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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파견 판결이 현대차 노조운동에 던지고 있는 질문
 사노련  | 2010·07·30 14:12 | HIT : 2,808
[▲ 현대차 노동자운동이 이번 판결에 진정성을 갖고 임하고자 한다면 우선 비정규직(그리고 비조합원)을 고용방패로 삼는 것부터 포기해야 한다. (사진=울산노동뉴스)]

불법파견 판결이 현대차 노조운동에 던지고 있는 질문

현대차의 노동조합운동이 중대 전환점을 맞았다. 대법원의 7월 22일 불법파견 판결은, 조합주의의 수렁에 빠져 있는 노조운동을 시험대 위에 올려놓았다. 그 시험은 당장 2공장 비정규직 66명 정리해고와, 이미 공식화되고 있는 3공장과 1공장의 비정규직 수백 명의 정리해고 문제 앞에서 치러지고 있다.

비정규직 해고를 합의해주는 정규직 운동

현대차지부 2공장 대의원회는 며칠 전 투산(JM)차량 단종에 따른 맨아워(작업공수) 협상에서 비정규직 66명을 자르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이런 합의는 정규직 간부들이 소속 선거구 조합원들의 권리를 챙긴답시고 벌이는 다양한 현장활동의 종합판이다. 현장에서 비정규직은 이미 정규직이 소속 선거구 조합원들로부터 제기되는 노동강도 문제 등 다양한 애로사항들을 떠넘기는 발판이었다. 노동강도가 높은 공정이나 기피공정을 체계적으로 비정규직들에게 전가시켜온 과정, 그리고 정규직의 공정이 삭제되거나 할 경우 비정규직을 대신 자르는 과정의 연장선에 이번 합의가 놓여 있다.

자신의 위기를 다른 이에게 전가시키는 이런 행위는 정규직 운동이 자본의 모습을 그대로 본뜨고, 노동자 분열책에 제대로 맞서지 못한 것에서 비롯됐다.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도 산다’는 노사상생 논리, 그리고 나만, 우리만 살겠다는 조합주의 논리의 포로로 전락해온 과정이 이런 비극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정규직 운동을 닮아가는 비정규직 운동

그런데 정규직 운동의 이러한 조합주의적 행태들은 이미 비정규직 운동에도 깊이 침투해 있다. 정규직 운동이 비정규직을 자신의 고용방패로 쓰듯이, 비정규직 운동은 비조합원을 그렇게 대한다. 정규직은 비정규직한테 넘기고 비정규직 조합원은 그걸 다시 비정규직 비조합원한테 넘긴다.

‘어차피 누군가가 잘릴 거라면 우선 조합원부터 살려야하는 것 아니냐? 비조합원이 잘리게 하자!’ 이것은 1년 전에 2공장 현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작년 초 2공장 아반떼(HD) 맨아워 협상과정에서 지금처럼 비정규직 해고문제가 불거지자 비정규직 운동은 해고대상에서 조합원을 빼는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66명의 해고가 닥쳐있는 지금 상황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연대와 단결의 감정보다는 배신과 좌절의 감정이 앞서는 상황에서 비정규직 운동은 올바른 길을 찾지 못하고 심각하게 뒤틀리고 있다.

불법파견 판결, 모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나가자

자신에게 부여된 짐을 스스로 타개하려 하지 않고,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떠넘기는 위기전가 행위들은 이번 판결로 도전을 받고 있다.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두 운동에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제기된다.

“현대차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으로 규정됐다. 현대차 노동자운동이 이번 판결에 진정성을 갖고 임하고자 한다면 우선 비정규직(그리고 비조합원)을 고용방패로 삼는 것부터 포기해야 한다. 더불어 위기전가 놀음도 포기해야 한다. 자!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할 것인가? 조합주의를 품고 가면서 분열과 질곡의 수렁에서 계속 허우적댈 것인가, 아니면 계급적 운동으로 거듭나기 위해 다시 새롭게 출발할 것인가. [현대자동차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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