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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노해연-1호] 대표인사말 - 단결과 연대, 노동자의 미래를 위하여
 정책위  | 2008·05·16 12:12 | HIT : 2,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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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인사말] 단결과 연대, 노동자의 미래를 위하여!

    12년전 구로공단!
      미래연대(준)의 시작을 앞두고 노동조합과 단체를 방문하던 때입니다. 구로공단을 거닐던 나는 문득 12년 전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진지하고 긴장된 심정으로 취업을 위해 사업장을 찾아다니던 내 모습이 그림처럼 다가왔습니다. 일주일 동안 공단을 돌아 어렵지 않게 2공단에 위치한 신발생산공장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기본급 34만원을 받으며 신발 안창을 찍어내기 위해 하루에도 수천 번씩 프레스의 발판을 밟는 단순노동이었습니다. 뿌연 먼지로 가득찬 지하 작업장에서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며 몸은 파김치가 되었지만, 나는 노동자와 더불어 노동하며 노동자로 살아가는 모든 나날이 너무도 행복했습니다. 신발 겉모양을 만드는 가죽은 기능공인 동료들이 재단했습니다. 나는 능숙하게 프레스를 돌리며 가죽을 재단하는 동료들의 모습이 정말 부러웠고, 나도 당당하게 가죽재단사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죽을 힘을 다해 일했던 기억이 납니다. 틈만 있으면, 관리자들의 눈을 피해 동료들에게 가죽을 재단하는 법을 조금씩 익혀갈 무렵, 나는 가죽재단사의 소망을 이루지 못한 채 목이 잘렸습니다.
      나는 대부분의 공단노동자들처럼 가리봉동에 빽빽하게 들어차있던 닭장집에 월세를 얻어 살았습니다. 방바닥에 드러누워 바라보는 천정은 조금 큰 성냥갑을 연상케 했습니다. 나는 성냥갑 천정을 바라보며 내일의 노동을 생각했고, 가리봉시장에서 들려오는 장사꾼들의 외침을 들으며 깊이 잠들곤 했습니다. 공단거리는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하는 수많은 남여 노동자들의 행렬로 북새통을 이루었습니다. 내가 노동자들의 행렬에 함께 있다는 사실이 항상 내 가슴을 뜨거운 불덩이로 가득 차게 했습니다.
      봄, 가을이 오면 공단은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전노협 산하 사업장 노동조합들이 해마다 임단협투쟁과 노동악법 철폐투쟁을 전개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노동자들은 자신의 힘을 아주 강하게 조직하는 수단으로 나우정밀, 중원전자, KDK전자, 태광하이텍, 슈어프로덕츠, 천지산업, 오리온전자 등을 중심으로 “3사 공공투쟁위원회”, “7사 공동투쟁위원회”로 모여 연대했습니다. 연대한 노동자들은 그것도 부족한지 공단을 순회하면서 더 많은 노동자들을 투쟁대오로 불러 모았습니다. 공단순회를 끝낸 노동자들의 투쟁대오는 공단고가도로를 향해 전진하고, 이를 저지하려는 전투경찰과 투석전이 전개되었습니다. 잠시후 노동자 대오는 전투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고가도로를 넘어 가리봉오거리까지 행진하여 공단서점 앞에서 정리집회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정리집회를 마친 노동자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북적대는 가리봉시장 곱창골목에 모여 그날의 투쟁을 평가하고, 다음의 투쟁을 준비하는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이와 같은 노동자들의 모습은 나에게 노동자들의 진정한 힘이 어디에 있는가를 느끼고 배우게 하는 소중한 학교와 같았습니다.
      내가 다니던 공장은 한국노총 사업장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노협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는 퇴근 후에 뜻있는 동료들과 함께 투쟁대열에 섞여 가리봉오거리에 있는 공단서점 앞까지 행진하면서 어용노조 민주화에 대한 고민을 실천할 방법을 찾아갔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어용노조 민주화의 소망을 이루지 못한 채, 이듬 해 임금인상투쟁이 시작되는 시점에 해고되고 말았습니다. 세월이 흐른 지금, 노동관련 서적을 팔던 공단서점은 호프집으로 바뀌었고, 가리봉시장은 완전히 쇠락해 버렸으며, 구로공단은 왕왕대던 기계소리와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외침은 간데없고 죽은 듯 고요하기만 합니다. 몇몇 노동조합들만이 고군분투하며 자랑스러운 투쟁의 전통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정규직, 중소영세사업장, 여성노동자들이 변함없이 전노협 선배들의 투쟁의 발자국을 따르고 있습니다.

    “품앗이 관계”가 아닌 “동지적 관계”로!
      우리가 방문한 몇몇 노동조합의 위원장님과 단체실무자들은 예전같지 않게 많은 변화를 겪고 사양길을 걷고 있는 구로공단에 단체를 만드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였습니다. 심지어는 “단체보다는 현장에 들어가 사기를 잃은 현장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유하는 위원장님도 있었습니다. 92년 이후 많은 노동조합들은 노동운동단체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기 시작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현상은 한편으로, 노동조합이 내부사업에 필요한 경험과 활동력을 이미 갖추고 있어 단체의 역할이 대단히 협소해졌다는 것과, 다른 한편으로 그동안 노동운동단체들이 보여주었던 활동 즉 정치, 정책과 사업, 그리고 노동조합과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의식을 표현하는 것이라 판단됩니다.
      저는 개소식을 앞두고 여러 생각을 하였습니다. 노동운동단체에 대한 노동조합의 문제의식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저는 노동조합과 노동운동단체 사이의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이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도달하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두 운동 사이의 관계가 “품앗이 관계”가 아닌 “동지적 관계”로 굳게 맺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노동조합은 단체를 필요할 때만 활용하는 관계를 넘어 단체가 수행해야할 역할에 게으를 때, 그리고 단체의 길이 노동자의 대의를 위한 길이 아닐 때 과감하게 공개적으로 비판하여 바로 세우는 동지적 애정을 발휘해야 합니다. 단체 또한 필요할 때만 찾아가 도움을 요구하거나, 무리없는 관계를 맺어 노동조합을 단체의 활동력과 세력을 과시하는 모습을 극복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동지적 자세로 노동조합이 민주노조운동의 발전과 모든 노동자의 미래를 위해 단위사업장 문제에 갇혀 있는 협소한 시야를 벗고 투쟁과 연대, 그리고 노동해방의 대의를 위해 전진할 수 있도록 함께 하는 기풍을 세워야 합니다.  

    미래를여는노동자연대 준비모임
      노동형제 여러분! 미래연대(준)은 투쟁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투쟁 속에서 피어오른 노동자들의 동지애와 단결, 그리고 연대투쟁의 불꽃은 우리를 모이게 하는 힘의 원천이었습니다. 미래연대(준)의 씨앗은 2000년 여름에서 2001년 봄까지 265일간 완강하게 전개되었던 이랜드노동조합 파업투쟁 과정에서 뿌려졌습니다. 파업이 한걸음씩 전진하는 과정에서 우리 노동자들의 투쟁이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며, 어떤 방식으로 싸워야 하는가를 둘러싸고 실천적인 의견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우리들 자신조차 투쟁의 다음 발걸음이 무엇인가에 대해 명쾌한 입장을 갖지 못한 채, 혼란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곧 극복되어 갔습니다. 왜냐하면, 이랜드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이라는 훌륭한 교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뿌려지기 시작한 미래연대(준)의 씨앗은 또다른 수많은 파업사업장 동지들의 투쟁이 있었기에 죽지 않고 잘 자라날 수 있었습니다. 2000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롯데호텔, 갑을, 마마, 삼창 동지들의 투쟁과 2001년 효성, 태광, 민주버스 노동자들의 투쟁, 그리고 현시기 투쟁대열의 중심에 서 있는 한국통신 계약직, 방송사 비정규직, 린나이코리아 비정규직, 서사노, 삼성해복투, 평등노조, 인사이트코리아 비정규직, 캐리어 사내하청, 시그네틱스, 일진, 대송텍, 동아공업, 거도산업 등등 실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업장 동지들의 치열한 투쟁은 우리로 하여금 노동운동의 희망찬 미래를 꿈꾸게 만들었습니다. 운동의 새로운 도전을 주었던 것입니다. 과감하고 비타협적이며, 노동자의 대의를 생명처럼 사수했던 이 투쟁들은 우리를 바르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지역과 업종의 차이를 뛰어넘는 단결과 연대, 그리고 비타협적 투쟁과 노동자민주주의의 정신이 곧 이들 투쟁의 정신이었습니다.
      이 투쟁들은 우리 운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노동자 투쟁의 원칙은 결코 공문구로 머물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노동자의 대의와 원칙은 현실에서 실현될 수 있고, 실현되어야만 한다는 점이 분명해졌습니다. 따라서 노동자의 단결과 연대, 그리고 비타협적 투쟁과 노동자민주주의의 정신은 곧 미래연대(준)의 깃발이 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민주노조운동 내에서 이런 원칙들과 노동자의 대의는 공문구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비관의 목소리가 넘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노동자 투쟁의 대열 속에서 솟아오르고 있는 최근의 불꽃들은 우리에게 희망의 근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근래의 비정규직 및 중소영세사업장 투쟁들은 우리 노동운동의 미래를 개척해나가기 위한 모범으로 결코 손색이 없습니다. 우리는 이 모범들이 한 사업장만의 성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싸움에 뛰어든 모든 노동자들에게 발전의 자양분이 되고 힘의 원천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미래연대(준)은 무원칙한 타협과 굴종의 정신이 아니라, 비타협적인 선진노동자 투사의 정신이 우리 노동운동을 이끌어가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철저한 노동자민주주의를 통해 노동자들이 스스로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실천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단지 자기 사업장, 자기 노조의 이해만이 아니라 모든 노동형제들의 공동의 이해를 바라보고 곧고 바르게 전진할 수 있게 이것을 각각의 투쟁 속에서 쟁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밑거름이 되고자 합니다.
      우리 노동자 동지들은 투쟁의 현장에서 이미 “세상을 바꾸자!”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지노협, 전노협 투쟁 속에서 울려퍼졌던 노동자들의 자기해방의 열망이 수년 동안 물밑에 가라앉아 있다가, 지금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대오 속에서 또다시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노동자들의 범상치 않은 열기에 한껏 고무받고 있습니다.
      우리, 미래연대(준)은 투쟁의 대열에 뛰어든 모든 노동자들이 이 고귀한 운동을 성공적으로 발전시키고 승리를 쟁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투쟁의 최선봉에 서있는 동지들이 서로 굳게 결속하고 응집된 힘을 발휘하도록 돕는 데 모든 노력을 투여할 것입니다.
      미래연대(준)은 노동자들이야말로 이 사회의 진정한 주인이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단결한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나온다는 진리를 굳게 믿고 있습니다. 미래연대(준)은 지금은 드넓은 바다의 조각배처럼 지극히 미미한 존재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이 작은 발걸음들과 낮은 목소리들을 하나씩 모아나가며 우리 모두의 미래를 준비할 것입니다. 투쟁은 미래를 여는 노동자들의 등불입니다!
      미래연대(준)은 노동자투쟁에 함께 한 경험이 많지 않고, 단체사업을 해 본 경험이 일천합니다. 따라서 저희들은 동지 여러분들의 투쟁에 함께 하면서 하나씩 하나씩 배우는 자세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지들의 애정어린 비판을 먹으며 활동적이고 투쟁적이며 믿음직한 노동운동단체로 발전해 가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동지들의 사심없는 비판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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