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위탁-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철도노동자들의 투쟁!
작년 12월 31일부터 시작한 서울역대합실 천막농성이 벌써 38일차를 맞았다. 투쟁 결의가 너무나 늦어버린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 정도로 정리해고를 당한 노동자들, 외주위탁업체로 전적에 동의해 버린 노동자들을 조직하기가 힘들었다.
특히 노동조합이 함께 동의해준 외주위탁, 정리해고 라서 불신과 절망만이 있을 뿐 투쟁이 어려웠다. 그러나, 소수지만 이런 잘못된 합의를 인정하거나 혹은 묵인할 수 없다고 생각한 비정규직, 정규직 노동자들이 천막농성을 결의하고 투쟁을 결단함으로써 점차 투쟁의 동력도 되살아났다. 처음엔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3명이 결합했는데 지금은 8명이 함께 투쟁하고 있다.
외주위탁-정리해고 철회 공대위를 결성하고 천막농성을 시작하면서 노동조합의 책임을 묻고 투쟁을 조직하기 위해 노조에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면담을 많이 했다. 많은 철도활동가들이 노동조합의 합의를 비판했고 그 심각성에 대해 토론했다. 하지만, 실제로 투쟁을 확대하고 노동조합을 압박할 수 있는 행동에 나서는 일은 지극히 제한적으로만 이루어졌다.
더구나 철도노조 정기선거가 겹쳐지면서 다른 투쟁으로 확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천막을 지키고 매주 집중집회를 하고, 현장에 알리고 대국민 선전전도 진행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철도공사를 압박해서는 특별한 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섰다.
이제 다시 결의를 모으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연대투쟁과 현장조직화를 더욱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투쟁하면서 느꼈다. 집중집회에서 강남성모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는 따끔하게 철도투쟁에 대하여 발언해 주었다.
“철도동지들은 연대를 너무 하지 않는다. 우리도 처음에는 연대의 의미를 몰랐고 왜 우리 집회에 다른 분들이 오는걸까 의아해 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같은 노동자들이고 어려운 비정규직 사업장의 투쟁에 함께해 힘을 주고 사측을 상대로 함께 싸우면 더욱 압박도 많이 되고 우리도 연대동지들을 통해서 힘이 나는 것을 느꼈다. 장기투쟁이 되더라도 버틸 수 있는 힘은 바로 연대에 있다.”
어디든지 달려가서 함께 연대투쟁을 힘 있게 해야 천막에 있으면서 무기력해지는 우리 자신을 일으켜 세울 수 있고 시야를 넓힐 수 있다. ‘정리해고가 왜 나에게 일어났는가?’라는 생각에서 ‘나뿐 아니라 우리 노동자들은 언제든지 필요 없다면 짤려 나가는 신세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구나! 그래서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기에 노동자가 단결하고 자본가들과 싸울 수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리고 철도공사를 좀 더 강하게 타격하는 투쟁도 결의하고 있다.
철도노조 선거기간 수많은 구호와 공약들이 제시되었다. 장밋빛 미래를 조합원들에게 약속하는 후보들도 많았다. 이런 바람들은 투쟁 없이는 이루어 질수 없는 약속들이다.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생을 바람막이 삼아 정규직의 고용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거짓이고 환상이다.
오늘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이 오래가지 않아 정규직의 현실이 될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정규직, 비정규직 조합원들과 함께 단결하고 함께 투쟁하는 노동조합을 만들어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요구를 대신 교섭하고 처리해주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주체로 세우고 정규직 노동자들을 계급적 단결의 길로 나서게 할 때만이, 그리고 함께 투쟁할 때만이 이번 노사합의서와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
서울역 천막농성을 아주 많은 동지들이 꾸려가고 있지는 못하지만 비정규직,정규직이 단결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여러 어려움을 헤쳐 올 수 있었다. 이제 다른 투쟁하는 사업장과 함께 싸우면서 더 큰 단결, 더 큰 연대로 나아갈 것이다. 투쟁!
철도노조 조합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