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전환배치와 한시하청 해고
도요타 따르는 현대차 자본의 탐욕은 끝이 없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지금 쑥대밭이다. 3, 5공장의 한시하청 200여 명을 짜르고, 그 자리에 1, 4공장 등에서 정규직을 전환배치한 다음, 전환배치로 빠져나간 자리에 다시 잠시 쓰고 버릴 목적으로 한시하청을 투입하는 짓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짓으로 자본은 엄청난 이익을 얻는다. 먼저 노동자들을 최대한 쥐어짜 이윤을 늘린다. 그것만이 아니다. 한시하청 노동자들을 짜르는 데 정규직 전환배치 노동자들을 이용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갈라놓는다. 전환배치를 받아서라도 개인적으로 살 길을 찾겠다는 정규직 노동자들과 그렇지 않은 노동자들을 쪼개놓는다. 더 나아가 노동자들을 무력감의 늪에 빠뜨려 단결투쟁의 길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그런데도 현대차 지부의 민투위 집행부는 이런 현장 초토화 작전에 맞서기는커녕 오히려 협조하고 있다.
자본의 구호 - 현대차를 도요타처럼!
현대차 자본은 ‘현자를 현중처럼’ 아니 ‘현대차를 도요타처럼’ 만들겠다는 거대한 탐욕을 품고, 아주 치밀하게 노동자 죽이기 작전을 펼쳐 왔다. 다음이 그 생생한 증거다.
“도요타를 벤치마킹하고 싶다. 현대차의 모든 정책 방향을 도요타로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현대차와 도요타의 가장 큰 차이는 노사관계다. 도요타는 50년 무분규 사업장이다. 이제 현대차도 임금동결을 선언할 때가 됐다. 그러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금보다 월등하게 빠른 속도로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 현대차는 노동유연성이 낮아 한 번 채용되면 58세 정년까지 해고가 어렵다. 현장 작업자들은 꾀병이나 게으름을 피우는 게 잦다.”(현대차 김동진 부회장, 2006년 1월 31일자 <이코노믹리뷰>)
현대차 자본은 작년 9월 임투 때 돈폭탄을 떨어뜨리며 ‘무분규’를 이끌어냈다. 노조를 길들여야 노동자들을 마음대로 짓밟을 수 있다고 계산했기 때문이다. 자본은 먼저 기초질서 지키기란 명목으로 현장통제를 강화했다. 1공장의 전투적 활동가들을 징계해고했다. 업체를 폐업시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속연수를 강탈했다. 이렇게 약한 고리부터 치고 들어왔다. 그런 다음 정규직 노동자 대다수를 상대로 더 강도 높은 공격을 퍼부었다.
비정규직은 짜르고, 정규직은 뺑뺑이
낮은 기본급과 시급제 상태에서 노동자들은 잔업, 특근을 하지 않으면 생계를 꾸려가기 어렵다. 자본은 이 점을 악용해 곳곳에서 합의서를 깨 노동자들의 관심이 잔업, 특근 ‘물량’에 쏠리게 만들었다. “한쪽엔 물량이 넘치고, 다른 한쪽엔 사람이 넘친다. 그렇다면 물량을 많은 쪽에서 적은 쪽으로 옮기면 되지 않겠는가?” 자본은 이렇게 주장하며, 노사 물량공동위를 통해 물량이동의 자유화(물량유연화)를 밀어붙였다.
그런데 물량 불균형을 조정하는 방법으로는 물량 이동만이 아니라 사람 이동(전환배치)도 있다. 자본가의 말에 따르면, “남는 인력을 물량이 많은 공장으로 옮기는 것”이다. 그런데 자본가 측에서 볼 때 물량이동보다 사람이동(전환배치)이 훨씬 더 간단하다. 더 나아가 전환배치는 노동자들의 단결력도 깰 수 있다. 그래서 자본은 전환배치 전면화에 침을 질질 흘려 왔다.
현대차 자본은 합의서 파기를 통한 생존권 파괴로 현장 분위기를 뒤숭숭하게 만든 다음 물량을 조정한다면서 물량이동과 함께 전환배치를 전격 밀어붙였다. 물량과 관계없이 투쟁을 통해 생존권을 쟁취하는 길 대신, 물량조정에 연연했던 현대차 지부 집행부는 물량이동과 함께 전환배치도 받아들였다. 더 나아가 200여 한시하청의 해고도, 한시하청의 신규 투입도 모두 묵인했다.
투쟁으로 무한탐욕에 브레이크를!
이것이 끝은 아니다. 전환배치에 맛들인 현대차 자본은 제2, 제3의 전환배치를 밀어붙일 것이다. 벌써부터 9월에 전환배치를 또 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현대차 자본은 이미 베이징 공장에서는 도요타를 모방해 전환배치를 마음대로 하고 있다. 전환배치로 노동자를 죽도록 쥐어짜 한 시간에 68대나 만든다.
현대차 자본은 주간연속2교대에 따른 생산량 감소는 도요타처럼 전환배치를 전면화해 해결하자고 입만 열면 지껄여 왔다. 가능하다면 도요타처럼 ‘전환배치 노조 동의권’조차 없애버리고 싶어한다. 그래서 노동자들을 말 잘 듣는 ‘인간 로봇’으로 만들어버리고 싶어한다.
자본은 현대차 공장을 ‘죽음의 도요타 공장’으로 바꾸고 싶어서 지금 미쳐 날뛰고 있다. 이렇게 미쳐 날뛰는 현대차 자본에 고삐를 단단히 매야 한다. 전환배치 전면화, 한시하청 대량해고, 외주화, 현장통제 강화에 맞선 투쟁을 조직하자! 생활임금 보장되고, 고용불안과 노동강도 강화 없는 8+8 주간연속2교대 공동쟁취를 위해 정규직, 비정규직, 부품사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을 시작하자! 자본과 정권의 공격, 지부 관료들의 동요와 타협에 대담하게 맞서면서 노동자투쟁을 일관되게 이끌어나갈 계급적 현장활동가들의 대오를 굳게 만들어내자!
최지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