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자본의 엔진변속기 외주화에 공동투쟁으로 맞서자!
현대차 자본은 울산공장 노동자들이 생산해 온 변속기와 엔진 제품을 마음대로 통제하는 것이 가능한 타 계열사로 분사화(외주화)하는 것을 추진해왔다.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의 물량을 계열사로 일방적으로 떼어주는 것은 이제 울산공장 변속기사업부, 엔진사업부, 이와 연동된 소재사업부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최근 울산공장 엔진사업부 노동자들이 모닝후속엔진(입실론후속엔진) 외주화 중단을 요구하는 투쟁을 시작했다.
자동변속기는 현대파워텍으로 분사화
2000년대 들어 자동변속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하자, 현대차자본은 계열사를 이용해 2001년에 ‘현대파워텍’을 설립하고, 물량을 독점적으로 밀어주었다. 현대파워텍은 설립되자마자 하루아침에 대부분의 현대기아차 제품을 생산하는 자동변속기 전문회사로 등극했다. 반면 물량이 줄어든 울산공장 변속기 노동자들은 각 부서별로 물량싸움에 내몰리고 있으며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엔진은 현대위아로 빼돌리기 시작!
자동변속기 분사화로 재미를 본 현대차 자본은 엔진 제품마저 손대기 시작했다. 2005년부터 현대위아로 분사화(계열사로 물량만 빼돌리기)를 추진했다. 물론 현대위아 또한 현대차자본 계열사로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39.46%, 39.3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07년에는 현대위아 중국공장을 통해 중국 물량을 독점하게 했다. 2008년부터는 경기도 평택에 현대위아 포승공장을 짓고 울산공장 엔진마저 서서히 빼돌리고 있다. 2011년부터는 모닝후속 차량용 신규엔진(입실론 후속 엔진)도 생산하게 된다. 다행히 엔진사업부 노동자들이 계열사로 신제품을 넘기는 것에 대해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현대차자본은 SUV차량(스포츠유틸리티차량)과 스포츠카에 6속(6단) 수동변속기가 장착되기 시작하자, 6속 수동변속기 프로젝트도 현대위아로 빼돌렸다. 그렇다면 울산공장 변속기2부에서 5속(중형) 수동변속기를 만드는 노동자들의 미래는 누가 보장할 것인가?
덩달아 소재사업부도 대림자동차 등으로
현대차 자본은 엔진 변속기 제작에 필요한 소재부품(블록,케이스,커버 등) 또한 계열사로 빠르게 분사화, 외주화하고 있다. 현대파워텍에서는 변속기 관련 소재부품은 물론이고 엔진관련 소재부품(엔진케이스)도 생산할 계획이다. 2006년 현대차 자본은 200억 원을 투자해 대림자동차에 경합금 공장을 짓게 하고, 엔진 관련한 실린더헤드 커버, 세미블럭 등 7개부품과 변속기 관련한 하우징과 커버 등 2개 부품을 생산하게 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현대위아의 외주업체로 키우고 있다. 반면 최근 현대차 울산공장과 전주공장 노동자들은 주철공장 폐쇄에 직면해 고용을 위협받고 있다.
계열사 노동자들은 엄청난 착취를… 현대차 노동자들은 고용위협을…
현대파워텍은 무노조 사업장으로 비정규직노동자 비율이 50%를 넘고 있다. 현대위아 경기도 평택 포승공장은 비정규직노동자들로 채워져 있다. 대림자동차 또한 엔진과 변속기 소재 부품들을 전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생산하고 있다. 무노조, 비정규직 공장에서 엄청난 노동강도를 앞세워 잔업과 특근이 꽉찬 초장시간 노동을 강요해 어마어마한 초과이윤을 뽑아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이제껏 이 분야에서 일해 왔던 울산공장 노동자들에게는 무엇이 닥쳐오고 있는가? 그것은 타 공장, 타 부서 정년퇴직자 자리나 비정규직 자리로 전환배치당하는 것이다. 이것은 명백한 고용위협이다. 만약 전환배치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 닥친다면 정리해고의 칼날마저 꺼내들고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것이다.
현대차, 현대위아, 현대파워텍, 대림자동차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으로 맞서자.
현대차 엔진, 변속기, 소재 사업부 노동자들은 고용을 위협받고 있다. 대림자동차는 경합금공장에 비정규직을 가득 채워놓고는, 정규직노동자들에게는 정리해고를 자행했다.
정규직노동자들이 투쟁을 거부하고 전환배치를 선택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뺏는다면, 노동자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등을 돌리는 사태를 맞을 것이다. 또한 분사화된 제품의 물량을 놓고 현대차 노동자들과 현대파워텍, 현대위아, 대림자동차 노동자들이 서로 물량싸움을 벌인다면 이 또한 노동자들의 분열로 이어질 것이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우선 더 이상의 물량 빼돌리기를 결사적인 투쟁으로 저지해야 한다. 다음으로 현대차자본이 구동부품 계열 3사인 현대파워텍, 현대위아, 다이모스의 연구소를 통합 운영하고 있는 것처럼, 노동자들도 하나로 뭉쳐 공동대응해야 한다. 현대자동차, 현대파워텍, 현대위아, 대림자동차에서 일하는 정규직 비정규직 모든 노동자들이 단결하여 공동투쟁을 벌이는 것이다. 특히 현대차, 현대위아, 대림자동차 등 금속노조로 조직된 노동자들이 앞장서 무노조 공장인 현대파워텍, 비정규직 공장인 현대위아 포승공장과 대림자동차 경합금공장에는 민주노조를 세워낼 필요가 있다. 완성차, 부품사의 모든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단결하고 공동투쟁하는 것은 이상적 의무가 아니라 모든 공장의 노동자들이 생존권을 사수할 수 있는 유일한 길로 다가오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활동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