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의 민영화 공세에 맞선 싸움의 시작
대우조선해양 매각
이명박정부는 공기업 민영화의 일환으로 가장 먼저 산업은행이 최대주주로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을 발표했고, 이 과정에서 배제되어 생존권을 잃게 될지도 모르는 대우조선노동자들의 투쟁이 시작되었다. 또한 이것은 이미 추진 중이거나 예정인 우리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 현대건설, 쌍용건설, 하이닉스반도체 매각의 전초전으로서 이후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문제이기에 노동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본가들을 위한 선물보따리
이명박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는 이유는 이렇다. 그는 당선인 시절부터 “산업은행 민영화로 생기는 20조~30조원으로 KIF(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펀드)를 설립해 중소기업 육성 등에 사용하겠다.”고 밝혀왔고, 거대한 산업은행을 통째로 인수할 수 있는 자본가는 없기에, 기업지분은 쪼개어 매각하고, 본체는 08년 말까지 지주회사로 전환한 후 상장하여 민영화하겠다는 것이다. 그 가운데 산업은행과 자산관리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50.37%의 대우조선해양지분과 경영권을 5~7조원에 일괄매각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주간사로 다국적 금융투기자본인 골드만삭스가 선정되었고, 포스코, GS그룹, 두산그룹 등 6개의 대기업이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애초 1순위였던 현대건설매각에서 누가 주인이 될 것이냐는 문제로 자본가들 사이에서 아귀다툼이 벌이고 있듯이, 작년에만 매출 7조 원에 3000억의 순이익을 올렸고, 올해 9190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되는 거대한 이윤보따리를 서로 차지하려고 자본가들 사이에 이전투구가 벌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것은 이미 공적자금으로 회생시켜 매각된 대한생명, 대우종합기계, 대우건설이 작년에 각각 뽑아낸 순이익 2317억원, 1802억원, 9380억원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대우조선은 노동자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졌다
대우조선은 9년 전 자본가의 경영실패로 파산한 대우중공업에 공적자금 2조9000억원 투입 등 각종 특혜를 통해 살려낸 기업이다. 다른 파산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노동자들의 혈세가 없었다면 되살아날 수 없었으며, 더욱 중요한 것은 2만 5천 대우조선노동자들의 피땀의 결과가 오늘의 대우조선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무더위와 칼바람 속에서의 고된 노동, 작년에만 7명이 산재로 죽어야만 했던 목숨을 건 위험한 노동을 견뎌야만 했던 대우조선노동자들, 특히 60%를 넘어선 1만 5천명의 하청노동자들이 오늘의 대우조선을 있게 했다. 대우조선이 만들어낸 이윤은 대우조선노동자들의 것이며, 노동자들의 생존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 사용되어야만 한다. 작년 순이익만으로도 1만 5천명의 하청노동자 전부를 정규직화시킬 수 있다.
반대로, 이명박정부는 노동자들의 피땀의 결과로 회생시킨 기업을 또다시 자본가들을 위한 이윤보따리로 되돌리려하고 있으며, 되도록 더 많은 이윤을 보장 할 수 있도록 착취를 강화하기 위해 노동자들을 공격하려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지난 4월 7, 8일 임시총회를 갖고 92% 투표율에 93% 찬성으로 ▲고용협약서 체결 ▲노동조합, 단협 승계 ▲매각과정상 부적격 업체 배제 ▲대우조선해양 구성원에 대한 매각이익금 분배 ▲지역 발전기금 출연 등의 5대 요구사항을 내걸고 총파업을 결의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승리의 길
대우조선노동자들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해외자본이든 국내재벌이든 누가 주인이 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정확히 노동자의 생존권을 내걸고 자본가들에게 휘둘리지 않으면서 단호하게 투쟁의 발걸음을 내딛어야만 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하청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정확히 내걸어야만 한다. 이명박 정부가 총공세를 벌일 것이 분명한 결전에서 자본가들의 주도권과 힘을 분쇄하기위해서는 조합적 이해에 갇혀서는 안 되며, 사업장에 포괄되어 있는 노동자 모두의 이해를 내걸고 모든 힘을 이끌어내야만 한다. 또한, 업종과 산업을 뛰어넘어 민영화에 맞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발전, 지하철, 철도, 가스, 공무원 노동자들과 완전한 공동투쟁을 벌여야만 한다. 그럴 때에만 정부와 자본의 총공세에 맞선 투쟁에서 각개격파당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승리할 수 있다. 대우조선노동자들의 싸움을 엄호하고 전체계급의 싸움으로 연결시키자!
정원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