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중 무교섭 - 노동자 죽이기 굿판을 집어치워라
18일 현대중공업노조가 올 임금협상에 대해 ‘무교섭’ 선언을 했다. 이는 사실상 ‘임금동결’ 선언을 한 것이다. 현중 김종욱 상무는 “임금동결은 물가상승분을 고려한다면 실질임금 삭감”이라며 어용노조의 선언을 높이 치하했다.
그런데 이제 오종쇄 집행부는 단체교섭권까지 노골적으로 내줬다. 사실 현중노조가 오래 전부터 노동자의 눈과 귀를 막고 사측 입장을 앵무새처럼 대변하며 ‘15년 무파업’ 행진을 해왔으니, 현중은 노동3권을 다 빼앗긴 자본의 착취왕국일 뿐이었다.
노사민정 대야합 : 노동자 죽이기 선언
현중 어용노조가 무교섭을 선언한 직후 노사민정 비상대책회의가 2·23 대야합을 했다. 이 얼마나 기막힌 타이밍인가! ‘노조는 일자리 나누기를 위해 임금동결, 반납 또는 절감을 실천하고, 사측은 해고를 자제한다’는 것이 골자다.
‘야합 상습범’들인 한국노총과 경총이 이번에도 주범으로 참여했다. 거기에다 친자본 시민단체와 종교단체가 합세해 이번 대야합이 마치 ‘한줌 자본가 패거리들의 야합’이 아니라 ‘국민적 합의’인 것처럼 한껏 포장했다. 이명박도 이 야합꾼들을 청와대로 불러 대야합의 “정신이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해달라고 특별히 주문했다.
대야합에서 ‘일자리 나누기’란 말장난일 뿐이다. 비정규직은 ‘다른 회사 소속’이라는 논리로 마음대로 짜르고, 정규직도 희망퇴직, 명예퇴직, 순환휴업과 같은 방식으로 사실상 정리해고를 자행해 일자리를 더 줄일 것이다. 게다가 ‘파업 자제’ 문구는 아예 노동자의 손발을 묶어 자본가의 공격이 빗발치는 상황에서도 노동자들을 완전 무장 해제시키겠다는 것이다.
백기투항이냐 결사투쟁이냐
무교섭을 일방적으로 선언한 어용들에 맞서 현중노동자들이 항의투쟁을 시작했다. 대야합을 한 한국노총에 대한 비판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들에서도 보이듯 공황은 ‘백기투항’이냐 ‘결사투쟁’이냐를 선택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투항은 죽음이며, 투쟁만이 살 길이다.
노동자들은 결국 자신을 향해 총탄을 퍼부어대고 있는 어용들을 제치고 대대적인 생존권 투쟁에 나서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는 대야합에 참여한 자들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무리들인지 아주 확실하게 드러날 것이다.
정부와 자본, 현중노조, 한국노총 같은 어용들의 노동자 죽이기에 맞서 단호하게 노동자 살리기 투쟁에 나서야 한다. 가령 ‘일자리 나누기’만 해도 그렇다. 노동자들의 얄팍한 허리가 아니라 자본가들의 터질 듯한 배를 졸라매야 한다. 자본가들의 투기자금(사내유보금) 400조 만 몰수해도 400만 실업자 모두에게 생활임금을 보장하는 안정된 일자리를 줄 수 있다.
양보가 아니라 투쟁만이 일자리를 줄 수 있다
일거리가 부족하다고? 얼마 전까지 취업노동자들은 일이 많아 과로로 죽어갔고, 실업노동자들은 일이 없어 죽을 지경이었다. 모두가 하루 6시간만 일하면 일거리는 충분하다. 독거노인, 장애인, 환자, 아이들을 돌보기 위한 사회공공서비스 일자리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정부와 자본, 어용의 뜻대로 취업노동자의 살을 깎아 실업노동자 일부를 잠시 구제하려 하면 그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취업노동자와 실업노동자가 모두 하나로 뭉치고, 모든 노동자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칸막이, 남성과 여성의 장벽, 단사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계급적으로 단결해 정부와 자본, 그리고 그 하수인들인 어용세력에 단호하게 맞선다면 불가능한 건 없다.
울산지역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