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공장 영구폐쇄 결정을 듣고 격분해서 본사로 쳐들어가는 토탈노동자들
프랑스 정유파업: 관료들이 총파업을 중단시켰지만,
노동자들이 현장파업을 계속하다
2월 23일, 토탈 사의 됭케르크(프랑스 북부) 정유공장 폐쇄에 맞선 토탈 6개 정유공장, 7개 연료저장소 파업에 연대하기 위해 엑손모빌 정유노동자들도 파업에 들어갔다. 그날 프랑스 관제사 노조도 파업에 돌입했다. 그리스 노동자들은 24일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자본가들과 정부 도우려는 노총 관료들의 배신행위
이를 비롯해 유럽 곳곳에서 파업이 벌어지던 상황에서 명백한 배신행위가 발생했다. 프랑스 노동총동맹(CGT) 관료들이 전국 정유사 파업을 23일 전격 취소시켜버린 것이다. 이런 배신은 6일간의 파업으로 토탈 주유소의 10% 정도에서 석유가 동나고 있던 상황, 즉 토탈 자본이 실질적인 생산 타격을 입고 있던 상황에서 벌어졌다.
CGT 관료들은 사르코지 정부를 구원하고, 프랑스와 유럽 노동자계급의 광범위한 운동을 회피하기 위해 전국파업을 철회시켜버렸다. CGT 관료들은 이후 5년 동안 다른 정유공장을 폐쇄하거나 매각하거나 생산을 감축하지 않는다는 무의미한 약속을 사측한테 듣고, 됭케르크 노동자들을 희생시키는 노사정 합의를 해버렸다.
1월 12일부터 40일 넘게 파업해온 됭케르크 공장 노동자들은 비통했지만, 2월 25일 투표를 통해 노조 관료들의 배신에 굴하지 않고 파업과 점거를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일부 토탈 공장들에서도 노동자들은 CGT 관료들의 작업 복귀 명령에 저항했다. AP뉴스에 따르면 “구프레빌 공장에서도 노동자들은 오후 대중 집회를 통해 파업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해외공장 노동자가 아니라 사측한테 책임이 있다.”
31년 동안 됭케르크 공장에서 일해온 어느 CGT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파업을 지속했어야 한다. 사측의 약속은 가치가 없다. 노조가 뭘 얻었는가?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전할 공장들이 2개나 있다. 사르코지가 아르셀로 철강공장도 지키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우리는 지금 50년 뒤로 후퇴하고 있고, 모든 사회적 성과를 잃고 있다.” 그리고 그는 “유럽 전역에서 투쟁을 벌어야 한다. 그걸 조직할 수 있는 당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또 9년 동안 됭케르크 공장에서 일해온 어느 쉬드(SUD, 연대단결민주노조) 조합원은 이렇게 말했다. “만약 CGT가 총파업을 철회하지 않았다면, 많은 노동자들이 투쟁에 동참했을 것이다. 파업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을 것이다. 내 여자 친구가 간호사인데, 병원 노동자들도 불만이 많다. 우리는 새로운 1968 투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런 말도 덧붙였다. “나는 우리 공장이 사우디아라비아로 가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 사우디아라비아 노동자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 토탈 사측한테 책임이 있다.”
격분한 노동자들과 압박받는 관료들
3월 8일, 파리 본사에서 열린 토탈사의 중역회의는 됭케르크 공장을 영구적으로 폐쇄하고, 그 부지를 정유 지원센터 등 다른 용도로 변경하겠다고 선포했다. 토탈 사측은 됭케르크 공장 노동자의 2/3만 그곳에서 고용을 유지하고, 나이든 노동자들은 조기 퇴직을 유도하고, 나머지 노동자들은 프랑스의 다른 지역에 있는 정유 공장으로 가게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450명의 고용 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회의 결과를 듣고 노동자들은 격분했다. 3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유리문을 부수고 본사 건물 안으로 쳐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최루 가스를 쏘며 제지하는 폭력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CGT 관료들은 총파업은 ‘중단’된 게 아니라 ‘연기’됐을 뿐이라며, 총파업을 다시 벌이는 것을 곧 논의하겠다고 했다.
김형선
터키: 테켈 노동자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터키 담배공사(테켈) 노동자 12,000여 명은 민영화에 따라 공장이 폐쇄되고, 저임금, 무권리의 비정규직으로 전락하는 것에 맞서 12월 15일부터 두 달 반 넘게 수도 앙카라에 모여 계속 싸워왔다. 테켈 노동자들은 “죽을 순 있어도 굴복할 순 없다”고 외치며 강추위와 폭력경찰의 탄압, 정부 관료들의 비굴한 중상모략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투쟁했다. 그 결과 수도권에서 연대투쟁이 활성화됐으며, 2월 말에는 하루 총파업까지 벌어졌다.
터키에서 최근 30년 가운데 최대투쟁으로 불리는 테켈 노동자투쟁은 터키 노동자들은 물론이고 유럽 노동자들에게도 많은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었다. 테켈 노동자들은 지금 가족들과 만나 재충전하기 위해 4월 1일까지 15~20일간 휴식을 취하고 있다. 테켈 노동자투쟁이 반드시 승리하기를 기원한다.
김형선
