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적 주간연속 2교대 공동쟁취를 위하여
[2008년 4월 17일]
15일 문화회관에서 학수고대하던 주간연속 2교대 관련 토론회가 개최됐다. 사안의 중요성만큼 대의원, 금속노조, 활동가들, 정치조직, 노동단체 등 250명 정도의 많은 동지들이 참여해 자료가 모자라는 사태가 발생 했다.
금속노조 현자지부 김태곤 수석부지부장은 여는 글을 통해 “주간연속2교대 시행이 눈앞으로 다가와 있다”며, “2대 지부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노동조합이 추구하는 원칙과 방향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요구안의 완성부터 협상까지 현장과 철저한 공유와 그 결정의 과정까지 조합원들의 동의를 묻는 과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생색내기용 토론회
보조 발제자들은 발제에 앞서 수석부지부장의 말에 토를 달았다. 아니 토 달 수밖에 없었다. 보조 발제자들은 한결같이 “집행부나 노사전문위원회안도 사전에 공개되어 풍부하게 내용을 채우는 과정이 되지 못했다”거나 “노동조합에서 실시한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풍부하게 논의하는 것이 어렵다”, 혹은 “2009년 1월 실시를 위해선 집행부 안은 작년 하반기 정도에 했어야 했다”며 안타까움을 넘어, “요구안의 완성부터 협상까지 현장과 철저한 공유”를 하겠다는 수석부지부장의 발언이 생색내기용이었음을 은연중에 비판했다.
공장 신설의 원칙 훼손
더 심각한 문제는 집행부의 안들이 수석부지부장의 발언과 다르게 노동운동의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는 점이다. 윤해모 집행부는 선거 공약에서 얼마 전까지 공장 신설을 주장해 왔다. 이는 공장 신설이 주간연속2교대 쟁취투쟁에서 완전월급제와 함께 핵심을 이루기 때문이다. 30만대 신설 공장을 짓는다면 회사는 8+8 외에 다른 근무형태를 요구할 수도 없다.
특근 요구도 마찬가지다. 잔업, 특근 없이 8+8 갔을 때, 부족분 30만대 물량을 신설 공장을 통해 해결한다면 근무형태, UPH UP, 편성효율, 안전교육 작업시간 외 실시 등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노사전문위원회에서도 장점으로 “기존 공장의 운영체계에 큰 변화 없이 물량보전 가능”하다고 적시하고 있다.
게다가 신설 공장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으며 창출된 일자리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정규직, 비정규직의 공동투쟁을 조직할 수 있다. 이는 지금까지 현자지부가 보수언론으로부터 받았던 ‘대공장 이기주의’라는 여론 공세에 따른 사회적 고립과 노동운동 내부로 받았던 따가운 질책을 한 번에 해결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2대 현자지부의 정책기획실 안을 보면 신설 공장은 폐기했다. 신설 공장 안이 폐기되자 쟁점은 ‘임금보전’과 ‘물량보전’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다. 현자지부 스스로 ‘임금보전’과 ‘물량보전’이 최대 쟁점이라고 인정하고 있듯이 말이다.
만약 신설 공장 안이 폐기되지 않았다면 공장 신설에 따른 고용안정, 신규인원 정규직으로의 충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월급제, 부품사 물량 걱정 해소 등으로 쟁점이 확대되었을 것이다. 노사전문위원회조차 공장 신설 안 검토에서 장점으로 “▲ 일자리 창출 ▲ 기존공장의 운영체계에 큰 변화 없이 물량보전 가능 ▲ 최근 급속한 해외투자의 증가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국내물량과 고용문제에 대한 노사불신 해소 등”으로 제시 했다.
신설 공장 안 폐기 이유
그렇다면 왜 이 안을 폐기시켰을까? 우리가 판단하건대 현자지부가 폐기한 이유로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사측의 완강한 반대다. 회사는 “▲ 비용부담 ▲ 국내시장의 규모를 감안할 때 공급과잉 우려 ▲ 수출시 국내공장의 생산성이 낮아 국제경쟁력이 떨어짐”을 이유로 극렬 반대 했다. 둘째, 조합원의 고용불안 의식에 영합한 것이다. 조합원 스스로 신설 공장이 여러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불황이 왔을 때 신설공장으로 인해 고용불안이 가중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집행부는 이를 어떻게 극복할까보다 쉬운 길로 가기 위해 영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셋째, 현실적인 09년 1월 8+8 직도입의 어려움 때문이다. 10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리는 신설공장 설립 기간의 문제점이다.
정책기획실은 신설공장 안을 폐기하자 물량 보전을 위해 내올 수 있는 방안으로 생산성 향상, 특근, 5년에 걸친 단계적 노동시간 단축으로 제시할 수밖에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노동조합 생산량 보전 방법으로 주간특근, 주간연속2교대 연속 특근을 제시하고 있다.
▶ 의장라인 설비투자 +인원충원 UPH UP으로 생산부족분 103,370대 보존
▶ 주간특근으로 생산량 만회
▶ 의장 기준 물량은 전공장 물량 편차 조정을 전제함
▶ 현재의 생산설비를 기준으로 최대 가능한 UPH UP (회사 자료)
(가능한 UPH UP: 3공장 4UPH, 4공장 3UPH, 5공장 21UPH, 아산 3UPH)
▶ 우선적으로 현 공장의 설비투자 확대, 작업성이 완화되고 노동강도 강화 없는 방안 마련
▶ 특근 시 의장 변경 전 418.1UPH에서 의장 변경 후 449.1UPH로 상승
이는 노동조합이 지속적으로 제시한 신설 공장 방안에서의 완전한 후퇴이다. 노사전문위원회도 노조의 입장으로 공장 신설을 회사의 효율적 관리와 대비시켜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을 상기하면 노조는 조합원들과 함께 요구안을 만들고 투쟁으로 돌파하기보다 스스로 무너진 것이다.
대리전이 아니라 계급전쟁으로 - 투쟁본부 건설하자!
노동조합만이 아니라 제 현장조직도 정세의 엄중함을 제기하고 있다. 안으로는 주간연속2교대제가 ‘도요타식 효율적 관리의 확대’냐, ‘계급적 주간연속2교대제의 강화’ 냐의 기로에 서 있다. 밖으론 재벌에게 친기업 정부를 표명하며 재벌 모시기를 하면서 노동자에게 ‘법과 질서’ 준수로 무자비한 탄압을 하겠다는 이명박정부와의 한 판 투쟁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지부는 “대정부, 대자본과의 치열한 투쟁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산하 대기업노조인 현대차지부가 여기서 밀린다면 이명박정부 5년은 물론이고 이후 노동진영 전체에 대해서도 심각한 상황까지 예상할 수 있다”며, “현대차지부는 현 시점을 ‘흥망성쇠’의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더 나아가 현대차지부는 “대한민국 자본과 노동진영간의 대리전으로 대한민국 민중과 노동자 전체의 명운을 건 싸움”으로 규정하고 있다.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조직하는 자라면 투쟁의 승리를 위해 대리전을 계급전쟁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대리전을 하겠다는 각오는 중요하지만 승리를 위해선 계급전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현대차지부는 이미 98년 정리해고투쟁으로 대리전을 치룬 경험이 있다. 마지막 패배의 눈물을 흘린 후 조합원들은 임금의 노예가 되어 ‘물량’만 좇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번엔 되갚아야 한다. 그렇기 위해선 대리전이 아니라 계급전쟁을 벌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신설공장을 전면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신설공장에 따른 고용안정, 신설공장의 정규직으로의 신규채용, 신규채용을 위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실시, 부품사의 고용불안 해소를 요구함으로써 정규직, 비정규직, 부품사노동자들의 공동투쟁을 만들어야 한다.
다음으로 비정규직지회, 민주현장 등에서 제출하고 있는 현대차지부(완성차4사), 비정규직 지회(현자비지회, 기아비지회, 대우GM비지회 등), 부품사지회 및 지역지부가 함께 하는 “주간연속2교대제 쟁취 공동투쟁본부”를 건설해 투쟁주체를 강화해야 한다.
정원현
* 사노련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9-03-22 1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