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자들은 그저 자본가들의 이윤보따리를 지켜내기 위한 희생양일 뿐인가? (사진=현자지부 전주공장위원회 소식지)]
현대차 전주공장 사망사고가 던진 질문
자본주의 위기는 우리 노동자들에게 묻는다. “작업중지권을 지켜내 노동자를 살릴 것인가? 작업중지권을 내주고 자본가를 살릴 것인가?”
하청노동자, 지게차에 깔려 사망
지난 6월 14일 오전 10시경 현대차 전주(소재)공장에서 사내하청업체 관리자가 실린더불록을 실은 지게차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전 11시부터 전주공장 노동자들은 24시간 라인가동을 중단했다. 긴급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열어 사망사고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안전교육 실시한 후에야 공장을 다시 가동했다.
현대기아차 자본, 야만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다
사망사고 발생 1주일 후인 6월 22일 현대기아차 자본은 야만적인 본색을 곧바로 드러냈다. 작업중지에 대한 책임을 물어 임기가 남아 있던 전주공장장을 전격 해임했다. 곧이어 ‘사고 당시 공장 가동을 멈춰 90억 원의 손실을 입혔다’며 현대차지부 전주위원회 의장과 부의장을 형사고발했다. 신임공장장은 6월 24일 담화문을 발표했다. ‘지난 사망사고의 처리는 잘못된 것으로, 바로 잡을 것’이라는 엄포를 놓았다. ‘작업중지는 노동자들의 억지논리로, 억지논리가 통하지 않게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신임공장장이 말하고 있는 진실은 무엇인가? 노동자가 죽어나가도 공장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위기 앞에서 노동자들은 그저 자본가들의 이윤보따리를 지켜내기 위한 희생양일 뿐이라는 것이다.
자본주의 위기 앞에 작업중지권마저 빼앗으려는 자본가들
최근 수원지방법원은 기아차 화성공장 노동자가 ‘기계이상을 해결하라’며 작업을 중지한 사건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가 없다’며 무죄판결을 내렸다. 자본가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법원조차도 재해위험에 대비한 작업중지권의 정당성을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 노동자가 공장에서 죽어나갔는데도 공장장을 해임하고 라인을 중지시킨 노동자들을 고소고발한 현대기아차 자본의 태도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자본의 이러한 야만성은 올해 초 현대차 울산공장 ‘작업재개표준서’ 개악으로도 확인된다. 작업재개표준서 개악 후 울산공장 곳곳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자본은 ‘우선 작업부터 재개한 후 대책을 협의하자’며 개악된 ‘작업재개표준서’를 내밀었다. 무조건 작업부터 재개하라는 것이 자본의 한결같은 태도다.
작업중지권 사수는 모든 노동자를 살리는 투쟁
자본주의 위기 앞에 자본가들의 유일한 탈출구는 노동자들을 희생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작업중지권을 둘러싼 대결을 피할 길이 없다. 자본가들은 작업중지권을 빼앗기 위해 더욱 광폭해질 것이다. 자본가를 살리기 위해 노동자가 죽어나갈 순 없진 않는가? 작업중지권을 사수하기 위한 투쟁조차 이제 ‘모든 노동자를 살리는 투쟁’이 됐다. 오직 노동자들 스스로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기 위해 단결하고 투쟁하는 길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 현대차 전주공장이든 울산공장이든 기아차 화성공장이든 그 어느 공장이든 모든 노동자가 공동의 힘을 모아내야 한다. 작업중지권을 빼앗으려는 자본가들에 맞서 노동자를 살리기 위한 투쟁을 단호하게 벌여내자.
[울산현대자동차 활동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