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단호하게 밀어붙여야 한다!
2월 26일 MBC를 시작으로 한 언론노조의 파업은 CBS, SBS, EBS, YTN, 아리랑 TV로 거침없이 확대되었다. 연일 파업 집회와 결의대회, 촛불문화제가 열렸으며, 촛불시민들은 파업을 지지하며 파업 노동자들과 함께 했다. 지난 2월 28일 경찰의 원천봉쇄 방침에도 불구하고 언론노조는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책임자 처벌과 MB악법 저지 범국민대회’가 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릴 수 있도록 했으며, 범국민대회를 지켜내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했다. 이명박에 맞선 투쟁의 핵심으로 당당히 떨쳐일어난 것이다!
조합원의 힘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언론악법을 통과시키려하자 언론노조는 26일 06시부로 파업에 돌입했다. 언론노조가 신속하게 파업으로 밀어붙일 수 있었던 힘은 조합원들에게서 나왔다. MBC가 26일 앞장서 파업에 돌입하자, 27일 오후 3시 CBS로 파업이 확대되었다.
봇물처럼 터져나온 조합원들의 연대투쟁의지가 그것을 가능케했다. KBS 노조 비대위에서 24일 국회 상임위 상정시 총파업 돌입을 부결시킨 후, KBS 조합원들이 보여준 자발적 행동도 조합원의 분노와 힘을 보여준 것이었다. 조합원들은 “곧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이 직권 상정될지도 모르는데, 노조는 당장 제작거부 투쟁을 선언하고 MBC와 연계투쟁을 벌여야 한다”며 집행부를 비판하고 PD협회와 기자협회가 제작거부에 들어갈 것이며, 이를 부분파업으로 노조가 인정할 것을 요구했다. 3월 2일 파업 집회에는 PD들과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자칫 언론노조의 파업이 힘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 보여준 조합원의 아래로부터의 단호한 행동은 언론노조 파업의 힘을 더욱 강고하게 만들었다. 이런 조합원들의 힘이 SBS, EBS, YTN, 아리랑 TV로 파업이 확대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방송프로그램은 큰 차질을 빚었지만, 노동자의 힘은 바로 그만큼 만천하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넘어서야 할 것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표결시한만 100일 뒤로 미룬 합의를 수용할 수 없다. 시간만 끌다가 원안대로 통과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100일동안 이명박 정권 실정과 언론악법 본질을 폭로하는 투쟁을 전개해 기필코 언론 악법을 폐기하자”고 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언론노조의 파업은 임시국회에서 언론악법이 통과되지 않자 중단되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100일 동안 사회적인 대화를 하고 표결처리한다고 합의했다. 당장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지만 100일 후에는 언론악법이 통과될 기로에 서있다. 자본가들을 대변하는 민주당에 기대다가는 결국 배신을 당하게 된다는 점은 대단히 분명해졌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100일후 표결처리 합의를 통해 나올 법안은 뻔하다. 어차피 언론악법을 포함한 MB악법을 막아내는 것은 언론노조 조합원들과 투쟁하는 노동자들, 촛불시민들의 몫이다. 따라서 국회의 일정을 쫓아다니는 투쟁보다는 파업 노동자의 힘이 기세를 가질 때 모든 것을 해치워야 한다. 투쟁의 집중점은 국회 일정이 아니라 노동자 투쟁의 기세가 올라갈 때 김을 빼지 않고 밀어붙일 때 형성되는 것이다.
투쟁의 집중점을 분명히 해야만 승리할 수 있다!
우리는 몇 년전 비정규 악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당시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법안 상정→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법안처리 유예→파업 철회"를 반복하다가 결정적으로 우리의 힘이 약화되었을 때 비정규 악법이 통과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런 뼈저린 실패를 절대 반복하지 말자! 다행히도 이번 언론악법 저지를 위한 언론노조의 투쟁은 그 어느 때보다 지지를 받고 있다. 100일 동안 투쟁을 쉬어서는 안 된다. 100일후에는 정말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한다. 더 강력한 투쟁을 매일 준비하자!
박준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