 자본의 이윤을 위해 인간성의 희생과 말살을 강요하는 자본주의 체제를 타파하고, 인간의 연대와 자기실현을 중심 원리로 하는 사회주의 체제를 세계적인 수준에서 건설하는 것 말입니다.
오로지 세계적인 사회주의 노동자혁명의 물결만이 상상을 초월하는 끔찍한 야만과 전쟁으로부터 노동자계급과 인류를 구원해 낼 유일한 방안입니다.
전 세계가 더 이상 자본의 이윤을 위해 작동하기를 멈출 때, 전 세계를 휩쓰는 대립과 충돌, 정치군사적 긴장과 위기 또한 근본적으로 해소될 것입니다. 자본의 이윤을 위해 치러야 하는 끔찍한 야만과 전쟁 대신 인간을 위한 연대와 평화를 세계적인 노동자혁명은 가져다 줄 것입니다. 아니 세계적인 노동자혁명만이 그것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 노동자혁명의 본질은 폭력에 있지 않습니다. 노동자혁명의 본질은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착취와 억압에 시달리며 침묵과 굴종을 강요당하던 노동자들이 자기 운명과 사회의 주인으로 우뚝 일어서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노동자계급이 민주주의를 전면적으로 실현하며 집단적인 의지로 사회를 이끌어 가는 새로운 사회체제를 수립하는 데 있습니다.
노동자혁명이 반드시 폭력적이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평화적인 혁명의 가능성도 얼마든지 열려 있으며, 특히 노동자들은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원할 것입니다. 노동자혁명이 폭력을 수반하게 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특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자본가들의 도발에 맞서는 불가피한 방어적 폭력으로 등장할 것입니다.
이 점은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의 현대사가 잘 보여줍니다. 1980년 광주에서 노동자민중이 무장저항에 나섰던 것은 ‘민주화’의 간절한 열망을 전두환 신군부가 5.17 쿠데타를 통해 처참하게 총칼로 짓이겼기 때문이었습니다.

○ 또한 혁명은 소수 몇몇의 기획으로 벌어지는 사건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는 절대 다수의 노동자들이 스스로 떨쳐 일어서지 않는 상황에서 소수가 인위적으로 혁명을 만들 수 있다고 믿지도 않으며, 그런 것을 시도할 생각도 전혀 없습니다. 노동자혁명을 불러오는 진정한 산파는 소수 혁명가들이 아니라 낡아 빠진 자본주의 사회 자신입니다. 사회주의자들이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해야 할 것은 압도적 다수의 노동자들이 필연적으로 도달하게 될 주체적 각성과 조직화 그리고 계급투쟁을 향한 결단이 최대한 촉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역사가 결국엔 가야 할 지점을 최대한 빨리, 그리고 최대한 덜 소모적이고 덜 고통스럽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자본주의 사회가 노동자혁명을 피하고자 한다면, 압도적 다수의 노동자들이 혁명을 향해 나아갈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자신의 모순부터 해결할 일입니다. 오늘날 그 모순은 점점 더 많은 노동자들에게서 가장 기본적인 생존의 권리마저 빼앗는 과정을 통해서만 자본주의가 간신히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로 집약됩니다. 점점 더 많은 노동자들을 빈곤과 무권리, 야만과 억압으로 내몰면서 천문학적인 이윤의 황금성채를 끝없이 쌓아올리는 아니 쌓아올려야 하는 이 부조리야말로 노동자들을 혁명으로 내모는 진정한 주범입니다.
그 모순을 해결하지 못하는 한, 자본주의 사회는 노동자혁명을 결코 막을 수 없습니다. 아니, 막아서는 안 될 일입니다. 그것은 소수 자본가들의 특권을 지키기 위해 압도적 다수의 인류에게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끝없이 강요하는 너무나 부도덕하고 부당한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 우리는 의회주의를 반대하는 것이지, 의회 활동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역량이 좀 더 성장한다면, 선거에 후보를 내고 의회 진출을 시도할 것입니다. 다만 그것은 의회 활동 자체가 아니라 현장과 거리에서 노동자들의 직접적인 대중운동이 성장하는 것에 근본적 목표를 두고 이루어질 것입니다. 현장과 거리에서 노동자들이 벌이는 직접적인 대중투쟁이야말로 사회를 바꾸는 진정한 힘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재판 내내 검찰은 우리가 의회를 넘어서서 직접적인 대중투쟁을 강조하는 것이 무슨 큰 잘못인 듯 되풀이하여 공격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역사와 현실을 무시하는 초라한 논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현행 헌법 자체가 어떻게 탄생했습니까? 1987년 4월 대통령 전두환은 헌법을 개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지만, 6월의 거리에서 벌어진 뜨거운 민중항쟁에 굴복하여 결국 헌법 개정이 이루어진 것 아닙니까? 만일 의회를 넘어선 직접적인 대중투쟁 자체를 불법으로 내몰 것이라면, 불법적인 과정을 통해 등장한 현행 헌법 자체가 무효라고 선언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1996년 12월 노동법과 안기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지만, 노동자들이 이에 맞서 한 달 동안 총파업을 벌이자 다시 개정되었습니다. 만일 의회를 넘어선 직접적인 대중투쟁 자체를 불법으로 내몰 것이라면, 당시 총파업이라는 불법 행동에 굴복함으로써 사실상 이를 동조하고 고무한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을 처벌했어야 할 것입니다.
2008년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이명박 대통령은 두 번에 걸쳐 공식적인 대국민사과를 했습니다. 만일 의회를 넘어선 직접적인 대중투쟁 자체를 불법으로 내몰 것이라면, 촛불시위라는 불법 행동에 굴복함으로써 사실상 이를 동조하고 고무한 대통령과 그 참모진부터 처벌해야 할 것입니다.

○ 재판을 시작할 때 밝혔듯이, 저는 이 재판의 결과가 무엇이든 ‘사회주의만이 노동자계급과 인류의 희망’이라는 저의 양심과 신념을 당당하게 지켜나갈 것입니다. 어떤 고난과 시련이 앞길에 놓여 있다 하더라도, 사회주의자로서 저의 양심과 신념을 당당하게 밝히고 또한 그 양심과 신념대로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
양심의 자유,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는 이러한 재판이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권력자들이 좋아하지 않는 양심과 사상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법의 심판대 위에 올라야 하는 이런 비참한 현실이 더 이상 계속되지 않을 수 있도록, 재판부의 역사적인 결단을 기대합니다.

2010년 12월 3일
123  사노련의 해산을 선언한다.  사노련 11·02·25 14531
122  1월 24일 미국 뉴욕의 한국 영사관 앞에서 벌어진 "사노련 탄압 중단과 국가보안법 철폐" 항의시위  사노련 11·01·25 8123
121  사노련 재판을 앞두고 날아 온 국제적인 항의와 연대의 메시지들 (요약)  사노련 11·01·21 4929
120  사노련 재판 선고에 즈음한 사노련 공대위 성명서  사노련 11·01·21 5658
119  [사노련 재판투쟁] 오민규 동지의 최후진술  사노련 10·12·04 5991
118  [사노련 재판투쟁] 최영익 동지의 최후진술  사노련 10·12·04 4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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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사회주의자> 6호가 나왔습니다!  사노련 10·08·10 5077
115  [사노련 재판투쟁] 오민규 동지의 최초진술  사노련 10·06·04 4093
114  [사노련 재판투쟁] 최영익 동지의 최초진술  사노련 10·06·04 3795
113  [사노련 재판투쟁] 양준석 동지의 최초진술  사노련 10·06·04 3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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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가자 노동해방 55호가 나왔습니다.  사노련 10·07·02 4893
109  가자 노동해방 54호가 나왔습니다.  사노련 10·06·18 3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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