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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해설 1
제1권 자본의 생산과정
서문. ≪자본론≫은 어떤 책인가? _ 6
제1편 상품과 화폐 _ 11
상품의 두 요인 : 사용가치와 가치 _ 12
상품에 나타난 노동의 이중성 _ 16
가치형태 _ 17
상품의 물신적 성격. 물신숭배 _ 22
제2편 화폐의 자본으로의 전화 _ 25
자본의 일반적 정식 _ 25
일반적 정식의 모순 _ 27
노동력의 구매와 판매 _ 29
제3편 자본의 생산과정 : 잉여가치의 생산과 착취 _ 32
(1) 절대적 잉여가치의 생산 _ 32
노동과정 _ 32
가치증식과정 : 착취과정 _ 36
불변자본과 가변자본 _ 38
잉여가치율 : 착취율 _ 40
노동일 _ 41
(2) 상대적 잉여가치의 생산 _ 42
상대적 잉여가치의 개념 _ 42
협업 _ 44
분업과 매뉴팩처 _ 46
기계와 대공업 _ 49
기계제대공업이 노동자에게 미치는 직접적 영향 _ 50
공장 _ 53
노동자와 기계의 투쟁 _ 55
기계제대공업의 결과 _ 57
(3) 자본의 생산과정. 요약 _ 63
제4편 임금
임금제도의 본질 _ 6
시간급임금과 성과급임금 _ 15
제5편 자본의 축적과정
(1) 단순재생산 _ 19
단순재생산 : 자본관계의 재생산 _ 19
(2) 잉여가치의 자본으로의 전화 : 자본의 축적 _ 22
자본의 축적 - 확대재생산 _ 22
(3) 자본주의적 축적의 일반법칙 _ 26
자본의 축적은 노동자계급의 증대다 _ 26
자본의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 _ 27
자본의 집적과 집중 _ 30
산업예비군. 자본주의적 축적의 일반법칙 _ 34
(4) 이른바 본원적 축적 _ 39
(5) 자본주의적 축적의 역사적 경향 _ 43
서문. ≪자본론≫은 어떤 책인가?
≪자본론≫은 대륙에서는 흔히 “노동자계급의 성서”로 불린다. 이 저작에서 도달한 결론이 독일이나 스위스뿐만 아니라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미국 같은 곳에서도, 그리고 이탈리아나 스페인에서조차도 날을 거듭할수록 더욱더 위대한 노동자계급운동의 기본원칙이 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어디서나 노동자계급은 점점 이들 결론이 자신의 상태와 열망의 가장 적절한 표현이라고 인식한다는 것, 이러한 사실은 이 운동에 정통한 사람이라면 아무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평생 동안 맑스의 전우이자 동료였으며, 동시에 둘도 없는 친구였던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이와 같이 ≪자본론≫의 의의를 적절하게 묘사했다. “이 저작에서 도달한 결론”, 그것도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없는 유일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현대자본주의의 발전은 그 발전과정 자체로부터 노동해방의 물질적 토대를 창출하고 성숙시키고 있으며, 노동자계급의 해방을 위한 투쟁을 더욱 긴요한 역사적 과제로 제기하고 있다. 물론 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자신에 의해 쟁취되어야 한다.
맑스 이전에도 노동해방사회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공상적 사회주의자”라고 불렸다. 그런데 그들은 노동자계급을 바라보며 단지 이 사회에서 노동자에게 가해지는 “고통”만을 보았을 뿐이다. 그들은 노동자계급이 자본가사회를 변혁하고 새로운 사회를 건설할 수 있는 능력을 자기 내부에 잠재적으로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따라서 공상적 사회주의자들은 노동자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계급투쟁의 힘에 호소하는 대신 자본가의 자선이나 은혜에 호소하거나, 또는 현재의 사회질서와 동떨어진 이상적인 공동체마을을 계획하거나, 하나의 공장을 선량한(?) 자본가와 노동자가 함께 관리함으로써 사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여겼다.
물론 그러한 시도는 필연적으로 파산할 수밖에 없었다. 공상적 사회주의자들의 주장에는 치명적 결함이 있었다. 이들은 노동자의 고통과 투쟁의 원인이자 토대인 자본주의의 경제적 운동법칙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공상적 사회주의의 뛰어난 대표자들은 자본주의가 빚어내는 착취와 억압 그리고 온갖 사회적 병폐를 날카롭게 폭로하고 비난하는데 성공했지만, 자신의 작업을 자본가사회의 물질적 객관적 운동법칙에 대한 철저한 분석으로까지 발전시키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주의의 발전이 한편으로는 절대 다수의 노동자들을 고통스런 착취의 수레바퀴 아래로 내던지면서도 동시에 사회를 건설할 혁명적 계급으로 성장시킨다는 사실을 그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공상적 사회주의자들은 질병의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단지 자본가사회의 표면에 드러난 “종기”들만을 발견하고 경악하며 혐오감을 나타냈을 뿐이었다.
그러나 맑스는 이들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출발했다. 무엇보다 실천적 유물론자였던 맑스는 현실의 도처에서 볼 수 있는 자본주의적 착취와 노동자의 고통, 자본주의가 낳는 재앙 그리고 이에 맞선 노동자의 투쟁이 근거하고 있는 현실적 토대에 주목했다. 또한 당시에 이미 등장하고 있던 노동자의 혁명적 열망을 과학적으로 체계화하기 위해 노동해방의 물질적 기초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가 채택하고 있는 유물론적 변증법적 관점에 의하면 새로운 사회질서는 어디까지나 낡은 사회가 물려준 물질적 재료를 바탕으로 해서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사회질서는 기존 사회가 갖는 객관적 역사적 운동의 필연적 결과로서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맑스는 공상적 사회주의자들과는 달리 자본가의 자선이나 동정의식에 결코 의존하지 않았다. 또한 노동자계급 해방의 현실적 토대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평가하지 않은 채 단지 이상적 사회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낸 뒤 그것을 갖고 모든 사람들을 설득하려는 태도를 거부했다. 그는 자기발전과정을 통해 노동해방의 역사적 조건을 창출해가는 자본주의의 경제적 운동법칙에 대한 철저한 분석에 몰두했다. ≪자본론≫은 다름 아니라 자본주의의 경제적 운동법칙에 대한 연구의 결과다. 여기서 맑스는 자본가사회의 객관적 역사적 운동법칙을 서로 분리될 수 없는 두 가지 측면에서 밝혀냈다.
(1) 현대사회에서 자본의 발전이 의미하는 바로서, 자본운동을 통해 자본가는 자신의 부를 늘려갈 뿐만 아니라 자신을 타도할 혁명적 계급을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본가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자본운동이 필연적으로 낳는 결과다. 자본가가 이윤획득이라는 목적을 위해 행하는 모든 일들은 그 자체가 노동해방사회를 가능케 하는 물질적 조건인 사회적 생산력의 고도한 발전으로 귀결된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맑스가 당시의 사회적 조건들을 분석한 이후 자본주의는 더욱 발전하여 노동해방의 물질적 조건을 더한층 성숙시키고 있다. 노동해방은 더이상 머리 속에서만 관념적으로 추구되는 이상적 목표가 아니라, 현실의 과학적 목표가 되었다. 한마디로 맑스 이후 노동해방은 “공상에서 과학으로” 발전한 것이다.
(2) 첫째 측면과 분리될 수 없는 둘째 측면으로서, 자본주의의 객관적 발전이 현대사회의 두 주요계급인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의 계급투쟁을 더욱 첨예하게 발전시키며, 또한 그 계급투쟁을 통해 자본가사회가 전진한다는 것이다. 우선 맑스주의자는 자본주의에서 생산력의 발전에 대해 결코 단지 기계 성능의 발전과 이에 따른 생산성 발전이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이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해두도록 하자. 맑스주의자에게 최고의 생산력은 곧 노동자계급 자신이다. 노동자계급의 기술적 숙련과 노동과정에서의 집단적 결합 그리고 계급의식의 발전과 공동투쟁은 노동해방의 실현에서 본질적 중요성을 갖는 것으로 간주된다. 또한 생산력을 구성하는 여타의 부분으로서 생산수단의 규모 증대와 과학기술의 응용 등은 현실에서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 사이의 계급투쟁에 의해 촉진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게 된다. 자본주의의 발전과정은 노동해방사회의 실현을 가능케 하는 객관적 조건으로서 생산수단의 발전과 더불어, 자본가질서에 저항하고 혁명을 일으킬 노동해방의 담당자계급을 형성한다. 자본주의가 발전하면 할수록 적대적인 계급투쟁은 더욱 첨예해진다. 이 계급투쟁의 발전이 다시 자본주의를 더욱 고도한 단계로 밀어올림으로써 노동해방의 물질적 조건을 더한층 성숙시킨다.
그러므로 노동자계급은 자본가계급과의 화해나 그들의 자선에 의존해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오직 그들이 발딛고 있으며 또한 이 사회가 발전하면 할수록 더욱 불가피하게 격화되는 적대적 대립관계에 입각한 목적의식적 계급투쟁에 의존함으로써 노동자계급의 자기해방이라는 위대한 목표를 쟁취할 수 있다. 그리고 노동해방을 목표로 투쟁하는 선진노동자들은 자본주의가 창출한 물질적 조건을 활용함으로써 노동해방사회 건설이라는 계급적 열망을 실현할 수 있다. 한마디로 노동자계급은 자본가사회가 나날이 성숙시키는 객관적 토대에 근거하여, 자신의 계급적 힘에 의존하며 자본가계급과의 철저한 투쟁을 통해 전진할 때에만 노동해방을 쟁취할 수 있다. 이것이 곧 ≪자본론≫의 실천적 결론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론≫은 “노동자계급의 성서”일 뿐만 아니라, 노동자계급의 칼과 방패다.
즉 이 저작은 노동자계급의 근본적 해방이 가능하다는 과학적 근거를 밝히는 저작이며, 노동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의 계급투쟁이 일관되고 가장 곧게 전진하는데 필수적인 조건을 밝힌 저작이다. 이 책에서는 자본가사회에서 노동자와 자본가 간의 계급투쟁이 왜 불가피한지, 노동자가 이 투쟁에서 승리하고 해방되기 위해서는 어떤 무기를 움켜쥐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근본적으로 해명되고 있다. 따라서 맑스의 ≪자본론≫은 다른 누구보다도 투쟁하는 선진노동자들에게 읽혀져야 한다. 그리고 노동해방을 위한 전투교본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엥겔스가 지적했던 것처럼, 이 세상에 자본가와 노동자가 존재하는 한 선진노동자들에게 이 책만큼 중요한 책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자본론≫은 노동자들 사이에 충분히 광범하게 전파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그 내용의 방대함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현학적인 지식인 공론가들에 의해 ≪자본론≫의 실천적 의미가 심하게 왜곡되고, ≪자본론≫에 관한 논의가 그들의 입맛에나 맞을 만한 난해한 해석들로 뒤덮여버린 것에도 이유가 있다. 그 결과 ≪자본론≫은 노동자가 감히 범접하지 못할 고도의 학술저작인 것처럼 잘못 알려지고, 현대계급투쟁에서 ≪자본론≫이 갖는 실천적 의의는 퇴색해버렸다. 이와 더불어 선진노동자들이 감옥에 들어가 다행히(?) 학습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지 않는 한, 하루하루 장시간의 고된 노동에 얽매여 있는 대부분의 노동자의 처지에서 ≪자본론≫ 전체를 독파하고 충실하게 토론할 수 있는 여지가 협소한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자본론≫이 갖는 중요성에 비추어볼 때, ≪자본론≫의 핵심적 본질적 내용은 어떤 형태로든 투쟁하는 노동자의 손에 쥐어져야 한다. 이에 따라 ≪자본론≫이 담고 있는 혁명적 내용을 노동자가 자기 것으로 소화하며, 학습하고 토론하는데 지침이 될 수 있는 적절한 해설서가 필요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또한 실천상의 여러 긴박한 임무들 때문에, 또는 ≪자본론≫의 방대한 양과 몇몇 부분에서는 이해하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내용 때문에 ≪자본론≫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선진노동자들에게 그 자체로 ≪자본론≫의 핵심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적절한 분량의 글이 필요했다. 그것은 선진노동자들이 ≪자본론≫을 직접 읽어나가기 위한 입문서이기도 해야 했다. 이와 더불어 과거의 사례가 아니라 오늘날 한국노동자들의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고 있는 사례를 채택하고, 현대자본주의에 ≪자본론≫의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한국 선진노동자들의 투쟁을 노동해방투쟁의 방향으로 전진시키기 위해 필요하다고 여겨졌다.
이 소책자는 그와 같은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다. 첫번째로, 이 글은 투쟁하는 노동자를 위한 것임을 밝힌다. 많은 시간 노동에 종사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하여 짧은 분량에 ≪자본론≫의 핵심내용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두번째로, 지식인 공론가들에 의해 퇴색해버린 ≪자본론≫의 혁명적 실천적 의의를 뚜렷하게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다. ≪자본론≫의 실천적 의미는 단지 자본가사회의 경제적 운동법칙을 이해하는데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이 운동법칙의 필연적 결과로서 노동자계급의 해방이라는 목표가 어떻게 과학적 근거를 갖게 되는지 입증하는데 있다. 따라서 이 글에는 관념적 혁명성을 즐기는 지식인 논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내용은 들어있지 않다. 이 글은 전적으로 노동자계급의 해방을 위해 정열적으로 투쟁하고자 하는 노동자투사들이 맑스의 ≪자본론≫에 담긴 노동해방사상을 이해하고, 더욱 확고하게 투쟁전선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 소책자가 맑스의 글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맑스의 글을 직접 읽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우리는 노동자의 현실적 조건이 강요하는 불가피한 중간계단으로서 적은 분량의 해설서를 준비했을 뿐이다. 이 해설서를 통해 일단 ≪자본론≫의 핵심내용을 파악한 후에는 직접 ≪자본론≫을 읽기 바란다. 난해한 공식들로 가득 차 있을 것이라는 고정관념만 제거할 수 있다면, 뜻밖에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 후에는 다음과 같은 맑스의 충고를 따라가면 된다. “과학에는 왕도가 없으며, 가파른 길을 올라가는 수고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만이 빛나는 정상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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