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대공황과 계급투쟁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세계자본주의체제의 금융위기로 확산된 이후, 재빠르게 반응한 것은 지배계급이다. 그들은 자본주의 체제의 경제공황의 징후와 불안감을 ‘본능’적으로 느끼면서 언론과 라디오 연설을 통해, “장롱 속 달러 모으기”, “기업을 살려야 한다”면서 선전선동하고 있다. 미국에서 출발한 금융위기 상황이, 몇 년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경제공황을 향해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재앙, 공황과 노동자
공황, 그것은 자본주의 재앙이다. 공황이 발생하면 대대적인 실업자 증가, 기업의 부도, 노동자간 경쟁 격화, 노동강도 강화, 임금인하, 노동시간 연장과 같은 착취의 강화가 잇따른다. 노동자 대중의 삶 자체가 파괴된다. 공황국면은 자본가와 노동자의 적대적인 투쟁이 벌어지는 시기이며, ‘자본주의적 방식’으로 공황을 극복하기 위한(시장, 이윤확보를 위한), 자본가의 필사적인 노력이 뒤따른다. 대중운동과 사회주의 진영 또한 “사회 전체를 혁명적으로 개조”하는 데 성공하지 못한다면, 다른 길은 “투쟁하는 계급들의 공동 몰락”뿐이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역사적으로 가장 심각하고 파괴적인 1929~1933년의 공황시기 노동자 투쟁 사례는 노동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다.
1930년대 대공황 : 자본주의가 스스로 생산력을 파괴하다
1929년 가을, 미국에서 사상 유례없는 규모의 증권거래소 공황이 일어났다. 250억 달러의 증권이 하룻밤에 폭락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미국에서만 5,761개의 은행이 파산했다. 이어 곧 금융 ․ 신용의 붕괴는 다른 나라로 순식간에 번지면서 1933년까지 대공황으로 발전한다. 대공황은 자본주의 세계의 모든 나라들을 휩쓸며, 자본주의 경제의 모든 측면(공업, 농업, 신용, 금융제도 등)을 뒤흔들었다. 대다수 자본주의 국가에서 노동자의 임금은 50% 감소했으며, 광공업의 생산액은 38% 축소되었다. 농업의 생산액은 33% 저하되고, 수천 개의 은행이 파산했다. 실업자는 미국에서 1,600만 명, 독일 550만 명, 영국 300만 명, 일본 280만 명, 프랑스 230만 명, 헝가리 80만 명이 발생했다. 전 세계에 실업자는 5천만 명이생겨났다. 미국에서 100만 호의 농장이 부채 때문에 강제로 경매되었다.
자본주의의 거대한 생산시설은 가동을 멈추었고, 공장은 기계들의 무덤이 되었다. 자본주의는 생산물 재고를 줄여 이윤저하를 막기 위해, 막대한 양의 상품을 스스로 폐기시켰다. 자본주의가 스스로 생산력을 파괴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 것이다. 결국 대공황은 판매 시장을 둘러싼 제국주의 국가들 간의 투쟁을 더욱 격화시키면서, 2차 세계대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노동계급의 파업과 실업자 계급투쟁 격화
1930년대 대공황시 주요 계급투쟁 일지
1930년 10월 독일 베를린 13만 명의 금속노동자 파업
1930년 9월 헝가리 10만 명의 노동자 시위
1930년 인도 반제국주의 봉기, 혁명적 자치기관 설립 시도.
1930년 인도차이나 반제국주의 반란
1930년 미국, 독일, 폴란드, 영국, 프랑스 등 국제 실업 반대 투쟁 동시 개최
1930년 미국 125만 명 실업자대회 후 전국실업자위원회 조직.
1931년 미국 ‘아사(餓死)반대’ 슬로건 아래 광산노동자 파업
1931년 스페인 노동자 총파업과 군주제 타도 봉기.
1931년 칠레 노동자 봉기를 통한 소비에트 권력 수립 시도
1932년 미국 노스캐럴라이나 의류노동자 15만 명 파업.
<재향군인 노동자연맹> 2만5천명 전쟁 상여금 워싱턴 행진투쟁
미니애폴리스 대중파업
1932년 폴란드 광산노동자 총파업과 농민의 무장봉기
1932년 체코슬로바키아 광산노동자 총파업
1932년 독일 1,100건의 노동자 파업
1933년 루마니아 철도노동자 파업 투쟁
1934년 스페인 2만 명의 스페인 광부 봉기
1934년 미국 항만노동자 20여만 명 총파업
자본가는 대공황 시기의 모든 부담을 노동자에게 전가시켰다. 노동자에 대한 임금인하, 대량 해고, 사회보장비 삭감 등이다. 1929~1932년 사이 주요 15개국에서 약 19,000건의 파업이 발생했으며, 850만 명이 참가했다. 여기에 자본의 재구조화에 따른 농민, 자영업자의 필연적인 몰락은 광범위한 실업자군을 형성시켰다. 이들은 자발적인 실업자 조직을 건설하고 노동자와 함께 투쟁에 참가했다. 이렇듯 대공황 시기의 특징은 파업투쟁의 고양과 실업자 투쟁의 격화로 특징 지워진다. 경제 공황의 심화와 계급투쟁의 확대는 자본주의 지배체제의 견고함을 무너뜨렸고, 노동자권력을 향한 대중의 열망과 시도가 꿈틀거리게 했다. 여기에 사회주의 혁명세력이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공황, 자본주의 탈출구는?
그러나 자본주의는 자신의 체제 자체를 위협하는 초유의 대공황에 대한 탈출구를, 미국의 뉴딜정책과 독일 파시즘에서 찾았다. 미국의 민중 특히 1,600만에 달하는 노동자 조합원은 루즈벨트 대통령의 정책을 확고히 지지했으며, 독일의 히틀러는 인종 차별과 국수주의 선동으로 대중을 열광시켰다. 이 역설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사회주의자들은 다가오는 경제공황에 이 역설을 다시 새겨야 하지 않을까? 분명 자본주의 경제 붕괴는 혁명을 향한 가장 강력한 동기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파업만이 무기가 아니라, 사회주의(공산주의) 이념 또한 이제 대중적인 ‘무기’로 전화시켜야 되지 않을까?
남궁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