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제조업 사업장 곳곳에 몰아치는 구조조정 칼바람
세계대공황 초입부에 자본가들은 가장 먼저 미조직·비정규직 등 밑바닥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 그러나 자본가들의 추악한 이윤경쟁이 잉태한 세계대공황은, 서서히 조직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사내하청에 조직된 비정규 노조들을 공격하더니, 급기야 상반기에는 쌍용차 정규직 노동자 2,646명 정리해고 공격으로 드디어 대기업 정규직 부문으로까지 퍼지게 되었다. “쌍용차에서 못 막으면 정리해고 광풍 온다”는 말이 진실로 옳았다. 자본은 쌍용차 파업투쟁이 끝난 지금 수많은 사업장들에서 정규직 노동자를 비정규직화 하겠다며 덤벼들고 있다. 캐리어·발레오공조코리아·대림자동차·다스 등 모든 사업장에서 외주화·비정규직화라는 쟁점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오토바이)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
창원공단 내의 대림자동차는 지난 10월 30일, 전체 직원 665명 중 293명(44%)이 잉여인력이라며 무려 절반에 가까운 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 신고서를 제출했다. 그뿐이 아니다. 파견·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여사원 90여명에 대해서도 100% 계약해지를 하겠다고 한다. 총 400명 가까운 인력을 쫓아내겠다는 것이다.
대림자동차는 대표적인 국내 오토바이 생산업체다. 2007년을 제외하면 꾸준히 경상이익을 내왔던 회사다. 오토바이가 잘 팔릴 때는 성과를 분배하지도, 노동자 수를 늘리지도 않다가, 이제 와서 세계공황으로 인한 판매부진 책임을 모조리 노동자에게 전가하려는 것이다. 그러고서 “해고인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희망퇴직과 아웃소싱 등의 방안”을 논의하자며 노조 측에 통보했다. 정규직을 짤라서 비정규직으로 채우겠다는 말을 고상한 영어로 표현한 것일 뿐이다. 동종업체인 S&T 모터스에서도 구조조정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에어컨 바람이 아니라 이제 정리해고 피바람
국내 대표적인 에어컨 생산업체인 캐리어(주) 대표이사 맥스 김은 지난 10월 14일, “광주공장 존립과 핵심 경쟁력 제고를 위해 대규모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며 노동조합에 생산직 280명을 구조조정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캐리어 생산직 조합원 503명 중 무려 55%에 달한다. 회사는 먼저 희망퇴직을 받은 뒤 인원이 채워지지 않으면 11월 14일까지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런데 캐리어 사측은 구조조정 계획과 함께 “투자를 통해 2013년까지 광주공장 생산물량을 40% 늘리겠다”는 입장도 함께 발표했는데, 사람을 짜르면서 생산물량을 늘린다니 이건 어찌된 일일까? 그 답은 외주화·비정규직화에 있다. 생산은 모조리 비정규직에게 맡기는 방식으로 인건비를 쥐어짜겠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오는 11월 4일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는 것을 필두로, 캐리어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다.
DIE TOGETHER, VALEO!(차라리 함께 죽자, 발레오!)
차량용 에어컨에도 정리해고 바람이 불어 닥치고 있다. 충남의 발레오공조코리아가 지난 10월 26일 전격적으로 폐업과 청산계획을 발표했다. 노동조합은 조합원 1인당 70만원의 투쟁기금을 거출하고 투쟁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단결력이 유지되는 것에 놀란 발레오 사측은 폐업을 한 달 미룰 수 있다는 뜻을 내비췄지만, 그것은 또다시 헛된 희망퇴직으로 단결력을 깨려는 술책임을 노동자들은 잘 알고 있다.
쌍용차 정리해고 분쇄투쟁에서 “함께 살자”는 구호가 외쳐졌다면, 폐업·청산에 맞선 발레오 노동자들은 "DIE TOGETHER, VALEO!(차라리 함께 죽자, 발레오!)"라고 외치고 있다.
더 큰 노동자단결로 맞서야 이길 수 있다!
이러한 동시다발적인 자본의 공세에 맞서는 것은 한 가지 방법뿐이다. 지역연대, 업종연대, 정규직·비정규직 연대, 원청사·부품사 연대 등 노동자들의 단결·연대 확장이 그것이다. 해고의 피바람을 연대의 폭풍우로 날려버려야 한다!
창원활동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