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조 지도부 석방하고, 인간사냥 중단하라!
지난 5월 2일 저녁, 이주노조 토르너 위원장과 소부르 부위원장이 각각 이주노조 사무실 앞과 집에서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에 의해 강제 연행되었다. 출입국 단속반은 사무실 근처에 잠복해 있다가 이주노조 위원장이 사무실을 나서자마자 곧바로 강제 연행했다. 소부르 부위원장도 같은 날 저녁 집에서 강제 연행되었다. 이주노조 위원장과 부위원장에 대한 출입국관리소의 강제연행은 잠복을 통한 계획된 표적단속이었다. 심지어 단속반원 가운데 이주노동자투쟁에 연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던 얼굴이 포함되었던 것이 알려지면서 이주노동자운동에 대한 탄압이 얼마나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는지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주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단결하기 시작한 이후, 자본가정부가 비두 투쟁국장, 샤말 명동성당 농성단장, 안와르 이주노조 위원장, 까지만 위원장 등 수많은 지도부를 계속해서 연행하여 강제출국 시키고,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된 지 몇 달도 채 되기 전에 또다시 지도부를 강제 연행한 것은 이주노동자운동의 씨를 완전히 말리겠다는 간악한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자본가정부의 야만성을 숨기려는 시도
자본가정부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을 합법화시키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사업장이동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고용연장에 대한 전권을 자본가들에게 부여하는 한편, 이를 거부하는 이주노동자들을 폭력적으로 단속추방하면서 노예제도를 강화시킬 뿐이었다. 그로 인해 알려진 것만으로도 수십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자살로 내몰렸으며, 모든 이주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은 철저히 유린당해왔다. 결국 이러한 착취와 억압에 맞서 이주노동자들은 스스로의 권리를 방어하기 위해 노동조합으로 뭉쳐, 모든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전면합법화와 노동허가제 쟁취를 내걸고 투쟁하는 구심을 형성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에 대한 자본가정부의 대답은 지칠 줄 모르는 단속과 강제출국이라는 야만적 행위뿐이었다.
그러나 헛된 시도
지도부추방을 통해 이주노동운동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려는 자본가정부의 시도는 허망일 뿐이다. 상시적인 추방이라는 극도의 어려운 조건에서도 이주노조가 유지되어왔던 것은 자본가들의 착취와 억압의 강도만큼 이주노동자들의 분노가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주노동자운동이 대중운동으로 폭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그 자신을 포함하여 한국의 노동자운동이 자신감을 갖고 떨쳐 일어설 계기가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본가정부가 계속해서 이주노동자들을 억압하고 인간사냥과 단속을 계속하는 한 이에 맞서는 투쟁은 결코 사그러들지 않을 것이며, 당한만큼 되갚을 날이 분명히 오고야 말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즉각, 연행된 이주노조 지도부를 석방하고 노동허가제를 실시하라!!
정원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