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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에르바하와 독일 고전철학의 종말 학습을 위하여
이 책에서 엥겔스는 마르크스주의 철학의 발생 및 발전, 선행의 여러 철학과 마르크스주의 철학의 관계를 간결하고 평이하게 설명하고 변증법적 유물론과 사적 유물론의 기본명제를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엥겔스는 헤겔과 포이에르바하의 철학을 비판하고, 포이에르바하의 형이상학적 유물론<인간은 자연의 산물이라고 옳게 바라봤지만, 인간을 역사적, 사회적 조건을 떠나 추상적으로 파악했고, 자연을 ‘거울’처럼 수동적으로 반영하는 존재로만 봤을 뿐 자연과 사회를 “실천”을 통해 “바꾸어내는” 능동적 주체로 바라보지 못했음> 및 헤겔의 관념론적 변증법<만물은 전체적 연관을 맺고 내적 모순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발전한다는 위대한 ‘변증법’적 방법을 갖고 있었지만, 이런 운동을 “절대정신”이라는 관념 - 신의 변형태 - 의 자기 발전 운동이라고 파악함>과 변증법적 유물론과의 본질적 차이를 보여 준다.
제 2장에서 엥겔스는 철학자들을 유물론과 관념론의 양대 진영으로 갈라서게 한 철학의 근본문제, 즉 존재와 의식의 관계<“물질”이 먼저인가 “의식”이 먼저인가, “물질”은 “의식”과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가 아니면 “의식”의 산물일 뿐인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했다. 엥겔스는 또 철학의 근본문제의 두 번째 측면, 즉 세계를 인식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의 본질을 해명한다.<변증법적 유물론, 즉 마르크스주의 철학에서 ‘인식’이란 “인간의 의식과 독립하여 존재하는 외적, 객관적 세계의 반영”이다. “의식”이란 “두뇌라고 불리는 극히 복잡한 물질의 운동”(레닌)이므로, 인간의 “의식”은 객관적 세계의 운동을 능동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인식할 수 있다> 세계의 인식 가능성에 관한 문제에 대해 대다수 철학자가 긍정적으로 대답하는 한편<세계를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은 ‘존재와 의식이 통일’될 수 있다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이 통일을 마르크스처럼 유물론에 입각해서 인정할 수도 있고, 헤겔처럼 관념론에 입각해 인정할 수도 있다>, 세계를 인식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불가지론(不可知論)이 있다(흄, 칸트 등).
엥겔스는 인간의 사고․인식과 실천의 긴밀한 결합을 입증하고, 세계의 인식 불가능성을 주장하는 이러한 불가지론이 실천, 경험, 산업에 의해 타파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즉, 칸트에게 인식불가능했던 ‘물(物)자체’는 인간의 인식과 실천활동 과정에서 ‘우리를 위한 물(物)’이 되는 것이다.
유물론의 발전과 관념론 특히 헤겔 관념론의 비판에 큰 역할을 한 포이에르바하에 대해 엥겔스는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면서 그의 공적을 보여줌과 동시에(제2장, 3장) 그의 형이상학적, 직관적 유물론 및 관념론적 사회관의 한계를 명확히 지적하고 있다.
포이에르바하를 포함하여 마르크스 이전의 유물론자들은 유물론을 사회생활의 여러 현상에까지 확대시킬 수 없었다. 엥겔스는 그들에게 “커다란 역사적 연관을 올바르게 통찰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으며 그들에게 역사란 “기껏해야 실례와 예증의 덩어리로서만 유용한 것이었을 뿐이다”라고 쓰고 있다. 실제로 포이에르바하는 인간과 인간간의 제 관계를 도덕적 측면에서 일면적으로 파악했고, 또한 인류역사의 각 시대가 종교의 변천에 의해서 구별된다고 주장했다.
제 4장에서는 변증법적 유물론과 사적 유물론의 기본 명제가 정식화되고 있다. 엥그스의 이 저서는 변증법적 유물론 및 사적 유물론 연구에서 빠뜨릴 수 없는 고전이다.
<내용 요약>
머리말
1845년 맑스, 엥겔스가 유물사관을 정리한 이후 40년이 지난 오늘날 맑스의 세계관은 세계의 모든 발달된 언어권 내에서 신봉자들을 갖게 되었다. 다른 한편 독일의 고전철학은 외국(영국, 스칸디나비아)에서 부활하고 있다. 독일에서조차 절충주의에 사람들이 염증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 헤겔철학과의 관계(어떻게 헤겔에서 출발했고, 인연을 끊었는가?) @ 포이에르바하가 준 영향과 평가를 체계적으로 간략히 서술하고자 한다.
Ⅰ
“현실적인 모든 것은 이성적이며, 이성적인 모든 것은 현실적이다”(헤겔)
이 명제는 현존하는 모든 것에(현 체제에) 대한 철학적 축복으로 들린다. 때문에 19세게 독일철학(헤겔)은 프로이센 왕국의 옹호와 자유주의자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현실성이라는 속성은 필연적인 것에만 해당되며 헤겔 자신도 현존체제를 무조건 현실적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현실적인 것이 발전하여 비현실적인 것이 되고(자기필연성 상실), 새로운 현실성으로 교체되는’ 과정을 통해 “존재하는 모든 것은 멸망하여 마땅하다”는 명제로 바뀌었다.
헤겔철학의 진정한 의의와 혁명성은 인간의 사유 및 활동의 결과가 종국적 의의를 가지는 ‘절대적 진리’ 등의 견해를 영원히 청산한 ‘변증법’에 있다. 그러나 헤겔은 (철학세계는 어떤 절대적 진리로 완결되어야 한다는) 전통적 관습에 따라 체계를 세워야 했기에 ‘절대이념’을 도입했다. 이는 독단을 해체하는 그의 변증법적 방법과 모순된다. 즉 보수적 측면에 혁명적 측면이 질식당하고 만다. 역사적 실천에서도 당시 독일의 소부르조아 관계들에 적합한 유산계급의 제한되고 온화한 간접지배를 실현하는 데 부함된다(절대이념은 자기의 동시대인들에게 지나치게 높은 실천적, 정치적 요구를 제기해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어느 철학에서나 ‘체제’ 그 자체는 잠정적인 것이다(왜냐하면 일체의 모순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요구에서 발생하므로). 또한 일체의 모순 극복은 철학이 할 일이 아니라 오직 전 인류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절대적 진리를 내버려 두고(종래의 의미에서 철학은 종말을 고한다), 그 대신 실증과학으로 또 변증법적 사유로 그 성과를 총괄함으로써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상대적 진리를 추구하는 데로 매진한다(이 방법은 또한 헤겔에서 배운 것이다).
헤겔철학은 1830-1840년까지 독점적으로 풍미하였고 또한 갖가지 실천적 당파적 견해를 수용한 광대한 여지를 남겨 놓아 정치와 종교분야로부터 붕괴의 과정을 밟았다. 여기서 많은 청년헤겔학파의 학자들이 영국과 프랑스의 유물론에 경도되었다. 여기서 그들은 자기 학파의 체계와 충돌했다(유물론은 자연을 유일하게 현실적인 것, 헤겔체계는 자연을 절대이념의 외화로 보았다). 이때 포이에르바하가 기독교의 본질에서 단도직입적으로 유물론의 승리를 선포했다.(…자연은 다름 아닌 자연의 산물인 우리 인간이 성장한 기초이다…우리의 종교적 환상이 조작한 최고의 존재라는 것은 우리 자신의 본질의 환상적 반영…) 그러나 포이에르바하의 문학적 과장과 사랑에 대한 지나친 찬양이라는 두 가지 약점은 ‘진정한 사회주의’를 표방한 1844년의 잘못된 흐름(과학적 인식을 미사여구로 바꾸고 생산의 경제적 개조에 의한 프롤레타리아 해방 대신에 사랑에 의한 인류 구제를 제창)과 연결되었다(이에 대한 비판은 맑스, 엥겔스가 쓴 독일 이데올로기 등에 있다). 포이에르바하는 체계를 분쇄했을 뿐 아직 헤겔철학을 비판적으로 극복하지 못했다.
Ⅱ
철학 전체, 특히 근대철학에서 중요한 기본문제는 존재와 사유의 관계에 대한 문제이다. 이 문제는 종교와 마찬가지로 야만시대 인간의 제한되고 무지한 사고로 관념론에 묶여 있었다. 그러나 중세 이후 ‘신’이 깨지면서 이 문제는 보다 첨예해졌고 철학자들은 정신이 일차적이라는 ‘관념론’과 자연이 일차적이라는 ‘유물론’의 양대진영으로 나뉘었다.
그러나 존재에 대한 사유의 관계는 또 다른 측면을 가지고 있다. 이는 ‘사유와 존재의 동일성’의입장으로 사실은 자연의 객관적 실재를 부정하는 관념론적 전제가 포함된 것으로 헤겔 또한 이 입장에 있었고 이 밖에 세계의 인식 가능성을 부정하는 흄, 칸트 등이 있었다. 이러한 철학적 망상을 깬 것은 실천, 즉 실험과 산업이었고 관념론도 정신과 물질의 대립을 범신론적으로 조화시키려고 더욱 유물론으로 충만되어 갔으며 그러다가 헤겔에 와서 관념론적으로 거꾸로 선 유물론에 불과한 것으로까지 나타났다.
포이에르바하는 헤겔의 절대이념이 신앙의 환상적 유물론이라고 지적하고 우리의 의식과 사유는 물질적, 육체적 기관인 뇌수의 산물이라는 순수한 유물론의 입장에 선다. 그러나 포이에르바하는 ‘유물론’에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는데, 이는 ‘18세기의 기계적 유물론 = 유물론’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헤겔도 같은 의미의 유물론을 비판하였다).
그러나 18세기의 기계적 유물론은 1) 18세기 역학의 척도만을 적용한 기계적 유물론이었고 이는 당시 자연과학 발전의 한계를 반영했다. 2) 세계를 끊임없는 역사적 발전에 처해 있는 물질로 보지 못하고 운동은 항상 동일한 결과에 도달한다는 비변증법적 한계를 가졌다(헤겔 또한 자연은 이념의 단순한 외화로서 시간적으로 발전할 능력도 없고 다만 공간적으로 다양해진다고 생각했다). 3) 역사의 영역에서도 사물에 대한 역사적 견해가 결여되었다.
이같은 포이에르바하의 한계에는 두 가지 사정이 있었다. 1) 자연과학의 명확한 결실이 최근 15년 사이에 비로소 있었다. 2) 포이에르바하의 은거생활로 인해 유물론적 기초를 역사적, 철학적 과학 총체와 일치시켜 재건하지 못했다.
다만 슈타르케가 포이에르바하를 “포이에르바하는 관념론자다.그는 인류의 진보를 믿고 있다.” “진리와 정의에 대한 동경은…관념의 힘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할 때는 그는 포이에르바하를 부적절하게 관념론자라고 비판하고 있다.
왜 부적절한가? 그것은
@ 이상적 목적에의 지향이 아니며, @ 인간의 ‘관념의 힘’을 인정한다는 것, 즉 인간의 활동이 두뇌를 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역시 관념론이 아니며 @ 인류 진보에 대한 신념이 관념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슈타르케는 관념론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역시 유물론 또한 잘못 이해하고 있다).
Ⅲ
포이에르바하의 실질적인 관념론은 그의 종교철학과 윤리학에 곧 드러난다. 포이에르바하는 “인류의 각 시기는 종교의 변화에 의해서만 구별된다”고 했으며, 종교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감정에 기초한 마음의 관계…환상적 반영(즉 신)에 의해 매개되는 관계가 아니라 직접적이고 순수한 인간관계”를 참다운 새 종교로 본다. 그렇지만 종교의 변화에 의해서만 구별된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경제적 토대가 종교를 포함한 이데올로기 전체를 궁극적으로 규정한다. 따라서 인류의 각 시기를 ‘종교의 변화’로 구별하려는 것은 역사, 사회를 파악하는 데서 유물론적인 것이 아니라 관념론적인 것이다>
게다가 포이에르바하는 기독교만 탐구했을 뿐이다. 포이에르바하는 인간이 생활하고 있는 세계에 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으며, 도덕, 정치에 대해서는 종교철학에서 설파하는 추상적 인간 그대로이며<맑스는 “인간은 사회적 관계의 총체”라고 했다. 맑스는 인간을 “추상적”으로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파악한 것이다> 헤겔에 비해 놀랄만큼 빈약하다. 예를 들어 헤겔은 “악이란 제도에 대한 반역이며 역사발전의 지렛대이다”<헤겔은 관념적 한계가 있었지만 사회란 “내적 모순을 통해 운동”한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라고 한 반면 포이에르바하는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려면 다른 사람의 행복도 존중하자…아니면 그들이 우리의 지향을 반대, 방해할 것이므로”라는 식의 ‘이성적 자제’와 ‘타인에 대한 사랑’이라는 빈약한 논리를 제시했다. 포이에르바하는 행위의 자연적 결과, 사회적 결과를 무시하고 있으며 그 결과 그의 도덕은 의도에 관계없이 오늘날 자본주의사회에 알맞게 재단되어 있다.<현재 자본가계급이 “노사가 한가족처럼”, “민족이 한 형제처럼”이라는 말로 계급대립을 희석화하는 것을 생각해보라>
또한 포이에르바하는 인간들을 역사에서 행동하는 인간으로 보는 데 집요하게 반대했다. “추상적 인간의 숭배라는 포이에르바하의 새로운 종교의 핵심은 현실적 인간 및 그 역사적 발전에 관한 과학으로 교체되어야 한다”
Ⅳ
“세계는 기성의 완성된 사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과정의 총체이며<정지는 상대적인 반면, 운운동은 절대적이다>, 여기서는 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사물도, 두뇌에 의하여 구성된 사물의 사유적 모방인 개념도 다같이 부단히 변화하면서 혹은 발생하며 혹은 소멸한다는 것!” 이 위대한 기본사상은 헤겔 시대 이래 일반의 의식에 깊이 침투하여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논박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자연에서 진행되는 과정들의 상호연관에 대한 인식은 특히 다음과 같은 3가지 발견에 의해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1) 세포의 발견 2) 에너지 전화법칙의 발견 3) 다윈이 처음으로 전반적 연관 속에서 제시한 다음과 같은 증명들 - 즉 현재 우리 주의의 모든 생명체들은 처음에는 많지 않은 단세포 배아로부터 장구한 발전과정을 거쳐 발생한 것이며 이 배아는 또 화학적 작용으로 발생한 원형직 또는 단백질에서 형성된 것이라는 것.
이 세가지 위대한 발견과 그밖의 자연과학에서의 놀라운 진보 덕분에 자연의 개별적 영역 내에서 과정들간의 연관뿐만 아니라 이 개별적 영역들 상호간의 연관도 역시 전체적으로 밝힐 수 있게 되었다. 자연철학과 마찬가지로 역사철학, 법철학, 종교철학 등등도 사건들 속에서 밝혀야 할 현실적 연관을 철학자들이 머리 속에서 고안해낸 연관으로 대체하였다.<과학이 발전하면서 “머리 속에서 고안한 연관”을 다루는 “역사철학 등”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역사과학=사적 유물론 등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러나 사회발전의 역사는 한가지 점에서 자연 발전의 역사와 본질적으로 구별된다. 사회의 역사에서는 의식을 가지고 신중하게 또는 열정적으로 행동하는 인간들이 일정한 목적을 추구하면서 활동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근대역사에서는 모든 정치투쟁은 계급투쟁이며 또 자기의 해방을 위한 계급들의 모든 투쟁은 필연적으로 정치적 형태를 취함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경제적 해방을 위하여 진행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국가는 인간에 대한 최초의 이데올로기적 권력으로서 나타난다. 그러나 국가는 사회에 대하여 독립적인 권력으로 되는 즉시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낳는다. 보다 고차원적 이데올로기, 즉 물질적, 경제적 기초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이데올로기는 철학 및 종교의 형식을 취한다. 새로운 세계 종교인 기독교는 보편화된 동방신학, 특히 유태신학과 속류화된 그리이스 철학 특히 스토아 철학의 혼합물로서 이미 조용하게 발생하고 있었다. 따라서 종교라는 것이 일단 발생하면 그것은 전세대에서 물려받은 일정한 관념의 소재를 언제나 보존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적인 관념의 영역들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이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들의 계급적 관계, 즉 경제적 관계에 의하여 규정된다.<경제가 궁극적으로 종교를 포함한 상부구조 일체를 규정한다는 것. 물론 상부구조는 일정한 자율성을 갖고 토대에 반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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