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섬없이 결연하게 투쟁하자!
이명박 정권이 등장하면서 자본의 공세는 천인공로할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소위 공기업 선진화 정책(정확히는 공기업 노동자 죽이기 정책)에 부응하여 임금과 구조조정을 비롯한 공공부문 노동자들에 대한 전면적 공격이 확산되고 있다.
공사 사장의 꿈
교섭을 해태하던 철도공사는 오랜만에 임단협 본교섭에서 우리 철도 노동자들을 농락하려는 거만한 자세를 보였다. 철도공사 사장 허준영은 ‘지난 밤 꿈에 철도노조가 자진해서 임금삭감을 요구해와 자신이 말리기까지 했다며 그것이 현실이 되기 바란다’ 지껄였다. 바라는 희망사항을 꿈으로 둔갑시켜 주둥이를 놀린 것이다.
공사의 꿈은 그것만이 아니다. “전면적인 연봉제 실시와 정년연장 없는 임금피크제 도입(한마디로 고참 노동자들의 임금삭감!), 2.5%의 기본급 반납과 명절휴가비 50% 삭감, 임금산정기준 209시간으로 연장, 전 직원 연봉제 도입, 직무역할급 신설을 통해 동일 직급과 호봉간 임금격차를 둘 것”을 요구해 왔다.
| 항목 |
내용 |
| 임금수준 |
2009년도 임금, 2008년도 대비 기본급의 2.5%반납 |
| 명절휴가비 |
20% 축소 |
| 임금구조개선 |
정기상여금은 폐지하고 기본급 등으로 산입. 장기근속수당,대우수당, 조정수당 폐지. |
| 제도개선 |
월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을 209시간으로 연장. |
| 연봉제 |
전 직원 연봉제 시행. |
| 임금피크제 |
전 직원 정년연장 없는 임금피크제 도입. |
| 승무수단 지급기준 개선 |
승무수당 및 1인승무수당 중 역일기준 산정방식을 주행거리 산정방식으로 변경. 고속승무수당 상한범위 조정. |
| 기타 |
급식비 12만원을 10만으로 조정. |
사실 지난 9월30일 사장이 나온 세 번째 본교섭은 철도노조가 총력 결의대회, 쟁의행위 찬반투표 등 거의 모든 투쟁일정을 미루고 공사를 설득(?)해 얻어낸 교섭이었다. 그런데 이 교섭장에서 사측은 임금의 전면적인 개악안을 던진 것이다. 결국 단체협상은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철도노조는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투쟁을 결의했다. 교섭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이 따위 오만한 망발이라면 투쟁말고 다른 해법이 없음은 너무나 분명해지고 있다.
분노, 그러나 문제는 투쟁이다!
철도노동자들은 교섭결과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것은 철도노동자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짓거리다!”고 현장은 분노하고 있다. 하지만 이 분노는 전면적인 총파업 투쟁의 열기로 끓어오르지 못하고 있다. 분노와 투쟁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하고 있다. 이 간극을 메우는 것이 바로 노조집행부와 철도 활동가들의 몫이다. 조합원들의 분노를 투쟁의 힘으로까지 끌어올려 실제적인 투쟁의 힘이 철도에서 폭발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문제는 “투쟁으로 돌파할 수 있다는 결의와 자신감을 확산하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사측의 기만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사측은 이미 임단협 개악 정도만을 노리고 있지 않다. 이번 기회에 노동조합을 제대로 무력화시키려고 도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사측을 교섭에 나오게 하려고 우리의 투쟁일정을 조정하는 등의 태도를 사측에게 보이는 것은 등을 보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허준영 사장의 오만방자한 꿈 얘기는 그런 태도가 불러온 부끄러운 결과다. 만약 투쟁을 확대하여 사장의 목을 겨누었다면, 그 자가 어찌 그런 망발을 했을 것인가? 노동조합 지도부는 다시는 이러한 행동을 사측에게 보여서는 안 된다. 오히려 언제든지 사측의 공격에 맞설 수 있는 힘을 조직하고 사측을 폭로함으로써 노동자들에게 잠재되어 있는 투쟁력이 막힘없이 자라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교섭에서 세련된 안을 제안하거나 투쟁하는 제스츄어 정도로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은 완전히 환상이다. 이런 환상을 버리고 전체 노동자들의 단결된 힘만을 믿어야 한다. 언제나 그렇지만 사측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전체 노동자들의 단결투쟁이다. 그리고 이 결연한 단결투쟁을 통해 드러나는 “철도 전체를 멈추는 노동자의 위력”이다.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결연한 각오, 그리고 활동가들이 분투하면 반드시 헌신적 투쟁으로 뒷받침하는 현장 노동자들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필요하다.
이것을 바탕으로 전체 철도노동자들의 투쟁을 조직하는 것, 바로 이 평범한 실천은 지금 무엇보다 소중하다. 필수유지업무제도와 같은 악법의 굴레에 갇히지 말고, 전체 철도노동자의 전면파업을 향해 단호히 전진해야 한다. 그래서 경찰청장 출신 허준영 사장에게 기필코 보여주어야 한다. 작년 촛불보다 더 뜨겁고 강력한 촛불이 철도노동자들 사이에서 타오르기 시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철도노동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